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이 책의 스물아홉 가지 이야기는 초등학교 저학년의 도덕·인성 교육 핵심 가치인 생명존중, 책임, 배려, 정직, 사랑, 협동, 존중을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는 일상 속에 담았습니다. 이 책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부모님과 선생님이 어린이들과 함께 소리 내어 읽으며 대화하는 것입니다.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잠시 멈춰 이렇게 물어보세요.
“왜 그랬을까?”
“너라면 어떻게 했을까?”
“주인공의 마음은 어땠을까?”
이런 짧은 질문과 대화가 어린이의 마음속에 사랑과 지혜의 씨앗이 됩니다. 정답을 찾기보다 어린이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p.6)
잠시 후, 반짝! 반짝! 컴퓨터 화면에 파란 빛이 번쩍이며 글자가 나타났어요.
“시스템 재시작. 환경을 확인 중입니다. 여기는 어디입니까?”
수호는 깜짝 놀라면서도 웃음을 지었어요.
“와! 말을 해요!”
아빠가 설명했어요.
“수호야, 이건 프로그램이 작동하는 거란다. 사람처럼 말을 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컴퓨터가 미리 정해진 규칙대로 이야기하는 거지.”
“그럼…. 이 프로그램은 감정을 느낄 수 없어요?”
“그래. 이 프로그램은 기쁘다거나 슬프다고 느끼지 못해. 우리가 시키는 일을 하도록 만들어진 똑똑한 도구일 뿐이란다.”
(p.21)
저녁을 먹으면서 수호는 아빠에게 물었어요.
“아빠, 로로도 좋은 말을 해줬는데…, 왜 엄마가 안아주실 때 마음이 더 편해진 걸까요?”
아빠가 대답했어요.
“그건 엄마가 진짜로 너를 사랑하고, 네 기분을 이해하기 때문이란다. 로로는 올바른 답을 알려줄 수는 있지만, 진짜 마음으로 공감하거나 사랑할 수는 없어.”
수호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알겠어요. 로로는 나를 도와주는 똑똑한 도구고, 진짜 친구가 될 수 있는 건 사람뿐이겠죠?”
(p.27)
“라온아! 아직 빨간불이야!”
라온이는 멈춰섰고, 파란불로 바뀐 후에 무사히 건널목을 건널 수 있었어요. 집에 돌아온 수호가 할머니에게 자랑했어요.
“할머니, 제가 라온이를 지켰어요!”
할머니가 칭찬했어요.
“정말 잘했다, 수호야. 친구를 걱정하는 마음이 훌륭하구나.”
할머니는 덧붙이셨어요.
“로로와 같은 인공지능이 위험을 알려줄 수 있어도, 친구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행동하는 건 너희 몫이란다.”
(p.63)
수호가 약을 먹고 쉬는 동안, 로로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곁을 지켰어요. 수호는 로로가 너무 고마웠어요.
“로로야, 네가 곁에 있어 줘서 덜 외로운 것 같아.”
수호가 기운을 되찾자 할머니가 환하게 웃으며 말씀하셨어요.
“아플 땐 온 가족이 함께 챙겨줘야 한단다. 로로도 정보를 알려주고 곁을 지켜줄 수는 있지만, 진짜 위로와 사랑은 사람의 손길과 마음에서 오는 거란다.”
그날 밤, 수호는 가족의 따뜻한 사랑 덕분에 더 깊고 편안한 잠에 빠져들었답니다.
(p.83)
수호는 대한제국 시절의 태극기를 가만히 바라보며 속삭였지요.
“이 깃발에는 나라를 지키려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아.”
그때 로로가 조용히 설명해 주었어요.
“맞아요. 이 유물들은 옛사람들의 삶과 마음을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이에요.”
수호와 미호는 신기한 눈빛으로 유물을 바라보며, 전통 속에 담긴 이야기를 마음 깊이 새겼답니다.
(p.106)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호와 미호에게 말씀하셨어요.
“그래, 그래서 너희가 해야 할 일이 있단다. 로로에게만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을 키워라. 친구들과 함께 놀고 서로 도우며, 가족과 이야기하면서 사랑을 나누는 경험이 너희를 더 멋진 사람으로 만들어 준단다. ”
수호와 미호는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어요.
“네, 할머니! 스스로 생각하고, 마음을 나누는 사람이 될게요.”
할머니는 흐뭇하게 웃으며 수호와 미호를 꼭 안아 주셨어요.
“그럼 나는 안심하고 진주 집으로 돌아가겠다. 멀리 있어도 언제든 영상으로 만나자꾸나. 마음은 언제나 곁에 있단다.”
(p.109)
저녁 식사 시간, 엄마가 물었어요.
“오늘 숙제 다 했어?”
“네! 오빠와 둘이서 다 했어요!”
미호가 자랑스럽게 대답했어요.
“로로한테 안 물어봤어?”
“물어보려다가 우리끼리 해봤어요. 할머니가 그러셨잖아요. 스스로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요.”
엄마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어요.
“그래, 수호와 미호가 정말 많이 컸구나.”
(p.114)
할머니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AI 시대를 살아가더라도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고, 지혜롭게 자라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언젠가 여러분이 어른이 되어 또 다른 어린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때 여러분은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거예요.
“옛날에 할머니가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되, 인간의 마음을 잃지 말라고요.”
(p.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