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나를 온라인 셀러라는 세계로 이끈 결정적인 계기는 우연히 접한 신사임당 님(현 주언규 님)의 유튜브 영상이었다. 그 유튜브 영상 덕분에 위탁판매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동안 ‘사업’이라고 하면 오프라인 매장처럼 많은 초기 자본이 필요한 일만을 떠올렸는데, 그 유튜브 영상 통해 온라인 창업이라는 또 다른 세상을 알게 된 것이다.
특히, ‘스마트스토어 위탁판매’라는 방식은 내가 재고를 직접 보관할 필요도 없었다. 고객주문이 들어오면 도매처에서 바로 발송까지 해주는 구조였기에 집에서 아기를 돌보면서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에서 나온 “단군 이래 가장 돈 벌기 좋은 시대”라는 말은 유난히 나의 마음에 와닿았다. 열심히만 하면 누구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메시지는 당시 육아휴직 중이던 나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나는 돈을 벌고 싶었다. 아니,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_스마트스토어, 온라인 창업의 시작
그때부터 배터리를 함께 팔기로 했다. 처음에는 거래하던 도매처를 통해 배터리를 22,000원에 공급받아 30,000원에 판매했다. 그러다 구글과 도매 사이트를 뒤져보며 같은 사양의 배터리를 8,200원에 제공하는 곳을 찾았고, 더 나아가 100개 이상 대량 구매 조건으로 6,600원까지 단가를 조정받을 수 있었다.
배터리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중요한 사실을 하나 깨달았다. 많이 팔리는 주력 상품보다 적게 팔려도 마진이 높은 부품이 수익 구조를 더 튼튼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유아 스쿠터의 본체는 주문량이 많았지만 마진이 적었고, 오히려 부품인 배터리는 판매량은 적었지만 마진이 높아 진짜 ‘효자 상품’ 역할을 해준 것이다.
_위탁판매의 한계와 찾아낸 틈새시장
로켓배송과 로켓그로스의 차이는 ‘상품 소유권’과 ‘판매 구조’에 있다.
로켓배송은 쿠팡이 상품을 매입해 자체적으로 판매하는 반면, 로켓그로스는 판매자가 소유한 상품을 쿠팡이 대신 보관하고 배송만 대행하는 구조다.
로켓배송과 로켓그로스 둘 다 빠른 배송이 가능하지만, 진입 방식과 조건, 비용 구조에는 차이가 있으므로 자신의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쿠팡의 단점 중 하나는 정산 주기가 늦다는 점이다. 정산 방식은 ‘주정산’과 ‘월정산’으로 나뉘지만, 실제로는 어떤 방식이든 최종 입금까지 평균 두 달 정도 걸린다고 보는 것이 마음 편하다.
그래서 쿠팡 셀러들 사이에서는 “자금 순환이 막힌다”라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매출이 늘어날수록 물류센터에 채워야 할 재고도 늘어나기 때문에 쿠팡의 늦은 정산 속도는 현금흐름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_쿠팡, 빠른 속도와 대규모 유입이 가능한 플랫폼
상품 소싱도 혼자하고, 중국 제조공장도 직접 찾았으며, KC인증 절차와 방법도 스스로 알아냈다. 어린이 KC인증을 처음 받기까지 약 2개월, 화장품 수입을 처음 하기까지는 무려 6개월이 걸렸다.
그사이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니, 그 모든 시간들이 ‘나만의 무기’를 만드는 과정이었다.
순서로 보면 조금 어긋났지만, 사입판매를 시작하면서 세운 목표인 ‘순수익 월천+퇴사’를 1년 정도 만에 달성한 셈이었다.
그리고 월 1,000만 원 순수익을 달성한 즈음부터는 정말로 돈이 제대로 모이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물건 구매, KC인증 비용, 상표권 등록 등으로 기존보다 마진 비율이 늘었지만 투자 비용 또한 만만치 않게 나갔었다. ‘버는 것 같지만 버는 것이 아닌’ 상태였다면, 이제는 달라졌다.
매출 대비 순수익이 안정되었고, 통장에 쌓이는 돈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조금은 여유롭게 돈을 쓰며 살고 싶은 마음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_월천 순수익 달성
드디어 꿈에 그리던 사무실 계약을 마쳤다. 2024년 11월부터 계약을 맺었고, 렌트프리 한 달을 받아 10월부터 차근차근 사무실 입주 준비를 시작했다. 냉난방기를 설치하고, 랙을 세우고, 가벽을 설치했다. 공간이 하나씩 채워질 때마다 마음속에서도 새로운 다짐이 자라났다.
이곳에서 사업을 더 키우고, 내가 해왔던 일들을 레버리지하고, 사업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리라. 사무실을 구하는 일에도, 앞으로의 계획에도 진심이었다.
그런데 그 모든 계획이 단 하루만에 무너졌다. 아이 생일을 맞아 다녀온 1박 2일의 여행에서 돌아와, 무심코 열어본 메일함 속에는 낯선 제목의 메일이 하나 있었다. 보낸 사람은 ‘쿠팡’이었다.
“귀하의 계정은 지식재산권 침해 사유로 인해 영구 정지 처리되었으며, 모든 상품은 판매 중지됩니다.”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내가 언제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단 말인가. 그리고 언제 ‘소명’하라는 메일을 받은 적이 있었던가.
_쿠팡 계정 영구 정지, 한순간에 0원이 된 매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