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평면표지(2D 앞표지)
입체표지(3D 표지)
2D 뒤표지

상처의 쓸모

가정 폭력 트라우마를 넘어 회복과 치유의 여정으로


  • ISBN-13
    979-11-90365-87-1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책과이음 / 책과이음
  • 정가
    16,8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11-28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유수경
  • 번역
    -
  • 메인주제어
    에세이, 문학에세이
  • 추가주제어
    가정폭력
  • 키워드
    #에세이, 문학에세이 #가정폭력 #트라우마 #심리치유 #가족 #아버지폭력 #부부폭력 #학대가정 #조울증 #우울증 #강박장애 #불안장애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8 * 188 mm, 240 Page

책소개

오랜 세월 남몰래 간직해온 내밀한 아픔을 용기 있게 고백하는 유수경 작가의 에세이. 어린 시절 잉태된 가족의 불안정과 아버지의 폭력에 조용히 숨죽이며 안으로 상처를 켜켜이 쌓아 올리던 작가는, 결국 해결되지 않은 감정의 파도에 속절없이 휩쓸리며 성인이 된 이후 조울증, 불안장애, 강박장애에 시달렸다. 한순간에 우울과 불안에 잠식당해버린 작가의 삶을 구원한 것은 변함없이 곁에서 그를 지지해준 사랑과 자기 안에 잠들어 있던 한 톨의 용기였다. 치유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작가의 몸과 마음에 새겨진 결핍은 그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 새로운 세계로 발을 내디딜 수 있게 돕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었다. 가정 폭력의 트라우마를 딛고 선 생존자인 작가의 이야기는, 가시덤불을 헤치고 나아가는 고통의 터널 속에서도 어떻게든 내일의 희망을 찾아내는 인간의 존엄과 상처의 쓸모에 대해 생각해볼 여지를 안겨준다. 
 

목차

프롤로그|나를 닮은 아픔에게

1부 아물지 않는 상흔
그날 나는 다시 태어났다
기찻길이 있던 동네
도망치고 싶던 날들
처참히 깨어진 것들
네 자매
지워지지 않는 상처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차라리 세상이 끝나길
할머니도 여자잖아요
가혹한 슬픔의 밤
들어주지 않는 기도

2부 살고 싶던 나날
아기가 된 폭군
수능 보던 날
나를 닮은 사람들
사진 속 숨겨진 장면
분노 뒤에 가려진 두려움
사라진 하루의 기억
곁을 지키는 일
사랑받고 싶어서
작은 용기의 근원
다시는 만나지 말아요

3부 나를 위한 사랑과 용서
자라지 못한 부모의 마음을 키우는 아이
오백만 원에 담긴 사랑
엄마, 내 딸로 태어나줘
내 곁을 지켜준 유일한 어른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마지막 선물
그토록 듣고 싶었던 말
찾을 수 없는 기억
오늘이 우리의 마지막 순간
안녕히 보내주기

에필로그|운디드 힐러
 

본문인용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사라진 집처럼 기억도 지워졌다고 생각했는데, 과거는 여전히 내 곁에 머물러 있었던 걸까. _p.6

 

그토록 죽고 싶어 하더니 결국 내가 죽어봤구나. 그래, 어제까지의 나는 죽은 거야. 지금의 나는 다른 사람인 거야. 위세척을 하며 속을 비워낸 것처럼 지난 시간도 모두 씻어낸 듯한 개운한 기분을 어렴풋하게 느꼈다. _p.20

 

자리를 피할 수도, 말릴 수도 없었다. 언제나처럼 벌벌 떨기만 했다. 잘못했다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빌었다. 울지는 않았다. 우는 건 아버지의 화를 더 돋우는 일이니까. _p.36

 

열 살 아이는 놀라고 무서웠던 마음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 가슴 깊이 넣어둔다. 그리고 엄마를 도와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으로 잘못을 빈다. 아버지가 엄마를 때릴 때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며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빌고 또 빈다. _p.56

 

‘하느님, 저에게 왜 이런 아버지를 주셨나요. 저는 아버지가 필요 없어요. 데려가주세요.’ _p.86

 

며칠 전부터 죽음을 계획한 것도, 특별한 사건이 있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지쳐 있었다. 더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 죽어야겠다는 결심은 순식간에 이루어졌고 유서를 쓰면서 무섭거나 두렵지도 않았다. _p.127

 

“수경 님은 누구보다도 좋은 엄마가 될 거예요. 수경 님에게 아이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약입니다. 우리 다시는 만나지 말아요. 잘 살아요.” _p.152

 

아이 덕분에 마음이 자란 나는 모든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내가 아이를 키운 게 아니라 아이가 나를 건강히 키워준 거였다. 어쩌면 아이는 어른의 자라지 못한 마음을 키우기 위해 한 시절 우리 곁에 머물러주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는 깨달음이 찾아왔다. _p.160

 

다시 태어난다면 엄마의 엄마가 되어, 넘칠 만큼의 사랑을 주고 싶었다. 모진 세상에 던져진 엄마를 지켜내고 싶었다. 배곯지 않게 충분히 먹이고, 길에서 주워 온 옷이 아닌 깨끗한 원피스를 입히고, 학교에 다니며 공부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엄마 몸에 상처 내는 남자는 얼씬도 못 하게 떼어놓고, 온 마음 다해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게 하고 싶었다. _p.179

 

흔들리는 전철 안. 사람들로 촘촘히 채워진 좁은 공간에서 치이고 부대꼈지만, 형준이 손을 잡아주어서 넘어지지 않고 설 수 있었다. _p.192

 

아버지를 머리로만 용서했을 뿐 여전히 내 안에서는 미워하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또 아버지에게 미워하는 눈빛을 흘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기로 한다. 애써 좋은 기억을 찾을 필요도, 용서를 한다 안 한다 같은 이분법적 결론을 내릴 필요도 없다. _p.218

 

평생 끌어안고 살 줄 알았던 기억, 아픔, 상처 그리고 미움, 분노, 억울함 같은 것들은 모른 척하면 할수록 더욱 강한 힘을 내었다. 나는 그것들이 나를 공격하며 삶을 위협한다고 여겨서 어떻게든 나에게서 떼어버리고 싶었지만 그럴수록 더욱 끈덕지게 달라붙었다. _p.232
 

서평

한국가족사회복지학회 〈청소년의 학대 피해와 부부폭력 목격에 따른 자살 생각 차이 분석〉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가정에서 직접 학대를 당한 청소년보다 부부간 폭력을 목격하며 간접 피해를 본 청소년이 자살을 더욱 자주 떠올린다고 한다. 작가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엄마를 때리는 모습을 일상처럼 목격하고, 늘 아버지를 죽이고 스스로 자신도 죽이는 어두운 생각을 하며 암울한 청소년기를 보냈다. 아버지가 엄마의 몸에 새기는 폭력의 흔적은 결코 지워지지 않는 상처였고, 어느 곳보다 안전하고 따뜻해야 할 집이라는 공간은 세상에서 가장 불안전한 공간이었다. 기억할 수 있는 까마득한 오래전부터, 아버지의 주먹질과 발길질에 처참히 깨어진 살림이 매일같이 나동그라져 비명을 질러댔고, 형태를 잃고 부서진 것들은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아버지로 인해 많은 것들이 깨지고 버려질 때마다 어린 소녀의 꿈과 희망도 함께 부서져갔다. 
해결되지 않은 과거의 감정은 성인이 된 뒤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가슴에 새겨진 어린 시절의 상처가 결혼 후 튀어나오며 조울증, 불안장애, 강박장애로 모습을 바꾸어 작가를 괴롭혔다. 우울과 불안이 한순간에 삶을 덮치자 먹고 자는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려워졌고, 계속되는 자살 기도로 원치 않게 가족과 지인을 우울의 구렁텅이로 함께 몰고 갔다. 힘겨운 나날이었다. 보이지 않는 희망은 저만치 멀리 있었고, 눈앞의 하루는 너무나 버겁게만 느껴졌다.
그러다 어느 순간 선물처럼 뱃속에 아이가 찾아왔다. 새 생명을 위해서라도 달라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울증을 끊어내려 작가는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아이에게 자신의 상처를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가정 폭력을 다룬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으며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이에게 가장 큰 위로를 주는 건 그와 같은 일을 겪은 사람의 ‘고백’이라는 걸 깨달은 작가는, 용기 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어놓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아팠던 기억을 꺼내어 적는 건, 힘겹게 통과한 시간을 되감아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는 일이었다. 어떤 시간은 여전히 아프고 무서워서, 어떤 시간은 화가 나서 울었다. 반복하며 글을 고치는 괴로운 과정이 이어졌다. 잊혔던 기억이 꿈으로 재현되며 수시로 잠을 깨웠고, 과호흡으로 손발이 저리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그러는 사이 자신이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살아 움직이던 기억 속 장면은 점차 흐릿해졌고, 단지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시큰거리고 저릿했던 몸은 어느 순간 반응하지 않았다. 더 이상 아이처럼 엉엉 울지 않고 과거의 자신을 오롯이 마주하고 있었다. 결국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토닥여주고 나서야 오래된 상처가 떠나갔다. 상처에 고운 날개를 달아주며 작가는 비로소 아팠던 시간을 안녕히 보내줄 수 있었다. 과거의 상처가 헤집고 간 자리에 시나브로 새로운 각오와 다짐이 자리 잡았다. 
오직 바랄 뿐이다. 이 이야기가 자신을 닮은 누군가에게 한 줌의 위로와 희망이 되기를, 삶을 버텨낼 작은 의지가 되어주기를. 오직 상처의 연대를 통해 비슷한 아픔이 있는 이들이 외롭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상처가 상처로 끝나지 않고 누군가에게 쓸모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정 폭력의 트라우마를 딛고 선 생존자인 작가의 이야기는 가시덤불을 헤치고 나아가는 고통의 터널 속에서도 어떻게든 내일의 희망을 찾아내는 인간의 존엄과 상처의 쓸모에 대해 생각해볼 여지를 안겨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유수경
한 아이의 엄마이자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특수교사다. 눈물도 웃음도 많다. 사과도 고맙다는 말도 잘한다. 가정 폭력 환경에서 자란 탓에 성인이 된 지금도 언성이 높아지거나 싸우는 상황을 힘들어한다. 그리고 마찬가지 이유에서,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말과 눈빛이 학교의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마음을 쓴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작은 인연을 귀하게 여기고 평범한 하루를 감사해하며 살아가고 싶다.
https://www.instagram.com/sooo_kyoung/
상단으로 이동
  • (54866)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덕진구 중동로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