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살아내고 있는가”
공감과 연대의 생명길을 새기는 문학적 성과
김살로메 소설집 『뜻밖의 카프카』 출간
2004년 『영남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살로메의 신작 소설집 『뜻밖의 카프카』가 출간되었다. 『라요하네의 우산』 이후 소설집으로는 두 번째 선보이는 이번 작품집에는 「헬리아데스 콤플렉스」, 「내 모자를 두고 왔다」, 「뜻밖의 카프카」, 「안개 기둥」, 「무거운 사과」 등 여덟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는 관계의 균열과 회복, 타인에게 닿으려는 인간의 무의식적 몸짓을 통해 “제대로 살아내고 있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문학평론가 이경재는 해설 「결정된 세계와 그 너머」에서 “김살로메의 소설은 공감과 연대의 생명길을 새긴다”고 평하며, 존재의 단독성과 윤리적 실천이 만나는 서사의 힘을 강조한다. 『뜻밖의 카프카』의 인물들은 상처를 품은 채 서로를 향해 걸어가며, 각자의 고립을 넘어서는 연결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영남일보 문학상과 천강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김살로메는 이번 소설집을 통해 인간 내면의 온기와 윤리, 그리고 뜻밖의 구원을 다시 한 번 증명해 보인다.
“제대로 살아내고 있는가.”
김살로메 소설집 『뜻밖의 카프카』는 이 물음 하나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복잡하게 얽힌 인간의 관계 속에서 무심히 지나치는 다정과, 그 다정이 어떻게 사람을 구원하는지를 천천히 탐색한다. 「헬리아데스 콤플렉스」, 「내 모자를 두고 왔다」, 「뜻밖의 카프카」, 「무거운 사과」 등 여덟 편의 단편에는 타인과의 연결을 꿈꾸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상처를 지닌 채로 누군가를 보듬고, 때로는 오해와 단절을 겪으며, 다시 서로의 세계로 걸어 들어간다.
문학평론가 이경재는 해설 「결정된 세계와 그 너머」에서 이 책을 “공감과 연대의 생명길을 아로새긴 소설집”이라 평했다. 그는 김살로메의 세계가 “단독성에 대한 철저한 인식과 그에 바탕한 삶의 이상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문학적 성과”라고 덧붙인다. 작가가 그려내는 인물들은 사회적 규범이나 도덕적 체계가 아니라, 자신 안의 선한 충동을 따라 움직인다. 타인을 향한 시선이 곧 자기 구원의 가능성이 된다는 점에서, 이 작품들은 연민이 아니라 책임의 문학으로 읽힌다. 『뜻밖의 카프카』의 인물들은 일상의 균열 속에서 인생을 배워간다.
서로의 상처를 알아보는 순간, 그들은 더 이상 고립된 존재가 아니다. 작가는 그것을 거창한 구원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누군가의 텀블러를 대신 찾아주는 손길, ‘모자’로 상징되는 예술혼 또는 문학 정신을 일깨우는 시선 같은 세밀한 장면들을 통해 인간다움의 온도를 복원한다. 일상의 언어로 써 내려간 그녀의 문장은 조용하지만, 그 여운은 깊고 오래간다.
김살로메는 2004년 『영남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라요하네의 우산』(세종우수도서 선정), 『미스 마플이 울던 새벽』, 『엄마의 뜰』 등을 통해 ‘인간과 인간 사이의 결’을 꾸준히 탐구해 왔다. 영남일보 문학상과 천강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그는 이번 소설집에서 한층 단단해진 시선으로 우리 시대의 윤리적 감각을 묻는다.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내 안을 변주하는 동안, 그 어떤 메시지도 의도하지 않았다. 다만 하나의 질문만 남았다. 제대로 살아내고 있는가.”
작가의 말 속 고백처럼, 『뜻밖의 카프카』는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독자가 스스로의 삶을 되묻도록 만드는 단정한 거울이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