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행복하우다』에는 제주에서의 일상과 회한, 가족과 인연,
그리고 세월에 대한 감사가 섬세하고 진솔하게 녹아 있다.
제주 함덕바다와 비자림 숲길, 사려니 숲,
그 풍경 속에서 시인이 다시 발견한 자신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가득하다.
누구나 겪는 상처와 서툼을 품으면서도,
끝내 사랑과 감사로 귀결되는 인생의 빛을 보여준다.
나이 들어 비로소 배우게 되는 겸허한 행복의 얼굴,
'오늘을 살아내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한 편의 따뜻한 기도다.
황진철 시인의 시는 내면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포착한 서정적 자전시라고도 할 수 있다. 지나친 절망이나 비탄 대신 인간의 의지와 회복력을 품위 있게 드러내고 있다. 인위적인 수사나 장식없이 담담하고 진솔하게 표현함으로써 오히려 삶의 진정성과 체험의 깊이가 느껴진다. 스스로 자신을 조용히 다독이고 돌아보는 목소리가 독자의 마음을 잔잔히 울린다. 그의 시를 통하여 우리는 한 인간이 얼마나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게 자신을 치유할 수 있는가를 느끼게 된다. 누구나 삶의 어느 순간 겪게 되는 ‘견디기와 다시 걷기’의 여정에 대한 보편적 울림이 전해 온다. 삶의 고통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성숙한 인간의 태도를 볼 수 있다.
- 문두근 평설 〈상처와 절망도 사랑함으로 행복하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