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평면표지(2D 앞표지)
입체표지(3D 표지)
2D 뒤표지

한비자 위기경영


  • ISBN-13
    979-11-7168-122-8 (0332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대경북스 / 도서출판대경북스
  • 정가
    22,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11-2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최병철
  • 번역
    -
  • 메인주제어
    비즈니스, 경영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비즈니스, 경영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50 * 215 mm, 400 Page

책소개

한비자의 지혜를 빌어 안전경영을 새롭게 바라본다

 

바야흐로 AI혁명시대다. 그간의 모든 가치체계와 시스템이 붕괴되고 있다. 지금까지 안전했던 것들이 절벽으로 내몰리고, 천대받아 왔던 것들이 오히려 대우받는다. 내몰리는 자들의 발악이 곳곳에서 목격된다. 그야말로 혁명이다.

역사에서 불확실성과 혼잡성이 가장 극심했던 시대는 춘추전국시대. 그 혼란을 종식시킨 법가사상을 통해 안전경영과 위기경영의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한다.

목차

차/례 

 

Prologue 3

 

제1부 AI혁명과 철기혁명의 공통점, ‘새로운 위험’의 출현

 

01. 한비자에게 위기관리를 배우는 이유 19

02. AI혁명시대와 철기혁명 시대의 공통점 24

03. 한비자의 죽음에서 배우는 ‘리체크 시스템’ 28

04. Responsibility vs Accountability 31

05. 위기 극복을 위한 세 가지, 법, 술, 세 34

06. 악의 순기능과 안전문화 38

07. 맹상군에게 배우는 진심을 알아내는 방법 43

08. 긴장감과 두려움 그리고 안전불감증의 삼각관계  46

09. 위험에 둔감해지는 이유 3가지 49

10. 둔감증과 안전불감증의 차이 52

11. 어떻게 참여하게 할 것인가? 55

12. 권한을 위임하는가? 책임을 떠넘기는가? 59

13. 거짓 보고를 구별할 수 있는가? 61

14. 죽기 직전의 재상이 말하는 책임자의 자격은? 64

15. 중처법 처벌이 문제인가? 처벌권 행사자가 문제인가? 70

16. 규제와 처벌 그리고 자율과 참여에 대한 영국에서의 논쟁 ‘로벤스 보고서’ 73

17. 욕망을 억제하는가? 활용하는가?  77

18. 처벌에 상응하는 상도 주는가? 80

19. 농사꾼을 용감한 병사로 만드는 비밀은? 83

20. 거울 속 얼굴 상처가 거울의 죄는 아니다 86

21. 귤이 탱자가 되는 이유? 88

22. 임원이나 실무자는 무엇에 어떻게 움직이는가? 91

23. 순수함은 마음이 빈약하다는 평을 받는다 94

24. 위험의 제거와 위험의 적절함 97

 

제2부 인간의 합리성은 항상 옳은가?

 

25. 욕망이 이성을 가린다 104

26.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요인 107

27. 욕망을 압도하는 또 다른 어떤 것은 무엇인가? 110

28. 사랑은 가장 사랑스럽지 못한 것에 의해 지켜진다 113

29. 가치와 가치의 충돌 그리고 공동의 가치 115

30. 어떤 새도 다 맞춘다고 하면 거짓이다 117

31. 권한과 역할 그리고 임파워먼트와 델리게이션 120

32. 법은 변화의 속도를 느리게 하는가? 125

33. 사기 순임금 설화에서 배우는 〈중대재해처벌법〉의 한계 129

34. 유방과 한신에게 배우는 공격적 안전경영 134

35. 우리는 왜 상과 벌 이야기를 싫어하는가? 138

36. 욕망이 없는 자는 통제할 수 없다 141

37. 욕망 너머 욕망은 무엇인가? 146

38. 위험에 대한 맹자, 장자, 한비자의 차이점 149

39. 무엇이 통찰을 가능케 하는가? 153

40. 《한비자》에서 말하는 재해의 종류 156

41. 한비자와 다른 사상가들의 자연재해에 대한 입장 159

42. 안전경영과 안전문화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있는가? 163

43. 생과 사의 긴장감이 있는 소통을 하는가? 167

44. 안전을 설득할 수 있는가? 아니면 그저 강요하는가? 171

45. 장의에게 배우는 안전설득 협상 스킬 1  174

46. 장의에게서 배우는 안전협상 스킬 2  178

47. 장의의 심리전과 협상 스킬 3  182

48. 장의에게 배우는 협상스킬 4  192

49. 장의의 연횡론에서 배우는 협상스킬 5 198

50. 소진에게 배우는 설득스킬 1  203

51. 소진에게 배우는 설득스킬 2  206

52. 소진에게 배우는 설득스킬 3 210

53. 소진에게 배우는 설득스킬 4 217

54. 소진에게 배우는 설득스킬 5 223

 

제3부 한비자에게 배우는 위기상황 판단

 

55. 잔소리만으로도 안전이 가능한 시대가 있었다 231

56. 상황이 변하면 위험도 변하는데 대응이 그대로라면? 234

57. 위험의 경중을 판단하는 기준이 있는가? 238

58. 포숙아의 행위는 안전경영에 부합하는가? 243

59. 안전경영, 상황이 우선인가? 실력이 우선인가? 246

60. 세 사람이 주장하면 군주도 속는다 250

61. 안전분야 기능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254

62. 적절한 조치란 무엇을 말하는가? 257

63. 목적은 그 수단을 정당화하는가? 261

64. 안전관계자는 최고의사 결정권의 설득을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는가? 264

65. 안전관리자는 왜 설득술을 배우지 않는가? 267

 

제4부 선택과 결단

 

66. 선택과 결단의 조건 275

67. 안전경영의 골든타임과 타이밍 280

68. 위험요인에 대한 온정과 잔혹 그리고 적당 284

69. 원칙주의적 잔혹함을 사람이 지게 해야 하는가? 287

70. 결단의 종류와 즉시 결단이 가능한 여건 290

71. 이래도 후회, 저래도 후회라면 어떤 후회를 선택할 것인가? 294

 

제5부 안전경영의 성과 관리

 

72. 안타까움과 슬픔이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300

73. 아끼는 제자에게 천리마를 알아보는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 305

74. 3년 걸려 젓가락에 그림을 그려서 뭣하려 하는가? 308

75. ‘무재해’는 도깨비인가, 아니면 개나 말같은 것인가? 311

76. 힘을 가진 이론가와 답을 알고 있는 현장 전문가의 의견 대립 314

77. 어떤 성과도 책상에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318

78. 쓸모 없음을 아는 것이 지혜다 320

79. 기계에 의존하면 본질적 가치를 잃는다 322

80. 돌멩이만 깔린 땅이천리라도 부자가 아니다 326

81. 핵심성공요인와 핵심성과지표가 무엇인가? 330

82. 옳은 것을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 할 수 있는가? 333

83. 조직을 좀먹는 다섯 종류의 벌레 337

84. 성과 측정의 중요성 “즐겁다고 잘하는 것인가?” 340

 

제6부 순우곤과 인상여에게 배우는 안전경영의 지혜

 

85. 안전혁신을 위한 핵심요소 346

86. 술 한 병, 돼지 발 하나로 세상 복을 다 받으려 하는가? 352

87. 안전소통과 역할의 협업 355

88. 의도적인 것은 나쁜 것인가? 358

89. 두 다리가 잘린 사람과 전문가의 의견 363

90. 인상여에게 배우는 문제해결의 기본  367

91. 인상여에게 배우는 완벽(完璧)과 플랜 B 371

92. 문경지교 375

93. 시기, 질투를 받지 않는 사람은 일하지 않는 사람이다 380

94. 안전문화 형성이 안되는 이유 383

95. 조직 망징 체크리스트 388

96. 《한비자》에 나오는 간신을 구별하는 10가지 체크리스트 390

97. 《한비자》에 나오는 ‘술(術)’의 사례 10가지 392

 

Epilogue 395

본문인용

안전이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는 한, 안전은 성장의 중심이 아니라 논란의 영역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논란은 늘 혼란을 키울 뿐이다. 따라서 안전은 법률 전문가가 아닌, 현장에서 땀 흘려 고민한 실무자에게 물어야 한다. 그들은 화려한 언어 대신 거친 말투로 진실을 전한다. 그러나 목소리가 세련되지 못해 종종 외면받는다. 이는 곧 한비가 처했던 상황과 닮아 있다. 한비는 말이 어눌했다.

한비의 법가사상이 스승 순자와 다른 점은 바로 현장성이다. 사상은 언제나 변화가 일어나는 시대와 공간 속에서 빛을 발한다. 안전경영 역시 현장성과 사실성을 토대로 해야 한다. 화려한 현수막과 구호가 아니라, 현장에서 체득한 목소리에서 출발해야 한다.

(p.23)

 

 

아울러 안전불감증은 중대재해가 발생하고 나면 늘 사고 원인 분석의 ‘감초’ 같은 것이다. 안전불감증이 누군가의 의지의 문제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불감증은 심리적 현상이다. 심리적 현상을 이성적 관점으로만 들여다보는 고질적 문제는 아직도 여전하다. 무지한 것과 불감 혹은 둔감한 것은 매우 다른 문제다. 위험성 평가·분석을 해보면 위험은 충분히 예측 가능할 만큼 반복적·규칙적이다. 다만 그 위험이 언제 현실이 될지에 대한 부분이 불명확한 것이다. 결국 긴장감이 지속되지 못하거나, 우리 몸의 알고리즘은 그 긴장감을 어느 시점에서는 몸의 부담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인식하고 반응하기 시작한다. 이 지점이 안전이 명쾌한 과학의 영역에서 다뤄지지 못하는 이유다.

(p.48)

 

 

안전경영에서 거짓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원인에 대한 것이고 또 하나는 결과에 관한 것이다. 원인에 대한 것은 사고 원인을 숨기는 것이다. 책임이 수반되는 구체적인 원인이 아닌 포괄적인 원인이거나, 주체가 불분명한 원인으로 둔갑시킨다. 예를 들면 불안전한 행동에 의한 사고 원인을 불안전 상태나 사회 환경이나 재해자의 개인적 결함으로 거짓 보고하는 것이다. 결과는 사고 건수나 재해율 등과 관계된 것이다. 공식적으로 산재 처리되지 않은 사고 건수는 누락시키는 것이다.

(p.63)

 

 

그렇다면 안전에 대한 욕망을 인정, 이익, 혹은 존경의 욕구만큼 끌어올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매슬로의 욕구이론에 따르면 안전 욕망은 가장 기본적인 낮은 단계의 욕망이다. 성과나 존경의 욕망에 비해 안전 욕구는 늘 강도에서 밀린다. 한비자의 논리로 보면 욕망을 추구하는 일에 포지티브 전략을 써야 한다. 성취 동기를 억누르려 하지 말고, 안전이 곧 성취가 되도록 안전 동기와 성취 동기를 일체화해야 한다. 한마디로 “안전이 곧 돈이 된다.” 혹은 “안전을 잘하면 승진한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다.

(p.81)

 

 

이런 점에서 보면 안전 선진국이나 선진 안전기업이란 위험이 제거된 곳이라기보다는 위험이 적절한 수준에서 통제되고 있는 곳이다. 결국 ‘적절함’이라는 단어에 도달한다. 문제는 그 적절함을 누가, 어떻게 정할 것인가이다. 이 애매한 부분에 대해 한비자는 꽤 선명한 기준을 제시한다. 털을 입으로 불어 허물을 찾는 행위는 과하다는 기준이다. 

한동안 우리나라에서 “정치 보복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표적을 정해 놓고 하는 수사’라고 했는데, 한비자가 말하는 취모구흠과 같다. 안전경영의 강조는 ‘기업활동 위축’이라는 명분에 한 번도 이겨 본 적이 없다. 새로운 경영진이 부임하면 처음에는 명분론이 우세한 듯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금세 그 추진력을 잃어버린다. 이 문제는 결국 구성원 전체의 사회적 합의를 통해 극복할 수밖에 없다.

(p.99)

 

 

안전경영 역시 본질적으로 가치 충돌의 문제다. 이익 증대와 편의 추구라는 가치, 생명 존중이라는 가치는 늘 부딪친다. 진정한 안전경영이란, 다양한 가치가 충돌할 때 언제나 ‘생명’이라는 공동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는 선택에서 출발한다. 조직이 흔들리지 않고 ‘생명은 타협 불가한 가치’라는 철학적 결단을 유지할 때 비로소 안전은 제도와 문화로 정착된다.

(p.116)

 

 

한비자는 외부의 시스템으로 ‘통제(統制)하라’고 한다. 한비자는 인간이 이익을 좇고 해로움을 피하려는 존재라는 것을 바꿀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인다. 그는 개인의 도덕성(맹자)이나 깨달음(장자)에 전혀 기대를 걸지 않았다. 그에게 해결 주체는 오직 국가와 군주이다. 한비자의 해법은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을 인정하되, 상(賞)과 벌(罰)이라는 명확한 법률 시스템을 통해 그 욕망의 방향을 국가에 이익이 되는 쪽으로 돌리는 것이다. 

(p.152)

 

 

스마트폰이나 SNS 같은 소통 수단이 발달했지만, 정작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소통이다. 소통 교육을 그렇게 많이 받았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는다. 오히려 형식에 치우치면서 소통의 본질이 가려지거나 감춰지는 일들이 생겨난다.

우리가 주고받는 대화는 실상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그 속에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 없다. 안전 커뮤니케이션도 마찬가지다. 자칫 죽고 살고 혹은 다치고 다치지 않는 문제를 두고도 소통은 겉돌기 쉽다. 대표적인 안전소통의 공간은 안전교육 시간이다. 한비자에 소개되는 세객들의 이야기는 이런 점에서 안전교육이나 안전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시사점이 크다.

(p.170)

 

 

실상 우리가 살아가면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도 제3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경영의 관점에서 제3자는 컨설턴트, 즉 외부 전문가다.

이들의 의견이 필요한 지점이다. 성찰(省察)은 한 발 물러나서 보는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한 발 물러서서 자신을 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반드시 봐야만 한다. 그래야 자신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현상 파악이 되어야 문제를 개선하고, 위험을 기회로 바꿀 수 있다. 

(p.201)

 

 

재해로 돌아가신 수많은 분들이 남긴 죽음의 메시지는 사라진다. 그것이 사고의 원인을 밝혀 또 다른 사람들의 희생을 막으려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것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 그것이 자신의 한순간 잘못과 실수로 엄청난 사고가 났다는 말을 차마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찌 되었건 죽음에는 메시지가 있다. 그것을 활용하는 것은 어떤 것보다 설득력을 가진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때문에 그 메시지가 왜곡되거나 숨겨지고 감춰진다. 죽음은 곧 책임의 문제로, 책임은 회피로, 회피는 본질의 왜곡으로 변질된다. 결국 죽음이 주는 메시지는 사라진다. 재해가 발생했던 사업장에서의 재해가 80%를 차지한다. 중대재해가 발생했던 사업장은 그렇지 않은 사업장보다 재해 발생률이 5배 이상 높다.

(p.225)

 

 

결국 타이밍에 대한 이야기다. 의사결정은 곧 선택이고, 선택은 타이밍이다. 시간(Time) + 행위(ing) = Timing, 즉 시간에 행위를 가하는 것이다. 여기서 ing, 즉 어떤 행위를 우리는 선택이라고 한다. 안전관리란 결국 위험에 대한 시기적절한 선택 행위다. 문제는 이 선택이 다른 영역과 충돌한다는 점이다.

포숙아의 선택은 희생과 피해를 통해 이익을 얻고자 하는 행위로 요약된다. 이로 인해 진나라와 형나라의 피해는 훨씬 커졌을 것이다. 피해를 예방하고자 하는 안전관리의 본질과는 대치된다. 그러나 제나라 입장에서 보면 매우 적절한 시점을 제시하여 손실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제나라 국가 안전관리의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볼 수 있다.

(p.244)

 

 

설득기술이란 단순히 방법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다. 한비자를 통해 알 수 있듯, 안전경영이 어렵다는 것을 아는 만큼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예산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려고, 마케팅을 시도하려고 치열하게 노력한다. 그런데 왜 사람을 살리고 다치지 않게 하는 일에는 자신 있는 설득과 협상을 시도하지 않을까? 혹시 실행 성과를 자신하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그렇다면 실력의 문제다. 자신이 없고 실력도 없는 일이 성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그리고 성과를 정확히 정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p.270)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일이 좋은 결과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위험 영역에서는 이런 경우가 드물다. 위험에 대해 안전조치를 하겠다고 결단을 내렸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괜히 했구나!’라는 후회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사고가 발생한다면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것을 뼈저리게 후회할 것이다. 결국 후회는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손실을 최소화하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을 때 들어가는 비용보다 더 큰 손실을 보도록 법적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규정된 안전조치를 하지 않으면 그 손실을 크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괜히 비용을 썼다.’라는 후회가 줄어든다. ‘무임승차 욕구’를 제거해야 한다.

(p.296)

 

 

한비자는 화려한 수사학으로 무장한 지식인들을 등용함으로써, 실용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을 무시하는 우를 범하지 말 것을 이야기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안전 분야의 기능 인력이 양성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국가와 사회적으로 보면 실무 경험은 없이 학력과 자격으로 포장된 전문가들이 직위를 이용해 잘못된 의견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심각하다. 특히 그들의 의견을 받아쓰는 여론이 합세하면 본질은 가려지고 엉뚱한 결과가 도출되곤 한다. 실무만으로도 최고 전문가로 대우받고, 더 나아가 그들의 목소리가 동등하게 힘을 가지는 사회나 조직이 되어야 한다. 이 조화가 부족한 영역에서 선진적 수준의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p.316)

 

 

경영은 단기적 효용보다 총체적 관점에서 측정되고 평가되어야 한다. 단기적이고 즉흥적 관점에서 안전의 영역에 접근하면 혼란이 가중된다. 결국 몇 년 지나면 다시 원점에서 검토되는 반복이 지속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AI시대에는 매출액이 중요하지 않다. 인당 생산성이 더 중요해진다. 안전을 비용으로만 인식하면 성과를 말할 수 없다. 안전으로 수익을 만들어야 한다. ‘안전 기술 사업화’가 중요해진다.

(p.329)

 

 

안전경영에서 바라는 것은 무사고이다. 그러면서 우리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은 형식적 안전교육과 보호구 착용 정도이다. 흡사 돼지 발 하나와 술 한 잔을 들고 풍년과 더불어 온갖 복을 비는 농부와 같다. 전쟁을 앞두고 국가의 존망을 다투는 상황에서 금 100근과 마차 10대를 들고 지원병을 요청하는 위왕과 닮았다. 안전에 대한 인력, 예산, 적정한 시간에 얼마나 할애하는가? 그것에 대한 투자의 크기가 전부다.

(p.353)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을 듣게 하려면 기존과는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구글의 ‘5-3-2 제도(5-3-2 Rule)’가 한 예다. 이 제도는 직원이 업무 시간을 2주 단위로 나누어 사용하도록 한다. ‘5’는 업무 시간의 50%를 본인의 주요 업무(핵심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3’은 30%를 회사가 지정한 공동 프로젝트나 협업 업무에 쓰는 것이다. ‘2’는 20%를 본인이 관심 있는 개인 프로젝트나 자율 과제에 할애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회사는 직원이 핵심 성과, 협업, 창의성을 균형 있게 발휘하도록 유도한다. “어제와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넘어, 다르게 할 수밖에 없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p.362)

 

 

이와 같은 원리는 현대 기업들의 조직문화 사례에서도 잘 드러난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직원 행복이 곧 고객 만족’이라는 문화를 바탕으로 서비스 혁신을 이끌었다. 유니레버(Unilever)는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기업문화의 중심에 두었다.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환경 보호와 사회 기여에 참여하는 풍토를 만들었다. 에드워즈 라이프사이언스(Edwards Lifesciences)는 환자 중심의 가치 문화를 철저히 실천했다. 신입 직원조차 환자를 생각하는 자세를 당연하게 여기도록 조직 분위기를 형성했다. 쑥마저도 마처럼 자라게 하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는 이유는 결국 나쁜 호랑이가 날개를 달았기 때문이다.

(p.387)

 

 

삶도 역사도 결국 위기관리다. 생존의 흔적이다. 때문에 그것이 무엇이건 우리의 행위는 위험, 위기와 한판 뜨는 것이다. 그 위험에 혹은 불편함에 대응하는 방법이 누군가에게는 비즈니스가 되고 돈이 된다. 그것을 기회라 부른다. 그 위험에 굴복한 자들은 패배자가 된다. 그 패배가 다시 기회로 바뀌기도 한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국가이든 최종지점은 지속가능성이다. 지속가능성은 결국 리스크 경영이다. 그 지혜는 단연코 가장 위험한 시대를 살다간 사람들에게 배우는 것이 맞다. AI시대는 흡사 춘추시대의 철기문명과 닮았다. 혼란스럽고 예측이 불가한 것은 매한가지다. 그러니 추측할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에서 배울 일이다.

(p.398)

서평

 

한비자를 비롯한 법가 사상가들의 지혜를 빌어 위기경영을 말한다

 

기업이 안전을 오너 리스크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부터다. “안전제일” 구호가 십수 년간 이어졌지만, 이토록 기업이 민감하게 반응한 적은 드물다. 법 시행 직후 다수의 기업이 전담 조직을 신설했고, CSO(Chief Safety Officer, 최고안전책임자)를 임명했다. 일각에서는 경영활동을 위축시킨다는 반발이 있었으나,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보이면서 안전경영은 다시 경영의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세월호, 이태원 참사와 같은 대형 사고가 국가의 추진력을 상실하게 하고 정권 교체로까지 이어진 경험은, 이제 안전사고가 정권을 위협하는 가장 큰 변수가 되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권력 최상위층의 관심사를 기업이 외면하기란 불가능하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이 책의 저자 최병철 교수는 《맹자·장자에게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묻다》를 출간했다. 맹자의 ‘무항산 무항심’에서는 안전경영을, 장자의 ‘코뚜레를 끼우는 것은 문화가 아니다’라는 사상에서는 안전문화를 배웠다. 그리고 이번에는 원칙과 규정을 중시하는 법령의 성격을 고려해, 법가사상의 정수인 한비자를 안전경영에 접목해 보고자 했다.

현행 산안법과 중처법은 ‘의무’, ‘강제’, ‘처벌’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준다. 그러나 안전경영이 도달해야 할 지점은 문화다. 강제와 처벌만으로는 수준 높은 문화를 창출할 수 없다. 이 점에서, 500여 년의 혼란을 끝낸 춘추전국시대의 사상과 시스템을 안전경영에 응용하는 것은 의미 있는 시도라 생각한다.

법이 정의의 상징이라기보다 불공정과 편익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오늘날, 법가사상을 다시 살펴보는 것은 절실하다. 춘추전국시대 수많은 제자백가 중 최종 승자는 법가의 순자와 한비자였다. 오늘날 모든 국가와 조직이 법치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사실은 법가사상의 우수성을 입증한다.

 

중처법은 그 이름에서조차 두려움을 자아낸다. 〈기업과실치사살인법〉에서 출발했기에 살인범 처벌의 취지가 내포되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처벌과 강제력이 얼마나 실효적이고 지속적인가 하는 점이다. 실제 부작용도 크다. 현장에서는 사고 예방보다 사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한 자료 작성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쓰고 있다. 안전관계자가 “현장을 점검할 시간이 없다.”고 토로할 정도다. 잘게 쪼개진 책임은 역할의 세분화로 이어지고, 상당수의 업무가 일선 실무자에게 전가된다. 인력 충원 없는 상황에서 이는 필연적이다. 그러나 책임 분산은 곧 권한 분산이며, 모호성 증가는 곧 혼란으로 이어진다.

춘추전국시대 수많은 영웅호걸과 제자백가가 각종 이론을 제시했으나 누구도 태평세계를 열지 못했다. 그러나 기원전 221년, 진나라는 법가사상을 토대로 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할 것인가?’는 개인을 넘어 모든 조직의 과제다. 그러나 ‘성실성’과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한두 사람의 노력은 가능하더라도, 사회 전체가 일관되게 의지를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 최근 안전문화와 안전경영이 난맥상에 빠진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는 여전히 의지와 처벌의 잣대에 의존하며 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과연 효과적일까?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까?

한비자의 사상은 여기에 답을 던진다. 공자와 노자가 인간의 수양과 교육에 호소했으나, 그것은 경쟁과 분열을 낳았다. 반면 한비자는 말했다.

“성실하게 노력하는 인간은 이미 차고 넘친다. ‘해야 한다’고 말하지 말고,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해야 한다’가 아니라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성과라는 것의 화려함 만큼 뒤에 생겨난 그림자도 크고 짙다. 그 일선에서 애쓰고 노력하는 이들이 많다. 군인, 소방관, 경찰, 의사, 간호사,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 시설물 안전진단, 기계 방호장치를 만드는 엔지니어 등 수없이 많다. 그들은 늘 책임이란 단어 앞에서 궅은 일을 도맡지만, 빛나지 않는다. 사고만 나면 죄를 지은 듯 뭔가 잘못을 한 듯 숨소리를 죽인다. 그러나 사고는 누구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을 알리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면 좋겠다. 

삶도 역사도 결국 위기관리다. 생존의 흔적이다. 때문에 그것이 무엇이건 우리의 행위는 위험, 위기와 한판 뜨는 것이다. 그 위험에 혹은 불편함에 대응하는 방법이 누군가에게는 비즈니스가 되고 돈이 된다. 그것을 기회라 부른다. 그 위험에 굴복한 자들은 패배자가 된다. 그 패배가 다시 기회로 바뀌기도 한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국가이든 최종지점은 지속가능성이다. 지속가능성은 결국 리스크 경영이다. 그 지혜는 단연코 가장 위험한 시대를 살다 간 사람들에게 배우는 것이 맞다. AI시대는 흡사 춘추시대의 철기문명과 닮았다. 혼란스럽고 예측이 불가한 것은 매한가지다. 그러니 추측할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에서 배울 일이다.

동양의 마키아벨리로 불리는 한비자의 리더십과 조직관리 사상은 이미 크게 기여했다. 그렇다면 가장 취약한 분야로 지적되는 안전경영과 안전문화에도 기여할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나라 안전은 기술이나 시설 측면에서 결코 후진적이지 않다. 다만 시스템, 구성원의 의식, 사회 전체의 문화 수준이 문제다. 이 책이 그 격차를 메우는 데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저자소개

저자 : 최병철
저/자/소/개


최병철

한국창직역량개발원장이다. 능력과 역량의 차이를 교육하는 일을 한다. 대학에서는 기술경영과 ESG경영, 안전경영을 가르친다. 나눔운동체험본부를 설립하여 무료로 나눔운동지도사를 양성하는 일을 13년째 하고 있다. 안전문화진흥원의 원장이다.
《그냥 그렇게 살다가 갈거라고》와 《자기경영 & 협업경영》, 《세네티즈 마케팅》, 《음표 쉼표 그리고 행복》, 《chat GPT와 100문 100답》, 《맹자 장자에게 리스크매니지먼트를 묻다》, 《힘들어도 싸게 팔지마》” 등의 저자이다.
앎묵지 스토리튜터 양성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사회의 형식지 과잉의 문제를 지적한다. 그 대안으로 삶과 경험에서 체득한 앎묵지를 재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토리가 스팩을 이긴다고도 주장한다. 〈북세통(책으로 세상을 통찰한다)〉 프로그램의 진행자로서 매주 토요일 주말독서경영아카데미를 통해 책 1권을 무료강의한다.
ESG경영평가사, 행사위험평가사, 북텔러, 역경지도사, 기업교육전문강사, 대중음악지도사 등 자격 23개를 만들었다. 1인 기업가의 중요성을 넘어 이제 협업경영을 말하고 싶어한다.
책과 함께 하는 행복하고 건강한 삶. 대경북스입니다.
상단으로 이동
  • (54866)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덕진구 중동로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