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짝할 순간에 수만 년 전 세계로 간 시간 여행!
자연의 거대한 힘에 맞서는 인간들의 용기와 지혜!
초등학교 중학년 이상 어린이들에게 문학의 향기를 일깨워주는 창작동화시리즈 〈청개구리문고〉의 53번째 작품인 『별똥별이 반짝하는 순간』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경남 합천과 부산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소민호 동화작가가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 장편동화다. 역사적 사실을 동화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을 주로 발표해온 작가는 이번에는 운석 충돌과 시간 여행이라는 특이한 소재로 재난적 상황에 직면한 인간들의 강한 의지와 생명력을 동화로 풀어내 보여주고 있다.
●운석 충돌로 형성된 〈초계적중들〉을 배경으로 한 동화
이 동화는 아빠와 함께 패러글라이딩을 하다가 수만 년 전 과거로 가서 시간 여행을 하게 되는 주인공 혜성의 이야기다. 경남 합천군에 있는 운석 충돌 분지 〈초계적중들〉을 배경으로 5만 년 전에 일어난 운석 충돌 사건을 재구성해 보여준다.
〈초계적중들(적중-초계분지라고도 함)〉은 동서 8km, 남북 5km 규모의 타원형 분지다. 이 분지가 운석 충돌로 생성되었다는 사실이 학계에서 인정된 것은 비교적 최근인 2020년이다. 오랜 세월 동안 운석 충돌을 주장해온 고(故) 임판규 선생의 연구가 비로소 빛을 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토지질연구본부 지질연구센터 연구팀은 2020년 1월 이 지역에서 시추코어조사를 실시했다. 이때 탄소 연대 측정을 한 결과 142m 깊이의 암석에서 소행성이나 혜성이 지구와 충돌할 때 발생하는 암석 구조와 광물 변형을 확인함으로써 운석 충돌의 근거를 찾게 되었다. 〈초계적중들〉이 5만 년 전에 발생한 운석 충돌구라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당시 최소 직경이 약 200m의 운석이 떨어졌으며 충돌 시 발생한 에너지는 1,400메가톤(MT)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전 세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된 운석 충돌구는 200여 개인데, 〈초계적중들〉은 중국 슈엔 운석 충돌구에 이어 동아시아 지역에서 2번째로 발굴된 것이라 한다.
이 정도 규모의 운석이 충돌했으면 한반도 남쪽은 초토화되고 생명체는 살아남지 못했을 텐데 당시 합천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운석 충돌로 공룡이 멸종했을 거라는 가설이 있을 정도이니 엄청난 재난을 겪지 않았을까. 작가의 상상력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주인공 혜성을 내세워서 당시 인류가 어떻게 운석 충돌이라는 재난을 이겨냈는지 추적하는 것이 이 동화를 쓰게 된 출발점이다.
●운석 충돌에 맞서는 인간들의 사투를 다룬 재난동화
패러글라이딩을 하다가 선사시대로 가서 ‘별이’라는 부캐릭터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된 주인공 혜성은 운석 충돌이라는 위기에 휩싸이게 된다. 거대한 충돌음과 함께 산불이 나고 온 세상에 연기와 먼지가 가득할 뿐 아니라 강력한 지진으로 산이 무너지고 천지가 뒤흔들리는 혼란 속에서 사람들은 거대한 자연의 힘에 맞서며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주인공 혜성(=별이)은 아빠로부터 〈초계적중들〉과 운석 충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서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 혼란의 원인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혜성은 운석 충돌 지역에서 벗어나고자 사람들을 이끌고 대이동을 시작한다. 운석 충돌 시 발생하는 산불과 지진, 하늘을 뒤덮는 검은 구름(암석 증기)과 먼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북쪽으로 멀리멀리 탈출해야만 한다. 암석 증기와 먼지는 햇빛을 차단해 한파를 몰고 오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 작가는 이러한 운석 충돌 상황을 생생하게 재현해 보여준다.
결국 주인공이 이끄는 부족들은 함경도 부근까지 피신해 새로운 터전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물론 이러한 재난 속에서 여러 사람들이 목숨을 잃기도 하지만 온갖 위기와 위험을 이겨내며 결국은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구게 되는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이겨내는 인간 삶의 용기와 지혜를 다시금 느끼게 한다.
현재도 수많은 운석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 물론 대부분은 공기 마찰로 불타 없어지지만 언제 다시 재난이 닥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주인공과 그 부족들의 생생한 분투를 담은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들이 거친 자연의 법칙을 이겨내며 살아온 인간의 삶을 이해하고 자연에 대한 흥미진진한 상상력을 펼쳐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