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더하고 나누는 마음이
더 큰 세상을 만들어요
하정화 시인의 동시는 ‘나눔과 기다림으로 만드는 더 큰 세상’을 이야기합니다. 눈사람부터 홍시, 빈 의자까지 모든 사물과 사람이 동시 속에서 서로를 향해 마음을 건네지요. 그 마음이 모여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 갑니다.
〈속마음〉은 피자와 친구를 두고 망설이는 아이의 마음을 담은 동시입니다. 좋아하는 고구마 피자를 혼자 먹을지, 친구에게 한 조각 더 줄지 고민하다 마음이 ‘두 개’가 되어 버렸다는 표현이 재미있게 다가옵니다. 〈기다림이란〉에서는 걷는 아기를 지켜보는 일, 천천히 밥 먹는 동생에게 화내지 않는 일, 버스에 먼저 오르려는 사람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일 등 소소한 기다림의 장면들을 통해 ‘이해와 사랑이 담긴 기다림’의 미덕을 전합니다.
피자 구운 냄새 따라
놀러 온 수철이
사이좋게 나눠 먹으라고
우리 앞에 놓인 접시 두 개
제일 좋아하는 고구마 피자
아껴두고
혼자 먹을까?
정말 정말 맛있는 것이니까
친구에게 한 조각 더 줄까?
피자 때문에
두 개가 된
내 마음
-〈속마음〉 전문
하정화 시인은 무겁고 어려운 말 대신 생활의 언어, 웃음과 리듬, 재치와 여백으로 아이들의 감각을 두드립니다. 시를 이루는 언어의 경쾌함, 리듬감이 즐거움을 줍니다. 하지만 동시가 품고 있는 것은 가볍지 않습니다. 삶과 인간을 깊이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관한 고민을 시 곳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언어의 유희가 단지 재미로 끝나지 않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인정(人情)’으로 이어집니다.
아동문학가 박일 선생님이 해설에서 말했듯,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거창한 권력이나 거대한 자본이 아니라, 짜장면 한 그릇을 나누는 마음”입니다. 《짜장면은 힘이 참 세지!》는 경쟁과 성취가 우선되는 사회에서, 문학이 다시 회복해야 할 ‘인간다운 따뜻함’을 일깨웁니다. “동시는 기록이 되고, 매번 새로운 친구가 생기는 일입니다.”라는 시인의 말처럼 《짜장면은 힘이 참 세지!》는 어린이에게는 든든한 친구로, 어른에게는 잊고 있던 마음의 거울로 다가가는 동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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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은 힘이 참 세지!》는 한 그릇의 음식, 한 조각의 피자, 일상의 소소한 장면들을 통해 공동체적 연대, 인간적 이해, 나눔의 윤리를 탐구하는 동시집입니다. 여기서 제시되는 세계는 거창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소함과 소박함 속에서 발견되는 힘, 곧 “나눔이 불러낸 삶의 에너지”를 담고 있습니다.
하정화 시인의 동시는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입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거창한 권력이나 거대한 자본이 아니라, 짜장면 한 그릇을 나누는 마음”이라고. 《짜장면은 힘이 참 세지!》는 그래서 오늘날 경쟁과 성취가 앞세워지는 사회 속에서, 문학이 회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를 다시 일깨우는 소중한 작품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해설 중에서, 박일(아동문학가)나와 함께 살아가는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생각해 보게 만들어요. 나아가 살아 숨 쉬는 존재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품게 해 주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