“세상에 마음대로 되는 일은 ‘마음’밖에 없다.”
경제 갈등, 세대 갈등이 본격화한 요즘 세상에 꼭 필요한 하나의 질문
이 시대의 어른이란 무엇인가?
젊었을 땐 몰랐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세상일이 마음 같지 않다는 선배들의 말은 제대로 ’노오력‘ 해보지 않은 꼰대들의 변명처럼 들렸다. 하지만 내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들이는 노력에 비해 결과는 언제나 부족했고, 한숨과 푸념은 늘었으며, 결국 부정적 감정에 휩싸여 남 탓을 하는 데 익숙해졌다.
그러다 어느 순간 발견했다. 젊은 후배들을 붙잡고 세상일이 마음 같지 않다며 푸념하고 있는 내 모습을. 나는 열심히 하는데 세상이 그걸 몰라준다며 한탄하는 내 모습을. 나는 겉으로만 나이를 ’가짜 어른‘이었던 것이다.
궁금했다. ’진짜 어른‘이란 어떤 존재일까? 이 시대에 존경받는 어른들은 도대체 어떤 인생을 살아온 걸까? 나도 진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세상에 완벽한 어른은 없다!
조금 더 나아지려는 사람만 있을 뿐.”
30년 경력 갈등 전문 상담가 이서원 교수가 알려주는
진짜 어른으로 성장하는 42가지 지혜
이서원 교수는 ’진짜 어른이란 어떤 사람인가‘에 답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는 학생을 가르치는 대학교수였고, 수많은 가족의 갈등을 해결해준 상담 전문가였고, 책과 방송을 통해 삶의 지혜를 전하는 존경받는 어른이었다. 그런데 의외의 대답이 튀어나왔다.
“완벽한 어른은 없습니다.”
작가 역시 젊은 시절 긴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산사에 들어가 생활하는 등 어른들을 찾아다니며 말씀을 구했다. 하지만 답은 없었다. 그가 찾는 완벽한 어른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모든 사람 안에는 아이와 어른이 동시에 존재했다. 사람들은 모두 어떤 면에서는 성숙한 어른이었지만, 어떤 면에서는 철없는 아이였다. 또 어떤 면에서는 잘 들어주는 사람이었지만, 또 어떤 면에서는 절대 자기 의견을 굽히지 않는 고집불통이었다. 완벽한 어른도 아이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자 오히려 희망이 보였다. 사람들의 장점을 발견하고 그 모습을 닮으려 노력하면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 마음으로 30년 동안 3만 명의 내담자를 만났다. 어떤 사람이든 배울 점은 있었다. 칠십 평생 노력했으나 결국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다는 걸 깨달은 노인을 보며 ’순응의 지혜‘를 깨달았고, 결핍으로 인해 고통받는 부부들을 보며 ’사랑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
지혜는 길과 책 위에도 있었다. 고된 운전 일을 놀이처럼 여기며 기뻐하는 택시기사님의 모습에서는 ’긍정적 사고‘의 중요성을, 박완서 작가와 박경리 작가의 일화에서는 ’자연스레 늙어가는 일의 즐거움‘을 엿보았다. 이 책을 강력 추천한 이근후 정신분석 전문의이자 이화여대 명예교수 역시 그에게는 배울 점이 많은 어른이었다. ’끊이지 않는 호기심‘과 ’참견하지 않는 삶의 자세‘는 그가 지금껏 꾸려온 자유로운 삶의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재미있을 때 의미가 생기는 게 아니라,
의미가 있을 때 재미가 생기는 거다.”
인생이라는 정답 없는 바다를 항해하는 후배들에게 털어놓는 진솔한 고백
“둘리보다 고길동이 불쌍해지면, 너도 어른이 되는 거란다.”
〈아기 공룡 둘리〉에 등장하는 고길동 아저씨는 무단침입한 둘리를 먹여주고 재워주고, 값비싼 가전제품을 부수고 여가를 방해해도 넘어가 준다. 음악과 바둑, 낚시로 화를 달래는 그의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렇게 그는 끝내 둘리를 내쫓지 않는다. 어른이니까. 미워도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하니까. 아이들이 자유를 누리고 꿈을 꿀 수 있도록 보살피는 게 어른이 할 일이니까.
성인이 되고 만난 현실은 생각보다 차가웠다. 그런 현실 앞에서 호의보다는 적의가, 배려보다는 생색이 더 살기에 유리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그러지 못한 건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어른이 된다는 건 그런 거였다. 기분 나빠도 ’가만있어 보자.‘ 하며 감정을 달래고,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끝장을 보려 하지 않고, 남을 탓하기보다는 스스로를 낮추는 사람. 말하기보다는 들으려 노력하고, 열심히 일한 만큼 제대로 쉴 줄 알며, 나쁜 의도가 아니라면 슬쩍 한번 눈감아 주는 사람이 그런 어른.
작가의 말처럼 세상에 완벽한 어른은 없다. 그러나 ’완벽하지 않아도 참 괜찮은 어른‘이 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괜찮은 인생을 살았다 자부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이 괜찮은 어른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나무 그루터기이자 지팡이가 되길 바라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