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에 대한 도전은 계속 진행 중이다. 그만큼 어렵고 이루려는 목표가 많기 때문이다. 먼저 나는 전북특별자치도를 중심으로 다른 지역들과 함께 세계 최초의 ‘도시연대 올림픽’을 유치할 것이다. 2025년 2월 28일, 전북특별자치도가 2036년 올림픽 국내 후보도시로 선정되었을 때, 축하하고 찬사를 보낸 사람도 많았지만, 한편에서는 ‘촌에서 무슨 국제행사냐’는 식의 비아냥도 많았다. 면전에서는 아니었지만 알 법한 사람들도 그렇게 말했고, 익명의 게시판은 지역 차별적인 언사까지 얹혀져 시끄러웠다. 나는 이런 말에는 개의치 않는다. 만약 ‘촌에서 어떻게 국제행사가 가능하냐’라고 묻는 거라면 조목조목 대답하고 설득할 것이다. 대답할 수많은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촌 주제에 무슨 국제행사냐’는 식으로 자격을 묻는 거라면 그건 답할 필요가 없다. 가능한지 어떤지 여부를 묻지 않고, 가능하지 않다고 먼저 선을 긋는, 도전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_11~12쪽, 프롤로그 도전은 나의 다른 이름이다 중에서
나는 어머니 옆에 가만히 서서 차창 밖을 바라보았다. 솔직히 창피스러웠다. 버스 안에는 사촌도 있고 친구들도 있는데, 운전사와 말싸움을 하는 어머니의 억척스러운 모습이 부끄러웠다. 사춘기 때라 흘깃흘깃 쳐다보는 여학생들 눈치도 보였다. 나는 슬금슬금 뒷자리로 가서 조용히 있다가 버스에서 내리고 말았다. 어머니는 그 일에 대해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지만, 나는 어머니 역성을 들어주지 않고 모르는 사람처럼 외면했던 그날 일을 두고두고 떠올렸다. 만일 내가 비슷한 일로 운전사와 싸우고 있었다면 어머니는 어떻게 했을까. 나보다 더 화를 내며 내 편을 들었을 것이다. 자식을 위해 그렇게 고생하는 어머니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외면했던 장면은 이후 시도 때도 없이 내 머릿속에 재생되어 나를 부끄럽게 했다.
_41~42쪽, 2장 부끄러움을 기억하는 도전: 어머님 전상서 중에서
정치를 하다 보면 진영의 승리를 위해 타협이나 후퇴 없이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식으로 과잉 언행이나 심한 공격을 하기쉽다. 나는 때로 송곳 같은 질의로 그를 난처하게 한 적은 있어도 사람 자체를 모욕한 적은 없다. 최경환 의원이나 다른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게 정치인으로서, 아니 성숙한 한 시민으로서 당연히 갖춰야 할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비판과 무례함은 같지 않다는 것, 그걸 분별할 줄 아는 힘이 사람들과 오래도록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결국 ‘남는 건 사람’이 아니겠는가.
_96~97쪽, 5장 처음으로 국가를 생각하다: 재경부 공무원의 경험 중에서
당시 김앤장 파트너 변호사들은 일하는 시간에 따라 돈을 받았다. 그들에게 있어 클라이언트와 밥 먹고 맥주 마시는 시간은 ‘손실’이므로 밖에서는 거의 클라이언트를 만나지 않는다. 자기 수입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 김앤장은 가만히 있어도 늘 일이 넘치니 굳이 고객들에게 호의를 베풀고 친분을 다져놓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생각이 달랐다. 로펌들 사이에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고객 관리가 필요한 시대가 올 거라고 보았다. 평소 고객들과 인간적인 관계를 만들어놓으면 그들이 계속 나를 찾을 거라고 생각했다. 언젠가부터 고객들은 나를 ‘가장 김앤장답지 않은 변호사’라고 불렀다. 사무적이고 개인주의적인 김앤장 변호사의 이미지에서 탈피한 유일한 변호사라는 것이다.
_126쪽, 6장 최고 로펌에서 배운 실무감각: 김앤장 10년의 경험 중에서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뤄낸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은 결국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로 이어졌다.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 곳곳에서 분출하는 사회적 요구와 갈등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로 수렴되지 못하고 여전히 광장에 머물러 있었다.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성숙하기 위해서는 국회와 정당이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해결하기 위해 대화와 타협의 정치 문화를 만들어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 그것이 새로운 시대의 정치여야 한다. 이런 결론에 이르자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내가 정치를 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_144쪽, 7장 괜찮은 국회의원이 되자: 정치를 시작하다 중에서
정치는 시민들의 일상에 작용하는 작은 요소들까지 놓치지 않아야 한다. 미세먼지, 자살, 저출산 등 대한민국의 존속을 뒤흔들 수 있는 위기가 현재진행형인데 정치는 한가로웠다. 20대 국회의 임기가 1년 남은 시점에서 나는 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자고 호소했다. ‘국민을 섬기는 정치’를 강조한 내용은 이후 내가 전라북도 도지사에 도전하고, 도지사에 당선돼 정책을 실행하는 데 있어 큰 바탕이 되었다.
_186쪽, 8장 김관영식 정치의 윤곽: 실용과 원칙, 국익과 국민 중에서
나는 2022년 6월 1일에 실시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중 최고 득표율인 82.11%로 전북 도지사에 당선되었다. 전북 도지사 선거에서 득표율 80%를 넘긴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역대 최고 득표율이기도 했다. 82.11이라는 숫자를 확인하는 순간 기쁨보다 두려움을 느꼈다. 전북도민들이 나에게 이처럼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준 것은 ‘무너진 전북 경제를 살려내라’, ‘기득권과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전북 정치를 개혁하라’, ‘깨끗하고 유능한 도정으로 전북의 자존심을 회복하라’는 준엄한 명령이었다.
_204쪽, 10장 미래는 경제에 있다: 투자 유치 비즈니스맨 도지사 중에서
전북은 최근 들어 국가적 사업에 있어서 큰 성공의 경험이 많지 않다. 전국적인 경쟁을 통해서 1등을 거머쥔 경험도 별로 없다. 나는 우리 도민들에게 성공의 스토리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전북의 새로운 도약과 성공이 불가능한 꿈이 아니라, 끊임없는 도전 속에서 이룰 수 있는 현실이라는 것을 꼭 보여주어 자신감을 갖도록 해주고 싶었다. 대기업 유치는 전북이 당면한 경제 침체와 양질의 일자리 부족, 인구 소멸 위기와 교육 문제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다. 지역이 직면한 많은 문제가 경제적 어려움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전북 경제가 어려워진 것은 산업화 시대에 들어선 이후 마땅한 성장엔진을 갖추지 못한 탓이 크다. (…) 젊은이들을 지역에 머물게 하기 위해서는 좋은 일자리가 있어야 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려면 전도유망한 좋은 기업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대기업과 스타트업 등 기업 유치는 전북의 선택사항이 아니라 생존전략이었다.
_210~211쪽, 10장 미래는 경제에 있다: 투자 유치 비즈니스맨 도지사 중에서
도청 대회의실에서는 한 달에 세 번, 매주 화요일에 ‘백년포럼’이 열린다. 국가적 이슈로만 여겨졌던 외교·안보 분야부터 상생·민생의 이슈를 심층적으로 다루고, 동시에 우리 도의 주도적 역할 수행을 위한 정책적 해법을 모색해보는 자리다.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를 모시고 공부해보자’는 나의 모토에서 기획된 포럼이었다. 공부하지 않고서는 도민의 삶을 책임지고 경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가장 위험한 리더는 공부하지 않고 감으로 일하는 리더’라고 생각한다.
_259쪽, 11장 함께 만드는 전북특별자치도: 원팀 전북을 꿈꾸며 중에서
“전북의 청년들이 전북에서 태어나 전북에서 공부하고 전북에서 취업하고 전북에서 결혼하고 전북에서 아이를 키우게끔 하는 일, 저는 이것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결혼도 포기하고 미래를 유예하는 일이 없도록 우리가 응원해줘야 합니다. 청년은 희망을 키우고, 아이는 행복을 키우는 정책이 바로 ‘청년 희망 하이, 아이 하이’ 프로젝트입니다.”
청년과 아이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도청부터 솔선수범해야 했다. 도청을 가족친화적인 직장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먼저 출생 장려를 위해 다자녀 공무원 보육 휴가를 확대했다.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둔 공무원은 대상 자녀 수에 관계 없이 연간 5일만 부여하던 보육휴가를 2자녀인 경우는 7일, 3자녀 이상인 경우는 10일까지 확대했다.
_287~288쪽, 12장 청년이 버텨야 지역도 버팁니다: 인구와 인재를 살리는 법 중에서
나는 전북특별자치도의 대표 일꾼이다. 전북도민이 필요한 곳에 가장 먼저 가 있는 사람, 그들의 평안을 위해 가장 늦게 잠드는 사람이다. 때로는 자부심이 되고 때로는 상처로 남기도 하지만 언제나 도정은 나를 가슴 뛰게 한다. 실패와 좌절의 순간에도 무릎이 꺾이지 않는 이유는 누구보다 전북과 전북도민의 마음을 뼛속까지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 2021년에 만들어진 스포츠기본법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스포츠 향유의 권리를 차별받지 않는다’라고 나와 있다. 국가는 지역 간 스포츠 격차를 해소하고 균형발전을 꾀할 의무가 있고, 국민은 평등하게 스포츠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인프라만 따진다면 천년만년 모든 국제행사는 서울에서 치러야 한다. 이제는 지방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대한민국에 서울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
_336~337, 13장 전북에서 올림픽 좀 해보겠습니다: 우리가 세계를 품는다 중에서
나는 ‘도전하면 성공한다’라는 뜻의 ‘도전경성(挑戰竟成)’을 도정 목표로 삼고 쉼 없이 도전해왔다. 그리고 전북도민의 대표 일꾼으로서 끊임없이 씨앗을 뿌리는 역할을 자처했다. 뿌린 씨앗의 결실을 내 임기 내에 보려고 욕심을 내어서는 안 된다. 씨앗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생생한 잎을 틔우는 것을 확인하는 데까지가 나의 역할이다. 기초공사를 튼튼히 해놓으면 그 누가 와도 전북도의 잠재력을 풍성하게 발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굳건한 시스템 속에서 전북도가 끊임없이 부흥하는 것이 내가 바라는 미래의 전북도다. 내가 전북도에 필요한 기초 작업에 매진하는 것도 이러한 까닭이다.
-341~342쪽, 에필로그 도지사 사업 전적 5승 1무 1패, 계속 도전하겠습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