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무언가로 머리를 세게 맞은 것 같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막연하게 문제를 보고하면 위에서 판단한 뒤 여러 조직을 움직여 '그들이' 해결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내가 원인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요청 사항을 결정한 뒤 지원해 달라고 하면 모를까, 아무리 사장이라고 할지라도 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p.26
세상을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자신의 행동은 바꿀 수 있다. 바뀐 행동을 지속하면 습관이 되고, 습관이 되면 실력으로 쌓이고, 실력이 쌓이면 성과를 낼 수 있고, 성과를 내면 운명이 바뀐다. p.33
간혹 은퇴한 동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비슷한 종류의 푸념을 듣게 된다. 예전에는 자기가 하는 말에 모두들 관심을 갖고 척척 움직여주었는데, 이제는 아무도 자기 말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뭔가 의견을 얘기하면 그 즉시 반대 의견이 쏟아져 나와 아무래도 적응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였다. 생각해 보자. 과연 이 사람이 예전에는 옳은 의견만 내다가 지금에 와서야 그릇된 생각을 하는 걸까? 아니다. 그는 현직 시절의 권세가 사라진 후 자신의 진짜 모습을 만나고 있는 중일 뿐이다. p.39
나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기술적·환경적 변화가 빠른 시기에는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라는 말이 더 명확하다. 리더의 능력과 판단에 따라 성과에 엄청난 차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p.72~73
자신이 선두업체에 속해 있든, 후발주자에 속해 있든 가장 좋은 방어법은 '나를 건드리면 너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라는 사실을 상대에게 분명하게 인식시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이 업계 선두라면 미리 선을 그어 놓고 이 이상 들어오면 응징하겠다고 선언한 뒤 시범 케이스를 통해 이 선언 을 지킬 의지와 능력이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줌으로써 경쟁자들이 감히 공격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p.98
여러분이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이나 업무에서 일하는 방식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환경에 대한 이런저런 전제를 바탕으로 성과를 내는 데 최적이라고 생각되는 방법으로 선택된 것이다. 그런 전제의 일부 또는 전체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보면 완전히 다른 일하는 방식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성과 개선 효과 역시 5%가 아니고 30%, 50% 혹은 100% 이상도 가능하다. p.124
수많은 리더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사업에 적용하려 시도하지만, 큰 성과를 거두는 데 실패한다. 그러나 이 가운데에서도 혁신적인 시도를 여러 번 성공한 특별한 리더들이 있다. 이들은 불확실성이 큰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확신을 가지고 추진하여 성공하기를 반복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들에게는 불확실성 속에서 성공 가능한 길을 찾아내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는 그 특별함 중 하나가 작은 규모의 다양한 기술적·마케팅적 실험을 효과적으로 시행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p.155~156
많은 사람들이 내게 리더의 자질에 대해 물으면 나는 진정성과 진솔함을 첫손에 꼽는다. 세상에는 요 령 좋고 융통성 있는 사람들이 득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원칙을 지키면 결정적인 시기에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이 나타난다는 것을 믿었다. p.186
나는 스스로 자신이 훌륭한 리더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리에 대한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 크든 작든 무리를 이끄는 리더는 우선 나서서 이끌기를 좋아하되, 그 무리의 생존과 번영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p.211~212
내가 생각하는 진짜 도전은, 실패하지 않는 삶도 아니고, 단지 열심히 일하는 삶도 아니다. 아무도 인 정해 주지 않아도, 나조차 의심스러운 순간에도, 끝까지 붙들고 가는 힘이다. 내가 좋아하는 '컴플리트 워크(complete work)'라는 말처럼 맡은 일은 완전히 책임지겠다는 태도로 누군가는 실패로 돌아섰던 그 자리를 지켰고, 나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LG그룹의 주요 전략을 이끌 수 있었다. p.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