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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집, 봄날의 향기처럼

박귀영 수필집


  • ISBN-13
    979-11-6746-211-4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 경남 / 도서출판 경남
  • 정가
    15,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11-17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박귀영
  • 번역
    -
  • 메인주제어
    에세이, 문학에세이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한국현대수필 #경남현대수필 #창원현대수필 #마산현대수필 #에세이, 문학에세이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50 * 210 mm, 192 Page

책소개

첫 수필집 〈마음만 받을게요〉에 이은 박귀영 수필가의 두 번째 수필집

목차

작가의 말•3
평설│고택의 장처럼 숙성된 사색의 결정들 김홍섭(소설가·평론가)•174

Chapter 1 담쟁이의 꿈

아버지의 도장 •011
만두를 빚으며 •014
향기 나는 책 •018
오래된 집 •023
아름다운 손 •028
담쟁이의 꿈 •031
육필 편지 •036
국밥 한 그릇 •040
망향대에서 •044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049

Chapter 2 나무고아원

거장의 시선을 따라가며 •055
굴비 예찬 •059
추전역 •062
쓸모 있는 기록 •066
연필을 깎으며 •071
나무고아원 •076
송이 반점 •080
인생 환승 •085
햇볕이 그립다 •087
닭 울음이 사라졌다 •091

Chapter 3 전나무 숲길에서

4인용 식탁 •097
맛있는 기억을 찾아서 •100
반려 식물과 산다는 것 •103
행복한 술빵 •107
전나무 숲길에서 •112
후루룩 칼국수 •116
우리는 무엇으로 다시 만날까 •121
꿈속의 고향 •124
사람이 그립다 •128
웃음 한번 웃어봐요 •131

Chapter 4 인생의 숨구멍

전어가 돌아왔다 •137
인생의 숨구멍 •141
음악이 전하는 위로 •146
매듭을 풀며 •151
오늘도 와인처럼 •154
탄탄대로 가는 길 •159
신포리 느티나무 •162
눈으로만 말해야 합니다 •165
친구가 필요한가요 •169

본문인용

손가락에 힘을 꽉 주고 연필심에 침을 발라가며 또각또각 받아쓰기를 할 때, 열심히 공부하는 기분이 들어 어깨가 으쓱했던 어릴 적 동심이 그리워진다. 예전에는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준비하던 필기구가 연필이었다. 요즘에야 샤프펜이나 볼펜을 쓰는 것이 일상화되었지만 당시엔 필통에 잘 깎여진 연필이 가지런히 들어 있으면 왠지 부자가 된 것 같았다. 학교에서 상을 받거나 소풍 가서 보물을 찾을 때면 연필 한 다스와 공책이 상으로 주어졌을 정도로 최고의 선물이었다. 
몽당연필을 잃어버려 책상 밑이나 가방 속을 뒤지던 일도, 저녁상을 물리고 나면 아버지가 정교한 솜씨로 동아연필을 깎아주시던 것도 이젠 추억의 한 장면이 되었다. 아버지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나도 아이들의 필통을 날마다 살피던 때가 있었다. 연필이 그새 얼마나 닳았는지 작은 문구용 칼로 뭉툭해진 연필심을 깎고 다듬어 주던 일이 하루의 재미였다. 책상에 앉아 공책에 한 자 한 자 힘을 주며 글씨를 쓰던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아버지도 내 마음과 같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연필을 깎으며〉 부분

요란한 집수리도 끝나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무심히 하루하루가 흘러갔다. 베란다 청소를 하다 벽에 희미하게 남아 있는 담쟁이의 흔적을 언뜻 보았다. 개구리 발 모양을 닮은 담쟁이의 손자국이 하얀 벽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페인트로 칠을 했는데도 저렇게 보이다니 한 뼘 두 뼘 기어오르던 모습이 눈에 선했다. 자연 속에서 마음껏 자라도록 놓아둘 걸 괜한 욕심을 부린 것 같아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찮은 풀 한 포기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하는데 인연은 사람과만 맺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마을 앞 작은 교회 벽에 담쟁이덩굴이 무성하다. 봄, 여름을 지나 빨갛게 물든 잎들이 춤추듯 바람에 나풀거리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 손으로 만져 보니 가느다란 줄기가 제법 튼실하다. 있는 힘을 다해 담벼락으로 오르던 담쟁이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어렴풋하게 담쟁이가 남기고 간 인연의 끈이 소리 없이 내 가슴으로 들어왔다. 
―〈담쟁이의 꿈〉 부분

서평

고택의 장처럼 숙성된 사색의 결정(結晶)들

박귀영 수필가는 상당히 합리적 판단력과 매사 진정성 있어 보인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 그의 진정성은 무엇보다 성격이 앞뒤 계산 없이 단순직선형이라는 데서 느껴진다. 그런데 작품을 읽어보면 단순직선적 성격 뒤에 은폐되어 있던 전혀 다른 모습이 보인다. 단순직설이 아니라 뭉근하게 상당한 시간을 두고 발효된 장맛 같은 느낌들이 그렇다. 
정성을 들여 장을 담그고, 햇살과 바람과 오랜 시간의 하모니로 잘 발효된 장은 첫맛은 짜지만 뒷맛은 달큰한 감칠맛으로 입맛을 돋운다. 장이 없다면 한국인의 음식은 없다고 극단적으로 말할 수 있다. 특히 발효음식이 많은 한국인의 식단은 장독 속에서 나온 장류들이 맛과 영양을 좌우한다. 특히 잘 발효된 장일수록 요리에 풍성한 감칠맛을 주는 것은 물론이다. 그래서 종가의 며느리들이 시어머니로부터 가장 먼저 배우는 것도, 가장 정성 들여 배우는 것도 장이다. 고택의 오랫동안 묵힌 씨간장엔 결정이 생긴다. 흑갈색의 그 결정들은 햇빛을 받으면 흑갈색 보석처럼 반짝인다. 한국인의 영혼을 좌우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을 가지고 있는 장. 박귀영의 수필들을 읽으면, 잘 발효된 장의 감칠맛 같은 딱 그 맛이다.
― 김홍섭(소설가, 평론가)

저자소개

저자 : 박귀영
•2012년 《한국수필》 신인상 등단
•2020년 ‘경남문협우수작품집상’ 수상
•2022년 ‘경남미래예술인상’ 수상
•2023년 ‘경남 올해의 젊은 작가상’ 수상
•수필집 《마음만 받을게요》
《오래된 집, 봄날의 향기처럼》
•경남문인협회, 마산문인협회, 한국수필가협회, 한국수필작가회, 경남수필문학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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