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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 복수


  • ISBN-13
    979-11-986983-9-1 (74810)
  • 출판사 / 임프린트
    반달서재 / 반달서재
  • 정가
    13,5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11-2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김영인
  • 번역
    -
  • 메인주제어
    어린이, 청소년 소설: 일반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어린이, 청소년 소설: 일반 #가족 #우리 동네 #꿈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유아/어린이
  • 도서상세정보
    188 * 245 mm, 80 Page

책소개

할아버지와 이발소를 지키기 위한 손자의 귀여운 복수!

동구네 이발소에서 폴폴 풍기는 유쾌, 통쾌, 따스한 이야기

동구네 할아버지는 한자리에서 50년째 이발소를 운영 중이다. 낡은 방식이긴 하지만 솜씨와 자부심 하나로 살아왔다. 동구는 그런 할아버지가 무척 자랑스럽다. 할아버지를 닮아서 그런지 가위질도 학교에서 제일 잘하고, 이다음에 크면 할아버지처럼 멋진 이발사가 되는 게 꿈이다. 그런데 어느 날 할아버지가 꽈당 넘어지는 바람에 입원을 하고, 이발소 문을 잠시 닫아야 하는 일이 벌어진다. 할아버지가 안 계신 집과 이발소는 허전하기만 한데, 이발소를 참새방앗간처럼 드나들던 동네 어르신들도 발길을 뚝 끊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퇴원해 집에 온 뒤에도 아무도 병문안 한 번을 오지 않았다. 섭섭한 마음이 굴뚝같다. 게다가 얼마 전 동구는 짱구 할아버지가 몰래 미장원에서 머리를 깎는 것도 목격했다. 동구 할머니 옆에 탁 붙어서 이참에 이발소를 정리하고 아파트로 이사 가라고 부추겨 대는 동네 할머니들도 얄미웠다. 이대로 두었다가는 아무래도 큰일이 날 것 같다. 도연이가 “너희 할아버지 왕따 되는 거야?”라고 걱정해 주는 말도 엄청 거슬린다. 약이 바짝 오른 동구가 복수를 결심했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두고 보라지! 동구의 매콤한 복수 작전, 동구 이발소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진다.

목차

무림의 고수 ----- 6  

멈춰 버린 삼색등 ----- 14

모두 모두 배신자 ----- 24

매운맛을 보여 줄 테야 ----- 32

복수의 날 ----- 38

억울해, 억울하다고 ----- 48

돌아라 돌아라 삼색등 ----- 58

동구 이발소 ----- 70

본문인용

한 달 만에 할아버지가 퇴원해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런데 참 이상해요. 날마다 이발소를 드나들던 동네 할아버지들 발길이 갑자기 뚝 끊겼어요. 평소 같으면 하루에도 몇 번을 왔을 텐데 이발소 앞을 지나지도 않았어요.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동구는 도연이에게 할아버지들 이야기를 했어요. 도연이도 고개를 갸웃대며 이상하다고 했어요.

한참 도연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오는데 짱구 할아버지가 보였어요. 짱구 할아버지 이마는 멀리서 봐도 툭 튀어나와 단번에 알 수 있거든요. 그런데 짱구 할아버지가 두리번거리다 큰길 미장원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동구는 도연이 팔을 잡아끌고 미장원 앞으로 갔어요. 조용히 다가가 안쪽을 훔쳐보았지요. 미용사 아줌마가 겉옷을 옷장에 넣고 할아버지한테 보랏빛 보자기를 둘러 주었어요. 그런 다음 커피를 건네니 할아버지가 쑥스러운지 살짝 웃었어요.

그 모습을 보니 동구는 괜히 화가 났어요. 숨을 쉴 때마다 콧구멍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왔어요. 

‘쳇, 내가 저럴 줄 알았어. 배신자! 우리 이발소에 오지 않은 이유가 있었어.’

동구는 저녁을 먹는 내내 할아버지한테 고자질할까 말까 한참 망설였어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입술을 붕어처럼 뻐끔댔어요. 할아버지가 이 사실을 안다면 겨우 좋아진 몸이 다시 안 좋아질 텐데……. 동구는 눈치를 살피다 꾸역꾸역 입 안 가득 밥을 넣었어요.

그 뒤로 동구는 동네 이곳저곳을 살피는 버릇이 생겼어요. 도연이도 틈나는 대로 어느 할아버지가 어디를 갔다며 알려 주었어요. 할아버지들이 모여 이야기라도 나누면 왠지 미장원을 소개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했어요. 그래서 귀가 자꾸 할아버지들 쪽으로 향했어요.

“동구야, 할아버지들 이제 이발소에 안 오면 어떻게 해?”

“흥, 그러거나 말거나. 어차피 할아버지들이 모여 있으면 다른 손님이 들어오다가도 가 버려. 차라리 잘됐어.”

“그럼 너희 할아버지 왕따 되는 거야?”

“왕따 아니거든!”

동구는 자기도 모르게 퉁명스레 말했어요. 도연이가 그렇게 말하니까 화가 났어요. 도연이한테 아니라고 큰소리치기는 했지만 사실 걱정되기는 했어요. 할아버지가 진짜 왕따가 되면 어쩌나 하고 한숨도 나왔어요.

 

- 본문 중에서 -

서평

[ 휴먼 다큐멘터리 같은 동화] 

변두리 시장 끝자락, 낡은 가게들 틈으로 이발소가 보인다. 바람이 조금만 세게 불어 사각형입니다. 도 툭 떨어질 것만 같은 빛바랜 간판, 끼익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삼색등이 50년 세월을 머금고 있다. 이곳은 동구 할아버지의 인생이 담겨 있을 뿐 아니라 동구네 삼대가 오손도손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다. 동구네 이발소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던 건 이발소가 어느 동네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가게가 아니라는 점도 한몫했지만, 그 특별한 공간을 가득 채우는 평범하고 소박한 어린이의 일상과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감정인지 모르겠지만, 한 편의 휴먼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았다. ‘와, 저런 사람도 있네?’ 하면서 잠깐 눈길이 갔다가 나도 모르게 집중해서 보고 있는, 삶의 진정성에 끌려드는 느낌이라고 해야겠다. 동구는 행복한 어린이인 것 같다. 아침에 눈을 뜨면 복작복작 하루가 시작된다. 출근과 등교를 준비하는 가족들, 집과 연결된 할아버지의 일터가 있고, 함께 학교 가자고 부르는 친구가 있어 아침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후닥닥 몸을 일으킨다. 오늘 동구의 하루는 어떨까 자못 기대된다. 그중 특별함을 차지하는 부분이 있다면 동네 할아버지들과 얽히는 시간일 것이다. 동구는 이발사인 할아버지와의 유대가 돈독하다. 내 할아버지라 좋고, 자기가 할아버지를 닮은 것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할아버지의 친구인 동네 어르신들의 일상도 동구의 삶에 스며 있다. 그런데 어르신들의 참새방앗간인 동구 이발소에 비상등이 켜졌다. 할아버지가 다친 것도 속이 상하는데, 동네 어르신들이 배신을 하다니! 동구의 마음이 쓰릴 수밖에. 소중한 저금통을 털어 할아버지를 위한 복수 작전에 돌입한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이웃 시장 상인들의 마음이 켜켜이 모여 잠시 멈춰 있는 동구 이발소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동구에게 할아버지의 이발소가 놀이터이자 배움터인 것처럼 동구네 이발소는 모두의 이발소이다. 이곳을 즐겁게 오가는 사람들이 있고, 모두의 시간이 이곳에서 함께 흐르고 있다. 삼색등이 뱅글뱅글 돌아가듯 복작복작, 이곳에서의 소중한 시간이 멈추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다.  

 

[ 변하지 않는 것의 소중함 ] 

시대가 변했다. 계속해서 빠르게 변해 간다. 변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고, 우리는 변화를 통해 끊임없이 발전한다. 머리를 다듬는 일만 해도 그렇다. 고객의 시간을 아껴 주고, 세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용실이 넘쳐 나는 세상에 50년 전통의 이발소를 바라보는 시선은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요즘 세상에 옛 방식 그대로의 이발소를 찾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의문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용객이 적다고 해서 서비스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가게는 낡고 운영 방식은 경쟁력을 잃어 갈지 몰라도 솜씨 하나만은 뒤처지지 않는 자부심이 있는 곳. 동구 이발소가 그런 곳이었다. 투박하면서도 정교한 할아버지 이발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들이 자신의 돈과 시간을 기꺼이 쓸 수 있게 만들었으니 50년 넘게 한자리를 지킬 수 있었을 테다. 우리가 백년가게를 찾아다니고 장인 정신을 높이 사는 까닭은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결코 변하지 않을 자신만의 무언가를 꾸준히 지켜 내는 힘 때문이다. 동구 할아버지의 그 힘은 좁게 보면 머리카락에 밀가루를 발라 정교하게 다듬는 솜씨,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늘 문을 여는 성실함 같은 것이겠지만, 넓게 보면 ‘무엇이든 반듯하고 정성스럽게 하는 마음’일 것이다. 할아버지가 몸소 실천하며 손자에게 알려 준 그 마음이 언제까지, 어떻게 이어질까 기대가 된다. 할아버지의 가위질 솜씨를 닮은 동구가, 할아버지를 닮고 싶은 마음으로 만들어 갈 ‘동구 이발소’는 어떤 모습일까? 변하지 않고 간직하고 싶은 것, 우리가 정말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  

 

[ 멈추고 싶지 않은 이어달리기 ] 

동구의 매콤한 복수가 다소 아쉽게(?) 끝난 뒤 다행스럽게도 할아버지가 기운을 차리고 이발소 문을 다시 열게 되었다. 그리고 저녁 무렵 한 청년이 이발소 안으로 들어섰다. 청년이 돈 없는 취업 준비생이던 시절, 동구 할아버지가 나누어 준 따스한 마음에 보답을 하려고 찾아온 것이었다. 이발비도 받지 않고 머리를 잘라 주고, 가끔 용돈까지 손에 쥐어 주었다니 이런 어른을 요즘 주변에서 볼 수 있나 싶어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던 청년이 이발소 문을 다시 연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뻐했을 마음, 할아버지 이발사에게 드릴 선물로 무엇이 좋을까 고민하던 순간, 이발을 마치고 돌아가는 청년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할아버지와 동구의 시선 등 모든 것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졌다. 이어달리기를 해 본 사람들은 안다. 바통을 다음 주자에게 넘길 때의 간절함을. 절대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온 마음을 모으는 건 팀의 승리를 향한 염원이기도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붙들어 하나로 이어지고 있다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변두리 시장 골목의 작은 이발소, 나의 학급, 우리 집, 우리 동네…… 모든 곳에서 이어달리기는 계속될 수 있다. 동구네 이발소의 삼색등도 멈추지 않고 뱅글뱅글 돌아가면 좋겠다.

저자소개

저자 : 김영인
오랫동안 어린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쳤고, 어린이와 이야기하고 뛰노는 것도 좋아한다. 아이들과 놀며 나눈 이야기로 동화를 쓰고 있다. 『핫스팟을 켜라!』로 울산문학상을, 『엄마는 1학년』으로 동서문학상을 받았고, 어른들을 위한 글로 마로니에문학상과 영남일보 수필상을 받았다. 그림책 『베니스의 상인』, 동화 『핫스팟을 켜라!』를 썼다. 모두가 재미있게 읽고 위로받는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한다.
그림작가(삽화) : 김잔디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했고, 지금은 어린이 책 그림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야기에 빠져들어 등장인물의 표정을 만들어 내고, 그림 곳곳에 깨알 재미를 표현하는 일이 마냥 즐겁다. 그린 책으로 『배고픈 호랑이를 이겨라』, 『따라쟁이 아니거든!』, 『까칠한 알바생과 세종 대왕을 도와라!』, 『더운 지구 뜨거운 지구 펄펄 끓는 지구』, 『숙제 외계인 곽배기』, 『우리 가족의 보물을 찾아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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