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 잘못을 저지르며, 자기만의 흑역사를 지니고 살죠. 하지만 누구에게나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은 있습니다. 비록 부족한 나지만, 어떤 순간만큼은 진심이었습니다. 적어도 한순간 만큼은 한 치의 거짓도 없이 진실했고 온전한 나 자신이었습니다. 저는 바위게들에게 편지를 쓰는 마젠타의 마음 또한 그랬다고 믿습니다.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마젠타를 쭉 지켜보며 모든 것을 함께 겪어온 바위게들이라면, 저 순간이 마젠타의 ‘moment of truth’이었다는 사실을 의심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마젠타는 이처럼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정서적 유대’로 바위게들과 굳게 연결됩니다. 다른 멤버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_너에게 꼭 말할 거야 오늘도 고마워
2023년 10월 18일 데뷔 이전부터 근거 없는 비난과 수많은 증명 요구에 시달렸던 QWER은 1년 만에 ‘아이돌 자격’ 및 ‘밴드 실력’ 논란을 모두 극복하고, 국민 걸밴드의 자리에 우뚝 섭니다. 한편 숱한 시련을 함께 견디는 과정에서, QWER과 바위게의 연대감은 갈수록 강해졌습니다. QWER은 시련을 견뎌낸 보상으로 각종 상을 휩쓸며, 국내외 시상식 무대를 빛냈습니다. 바위게 또한 그녀들과 함께 축제 분위기를 날마다 이어갔습니다.
2025년 1월 말부터 시작된 국내외 팬 콘서트를 통해 QWER과 바위게의 동지애는 더욱 굳건해졌으며, 바위게들은 지난 경험들을 토대로 새로운 아이돌 팬덤 문화를 발전 시키는 데 주력했습니다. 오사카 팬 콘서트를 마치자마자, QWER은 다섯 차례에 걸친 국내외 버스킹을 진행했는데요. 바위게는 아이돌 팬덤 응원에 밴드 응원법인 ‘슬램’을 도입하면서, 아이돌과 밴드 팬 문화를 통합시켰습니다.
_너에게 꼭 말할 거야 오늘도 고마워
자, 사회의 주류와는 거리가 먼 언더독이 모인 밴드 QWER은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영화 속 언더독은 응원하지만, 현실의 언더독은 비웃죠. 본인이 비교당하는 것은 싫지만, 타인을 비교질하는 데는 거리낌이 없습니다. 북산 농구팀처럼 괴짜 언더독이 모인 QWER은 처음부터 시련을 겪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하지만 각본보다는 각본 없는 현실이 더욱 짜릿하죠. QWER의 진심어린 열정에 공감한 한 줌의 팬들이 서서히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QWER 팬덤인 ‘바위게’의 탄생입니다.
2023년 10월 18일에 첫 번째 타이틀곡인 〈디스코드〉로 폐관 수련 끝에 데뷔한 QWER. 그러나 멜론 차트에서 880위로 차트인했다가, 하루 만에 1000위 밖으로 밀려나고 맙니다. 어찌 보면 너무도 당연한 결과라. 멤버들은 크게 상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HUP! OUR STAGE] 라이브와 [롤드컵 전야제]에서 빼어난 보컬과 더없는 열정을 보여준 QWER은 점차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공중파 한 번 못 탔던 〈디스코드〉는 대중픽으로 멜론 TOP 100 차트 27위까지 역주행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_데뷔 전후부터 음악방송 3관왕까지
물론 핵개인 시대의 정서적 유대감은 과거에 비해 ‘쿨’합니다. 감정적으로 소모되는 사이가 아니라, 적절한 선을 유지하죠.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차가운 관계는 아닙니다. 내게 소중한 인간관계는 강화하되, 부질없는 인간관계에는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는 ‘정상적인’ 사회는 이미 도래했습니다. 오지랖과 사회성을 동일시하는 구시대적 입장에서 볼 때, ‘다정한 개인주의’가 이해되지 않을 뿐이죠.
저는 핵개인의 시대에, 정서적 관계가 훨씬 성숙한 형태로 드러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온라인의 긍정적 경험은 결국 오프라인에까지 영향을 주게 됩니다. 저는 QWER과 바위게를 통해, 이런 시대정신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2025년 한 해는 ‘진정성에 바탕한 정서적 유대로 핵개인의 시대를 살아가는 과정’을 더욱 상세히 살펴볼까 합니다. 물론 QWER과 바위게를 중심으로 말이죠.
_힘내라 시요밍: [마카오 TFT 오픈]과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이 때문에 QWER은 물론이요 그녀들의 팬덤인 바위게들은 한국 음악 역사에서 매우 독특한 지위를 점합니다. 락 페스트벌에서는 밴드 음악팬들과 함께 거칠게 놀죠. 아이돌 페스티벌에서는 손수 준비해온 응원봉을 흔들고 질서정연하게 응원합니다. 하지만 제이팝 밴드 공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이! 어이!”까지 동원하기 때문에, 기존의 한국 락 페스티벌 응원 스타일과도 차별화됩니다.
대한민국 아이돌 신에서 드물게 남초 팬덤인 바위게! QWER은 그간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소외되었던 남성 팬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남성과 여성을 차별하는 주장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간 아이돌 업계에서 남성 팬들의 입지가 매우 좁았기에, 정상화되는 과정일 따름입니다. 그리고 인류의 반인 남성 고객을 타게팅한 아이돌 그룹이 QWER을 제외하면 드물기 때문에, 그녀들은 비즈니스적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습니다.
_낭만 치사량 밴드 QWER의 해남 버스킹
큰 키에 부드러운 곱슬머리. 안경 뒤로 반짝이는 두 눈과 함박웃음을 짓는 입매. QWER 팬 커뮤니티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Q사이트 총대(총대표)는 일 잘하기로 소문난 만능 재주꾼입니다. QWER에 대한 사랑은 넘치지만 아이돌 덕질이 처음이라 어찌할 바 모르는 수컷 바위게들을 도와, 그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QWER 첫 번째 해외 팬 콘서트 장소가 도쿄로 잡혔을 때, 그는 진지하게 전세 비행기 편을 알아보았습니다(인원이 차기만 했더라도, 출발할 수 있었죠). QWER이 해남과 보령에서 공연을 가졌을 때, 그는 전세 버스를 동원해 왕복 당일치기로 바위게들이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드러머 쵸단이 무릎 부상으로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5]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그는 형광 드럼스틱을 주문해 공연 현장에서 배분했습니다. 이밖에도 바위게들이 ‘될까 싶지만 혹시나 싶어 던진 아이디어’들은 총대와 그를 돕는 운영진 바위게들의 손에서 모두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에 수많은 바위게의 신망을 얻고 있는 총대 바위게를 모시고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_총대 바위게: QWER 유니버스의 도라에몽, 만능 재주꾼 에겐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