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진이는 왜 왕따가 되었을까? 왜 착한 성진이만 왕따인 걸까?”
“서영아, 날 도와주지 마. 너마저 왕따가 되어 버리면 안 돼.”
학교 폭력으로부터 자기를 지키는 방법으로 ‘침묵’을 택한 성진.
그리고 그런 성진을 바라보는 서영.
성진이를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대하려는 서영이 마저 왕따가 되려고 하자,
성진이 앞에 뽀글뽀글 소리를 내며 삼킨 말들의 집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이곳은 당신이 삼킨 말들의 집입니다.”
성진이는 여기서 어떤 말들을 마주하게 될까? 자기 자신과 서영이까지 모두 지켜낼 수 있을까?
1. “나 정서영은 모든 친구에게 공정하고 싶다.”
이유 없이, 없는 이유도 만들어서 성진이를 따돌리는 모습에 화가 나는 서영.
조금씩 행동해 보기로 한다.
서영이의 꿈은 프로파일러다. 프로파일러, 범죄 분석가는 모든 일에 ‘이유’를 찾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서영이가 ‘왜’ 그런지 찾을 수 없는 일이 하나 있다. 바로 성진이가 반에서 왕따를 당하는 것.
성진이는 3학년 때 중국에서 서영이네 학교로 전학을 왔다. 그래서 맞춤법을 틀리거나 선생님의 말을 잘 못 알아들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따돌려서는 안 된다. 성진이는 여러 소문을 몰고 다녔다. 놀이터에서 떨어진 아이스크림을 주워 먹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모든 소문의 시작은 ‘연수 유튜브’에서 시작되었다. 연수의 유튜브에는 성진이가 아이스크림 막대를 입으로 가져가는 영상이 있다고 했다.
서영이는 성진이에게 묻고 싶다. 괜찮은 건지.
서영이는 아이들에게도 묻고 싶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건지.
2. “나 김성진은 투명 인간이 아니다!”
학교 폭력으로부터 자기를 지키는 방법으로 침묵을 택한 성진.
그런 성진 앞에 부글부글 터질 듯 끓어오르는 ‘삼킨 말들의 집’이 나타난다.
‘우리 반 공식 왕따’는 성진이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다. 성진이는 한 번도 다른 아이들에게 괴롭히지 말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하고 싶은 말은 늘 삼키고, 웃어넘겼다. 그게 성진이가 택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서영이가 따듯한 눈길을 보내고부터, 재욱이가 함께 장난을 치면서부터, 성진이의 눈앞에 삼킨 말들의 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서영이가 성진이를 조별 과제에 초대하자, 성진이의 왕따를 주도했던 연수는 이제 서영이까지 왕따를 시키려고 한다. 그 모습을 본 성진이는 지금껏 감춰 왔던 진심을 마주하기로 한다. 그리고 삼킨 말들의 집으로 들어간다. 자리를 먼저 지켜야 서영이를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장난감이 아니야.”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는 김성진이 될 거다!”
삼켜 왔던 말을 외친 성진이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과연 성진이는 자기 자신과 서영이 둘 다 지켜낼 수 있을까?
3. 삼켜 둔 마음 끝에서 유괘하게, 그리고 단단하게 건네는
박혜선 x 김진화 작가의 이야기
《이곳은 삼킨 말들의 집입니다》는 《냥이 씨의 달콤한 식당》 등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온 작가 박혜선의 신작 동화이다. 학교 폭력이라는 현실적인 주제를 아이의 시선으로 담아낸 이 작품은, 상처받은 마음과 침묵의 무게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독자의 공감을 자아낸다.
이 작품은 침묵이라는 방어 기제 뒤에 숨어 있는 진짜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진심을 나눈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학교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관계의 균열, 무심한 말 한마디가 남긴 상처 등 현실적인 갈등을 다루면서도,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잃지 않는다.
김진화 작가의 그림은 주인공들의 내면과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인다. 자유분방하면서도 감정선을 세밀하게 포착한 일러스트는, 책의 정서적 무게를 부드럽게 감싸 준다.
《이곳은 삼킨 말들의 집입니다》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아이들의 ‘속마음’을 어루만지며, 진심을 말하는 용기와 서로를 이해하는 따뜻한 시선을 전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