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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쇼크

-삼성은 몰락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세상을 뒤흔들 것인가?!


  • ISBN-13
    979-11-7174-061-1 (03320)
  • 출판사 / 임프린트
    창해-다차원북스 / 도서출판 창해
  • 정가
    20,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11-14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이채윤
  • 번역
    -
  • 메인주제어
    경제전망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삼성 #삼성전자 #이채윤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53 * 224 mm, 376 Page

책소개

《삼성 쇼크》는 한국 자본주의의 거울이자, 끝나지 않은 제국의 드라마다.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이 시대, 삼성의 미래는 곧 한국 경제의 미래를 비추는 질문이다.

  삼성전자는 한국 경제의 심장이다. 

수출과 세수, 개인 투자자들의 자산까지 국가의 운명이 삼성과 맞물려 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삼성은 위기론의 한가운데 있었다. 

반도체 파운드리에서는 TSMC에 밀리고, HBM에서는 SK하이닉스의 뒤를 쫓았으며, 

MZ세대는 아이폰을 손에 쥐었다. 

‘삼성 쇼크’라는 단어는 몰락의 예고처럼 들렸다.

하지만 2024년 이후, 같은 단어는 전혀 다른 함의를 얻는다. 

테슬라와의 22조 원 규모 파운드리 계약, 애플의 이미지센서 공급 전환, 

퀄컴과의 협력 논의, 미국과 일본에 세운 대규모 투자 거점은 

위기를 반격으로 바꾸는 삼성의 집요한 서사를 보여준다. 

《삼성 쇼크》는 그 전환을 기록한 드라마다.

-〈프롤로그〉 중에서

 

■《삼성 쇼크》 ― 몰락과 부활 사이, 제국의 서사

 

▶ 책의 기획 의도

 

삼성전자는 단순한 글로벌 기업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경제의 심장이자, 한 나라의 산업 DNA를 상징하는 존재다. 수출과 세수, 국민연금과 개인 투자자들의 자산까지 대한민국의 경제 순환 구조는 삼성의 리듬과 함께 뛰고 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그 심장은 위기의 박동을 보였다. 파운드리에서는 TSMC에 밀리고, HBM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앞서나갔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MZ세대의 아이폰 사랑이 견고한 성벽이 되었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ESG 압박은 제국의 균열을 드러냈다. 언론과 시장은 이 현상을 ‘삼성 쇼크’라고 불렀다 — 마치 몰락의 서막처럼.

그러나 2024년 이후, 그 단어는 전혀 다른 의미로 뒤집힌다. ‘삼성 쇼크’는 이제 반전의 이름이 되었다. 테슬라와의 22조 원 규모의 AI 반도체 계약, 애플의 이미지센서 공급 전환, 퀄컴과의 차세대 칩 협력 논의, 미국 텍사스와 일본 요코하마에 세운 투자 거점까지. 삼성은 위기를 피하지 않았다. 대신 정면으로 부딪히며, 그것을 새로운 성장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삼성 쇼크》는 그 드라마틱한 전환의 기록이다. 

몰락의 문턱에서 다시 반등하는 거인의 서사, 기술과 철학, 리더십이 한 몸처럼 움직이며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거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은 삼성이 위기를 ‘혁신의 타이밍’으로 바꾸는 방식을 탐구하는 동시에, 한국 자본주의가 직면한 미래의 질문에 답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 책의 주요 내용

 

•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기술 전쟁

삼성의 심장은 여전히 반도체다. 3나노와 2나노 양산 경쟁, 첨단 패키징 기술의 주도권, AI 연산의 핵심인 HBM4 전쟁, 그리고 요코하마 반도체 연구소의 출범은 모두 그 심장의 박동을 상징한다. 이 책은 TSMC와의 기술 격차, 하이닉스의 HBM 우위 속에서도 삼성전자가 어떻게 다시 방향을 틀고 AI 메모리 생태계의 중심으로 복귀하려 하는가를 구체적 사례로 보여준다.

 

• AI · 6G · 로봇 · 전장 신사업

삼성의 다음 무대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초연결 인프라다. AI 반도체, 6G 통신,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를 통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현대차와의 전장 협력, 친환경 공조 시스템과 스마트싱스를 통한 Home AI 네트워크 확장까지. 기술의 경계가 사라진 세상에서 삼성은 하드웨어 제조업체를 넘어 삶의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 책은 그 대전환의 과정을 산업별로 추적하며, ‘기술 제국’에서 ‘지능형 제국’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생생히 기록한다.

 

 MZ세대와 브랜드 충성도 전쟁

아이폰은 더 이상 단순한 스마트폰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문화적 상징이자 세대의 정체성이다. 반면 삼성은 오랫동안 기술력으로만 승부했다. 이번에 펴낸《삼성 쇼크》는 이 세대 간 브랜드 감성의 전쟁을 다루며, 삼성전자가 어떻게 ‘갤럭시만의 언어’를 만들고 MZ세대와 알파세대를 ‘삼빠 세대’로 전환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기능의 차별화를 넘어, 감성과 스토리텔링으로 승부하려는 변화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 내부 균열과 ESG 압박

삼성은 오랜 기간 ‘무노조 경영’과 ‘효율적 통제’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 모델은 글로벌 스탠더드와의 충돌 속에서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백혈병 논란, ESG 경영 지수 하락, 내부 TF 중심 구조의 부작용, 노조의 공식 출범은 제국의 내부를 흔드는 균열로 나타났다. 그러나 삼성은 과거와 달리 이를 숨기지 않고, 집단지성 실험과 투명한 대화 채널을 통해 새로운 조직 문화를 모색하고 있다. 위기를 변화의 언어로 바꾸려는 시도, 그 과정이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담겼다.

 

• 이재용 리더십의 시험대

이 책은 또한 ‘이건희 정신의 계승과 탈피’라는 난제를 다룬다. 이재용 회장은 창업 3세 경영인으로서 ‘관리의 삼성’과 ‘혁신의 삼성’ 사이의 균형을 다시 짜야 했다. 글로벌 CEO들과의 네트워크,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의 줄타기, 오너십 리스크와 전문경영인 체제의 공존, 이 모든 것이 리더십의 시험대였다. 이번에 펴낸《삼성 쇼크》는 이재용이 어떻게 글로벌 무대에서 ‘조용한 협상가형 리더’로 변모했는지, 그리고 왜 그 전략이 지금의 삼성에 필요한지를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 미래를 향한 질주

이 책의 마지막 장은 미래를 묻는다. AI 반도체와 M7 동맹, 우주산업과 양자컴퓨팅, 지속가능 경영과 글로벌 동맹 네트워크. 그리고 “위대한 기업은 왜 몰락하는가”라는 질문. 삼성은 기술적 초격차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시대에 들어섰다. 《삼성 쇼크》는 그 한계를 직시하면서도, 제국이 다시 일어서는 순간의 조건을 차분히 분석한다.

 

목차

프롤로그 

삼성전자의 부활, 제2 전성기의 서막 

 

PART 1. 서막 

-제국의 빛과 그림자

 

01 삼성의 이름으로

02 제국의 영광과 첫 균열

03 “위기”라는 단어가 등장하다

04 이건희의 그림자와 이재용의 무대 

05 두 기둥의 흔들림

06 삼성 쇼크, 위기에서 반격으로

07 적진에 세운 성채 –요코하마 연구소

TIP|일론 머스크는 왜 삼성전자를 선택했을까?

 

 

PART 2. 반도체 전쟁의 심장부 

-미세공정의 끝에서 왕좌를 향해 

 

08 패키징 전쟁 -미세공정 이후의 최종 전장

09 턴키 서비스와 고객 종속의 논리

10 AI 반도체, 왕좌를 노리는 삼성

11 글로벌 장비·소재 동맹의 탄생

12 TSMC와의 정면 대결, 파운드리의 운명

13 HBM4 전쟁 -SK하이닉스와의 불편한 진실

TIP|HBM, 그 진화의 끝을 향한 여정 

14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귀환

TIP|삼성이 미국에서 얻으려는 진짜 위상 

 

 

PART 3. 초격차, 초연결 시스템과 철학 

-미래를 향한 기술과 철학의 베팅 

 

15 초격차, 이재용의 구호에서 전략으로

16 6G 패권, 퀀텀 점프의 기술 도박

17 갤럭시와 초연결 사회의 운명

18 AI폰, 갤럭시24의 반등과 한계

19 실시간 통역, 글로벌 표준을 향한 도전

20 CES 2025 -‘Home AI’의 서막

21 녹스와 보안, 초연결 시대의 방패막이

TIP|초격차·초연결, 삼성의 새로운 철학

 

 

PART 4.MZ세대, 아이폰의 성벽 

-소비자 세대와 브랜드 충성도의 전쟁 

 

22 MZ세대가 선택한 아이콘, 아이폰

23 고급화 전략, 갤럭시의 빛과 그림자

24 SNS 세대의 마케팅 전쟁

25 충성도 전쟁-아이폰 vs 갤럭시

26 ‘갤럭시만의 차별화’가 필요한 이유

27 알파세대, 미래 소비자를 향한 베팅

TIP|삼성과 젊은 세대의 거리감

 

 

PART 5. 신사업, 미지의 영토 

-제국의 확장과 미래 산업의 탐험

 

28 메드텍, 의료 혁신의 최전선

29 로봇, 공상과학을 현실로 만들다

30 전장 시장, 자동차를 삼키는 삼성

31 친환경 공조, 에너지 권력을 노리다

32 스마트싱스와 IoT 제국

33 Home AI , 집에서 사회로 확장되다

34 DX부문 A·B·C 전략 -AI·Bold Growth·Core Strength

TIP|신사업 개척, 제국의 확장 본능

 

 

PART 6. 글로벌 M&A의 파고 

-잃어버린 시간과 재도전의 길목 

 

35 위기를 덮는 M&A의 큰 그림

36 독일 공조기업 인수-ESG와 AI 인프라

37 미국·유럽 빅테크와의 전략적 제휴

38 망설임과 좌절, 가고 싶지만 못 간 길

39 M&A 자체가 비전이 된 애플과 구글

40 삼성이 놓쳐버린 기회들

41 하만 이후 플렉트까지 -광폭 행보의 귀환

TIP|M&A, 삼성의 잃어버린 시간과 재도전

 

 

PART 7. 라이벌, 애플과 중국 

-기술 · 문화 · 정치의 삼중 전쟁 

 

42 워런 버핏, 애플은 사고 삼성은 외면하다

43 애플의 길, 가격 전쟁에 묶인 삼성

44 삼성인의 새로운 길을 찾는 모색의 몸부림

45 중국 반도체 굴기와 ‘청두가오전’ 사건

46 기술 유출 스캔들, 삼성의 피로도

47 닫히는 세계화, 한국의 시련

48 엔비디아·애플·TSMC, 동맹의 역학 구도

TIP|기술만으로는 안 된다 –감성·문화 전쟁

 

 

PART 8. 내부의 균열 

-제국을 흔드는 조직의 그늘 

 

49 TF 체제, 협업을 무너뜨리다

50 미래전략실 부활론과 ‘관리의 삼성’

51 무노조 경영, 남겨진 어두운 유산

52 반도체 백혈병 논란, 기업의 그림자

53 글로벌 ESG 압박과 삼성의 답변

54 임직원 집단지성, 위기를 기회로?

55 노동조합의 귀환, 새로운 갈등의 시대

TIP|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의 전환

 

PART 9.이재용의 선택 

-계승과 탈피, 리더십의 시험대 

 

56 미국 출장, 퀄컴·메타와의 밀담

57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 줄타기의 기술

58 초격차를 위한 무한 베팅

59 ‘이건희 정신’ 계승 혹은 탈피

60 오너 리스크와 한국 경제의 불안

61 삼성 없는 대한민국을 상상할 수 있는가?

62 글로벌 CEO 네트워크, 선밸리에서 실리콘밸리까지

TIP|지배구조와 리스크 관리의 시험대

 

PART 10. 미래를 향한 질주 

-제국의 명운을 건 마지막 질문

 

63 AI와 반도체의 융합, 최후의 승부

64 우주와 양자, 삼성의 다음 꿈

65 지속가능 경영, 기업의 명운

66 “위대한 기업은 왜 몰락하는가?”라는 질문

67 삼성 쇼크, 한국 자본주의의 거울

68 엔드게임 -삼성의 미래는 있는가?

69 테슬라·애플 동맹 이후, 글로벌 질서 속의 삼성

70 주주가 묻는다-‘10년 뒤 삼성의 가치’

TIP|삼성 쇼크, 진정한 의미와 미래 질주

 

에필로그. 몰락과 부활 사이, 제국의 끝나지 않은 드라마

– 끝났다고 말할 수 없는 이야기, 여전히 진행 중인 제국의 서사

 

 

 

 

본문인용

삼성 제국의 기초는 언제나 두 개의 기둥 위에 세워져 있었다. 하나는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 다른 하나는 세계인의 손에 쥐어진 갤럭시 스마트폰이었다. 이 두 축이 동시에 돌아갈 때 삼성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거대한 제국이다. 반도체는 막대한 수익과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보장했고, 스마트폰은 브랜드 파워와 소비자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그러나 제국의 두 기둥은 시간이 흐르며 균열의 징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것은 외부 경쟁자의 압박과 내부의 구조적 피로가 겹쳐 만들어낸 균열이었다. 

*

패키징 전쟁은 단순히 기술 싸움이 아니었다. 그것은 동맹의 싸움이었다. 삼성은 일본 생태계와 손을 잡는 동시에 미국 기업들과도 협력해야 했다. 엔비디아, AMD, 인텔 같은 팹리스는 자신들의 칩이 삼성의 라인에서 안정적으로 묶이기를 원했고, 미국 정부는 이 과정에서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려 했다. 삼성은 보조금을 받아 미국 테일러에 파운드리와 함께 패키징 라인을 구축하며 TSMC와 정면 승부를 준비했다. 테슬라 계약이 보여주었듯, 고객은 단순히 칩 하나를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패키징까지 포함된 풀세트를 원했고, 그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었다. 

*

삼성의 제국 서사에서 패키징 전쟁은 그래서 운명적이었다. 과거 일본의 규제가 드러낸 상처 위에서, 삼성은 일본의 심장부를 연구 거점으로 삼았다. 적진에 세운 성채에서 시작된 반격은 이제 패키징이라는 마지막 전장에서 이어지고 있었다. 왕좌를 향한 싸움은 더 이상 공정 수치가 아니라, 칩을 얼마나 완벽하게 묶어내는가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었다. 그 전장에서 삼성은 패자의 언어가 아니라, 다시 승자의 언어를 준비하고 있었다. 

*

삼성의 강점은 여전히 규모였다. 평택과 화성에 이어 미국 테일러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갖춘 기업은 삼성뿐이었다. HBM4 수요가 폭발하는 순간, 공급량을 안정적으로 맞출 수 있는 기업은 결국 삼성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여전히 희망을 걸었다. 하이닉스가 기술에서 앞서간다면, 삼성은 물량과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로 대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불편한 진실은 사라지지 않았다. HBM3 세대에서 하이닉스가 거둔 승리는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였다. 고객 중심의 민첩한 전략,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담함, 그리고 AI 붐을 읽어낸 선견지명이 만들어낸 승리였다. 삼성은 이 교훈을 받아들여야 했다. 초격차는 기술의 우위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고객과의 신뢰, 속도, 과감한 결단이 함께해야 한다. 

*

삼성은 이 기술을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스마트폰의 미래를 여는 철학으로 포장했다. 초연결 사회에서 보안은 생존의 문제이고, 지연 없는 연결은 새로운 표준이었다. 서버 기반 AI가 개인정보 유출과 속도 지연이라는 구조적 약점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갤럭시24의 온디바이스 AI는 시대가 요구하는 해답처럼 보였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기대만큼 폭발적이지 않았다. 갤럭시24가 만들어낸 반등은 분명 존재했지만, 그것은 제한적이었다. 리뷰어들은 갤럭시 24의 기능을 호평하면서도, 여전히 아이폰이 문화적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기술적 혁신은 주목받았으나, 젊은 세대가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투영할 아이콘으로 갤럭시를 선택하기에는 부족했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속에서 아이폰의 카메라가 만들어내는 문화적 상징성은 여전히 강고했다. 갤럭 시24의 AI 기능이 놀랍다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했지만, 그것이 곧 ‘갤럭시를 사야 한다’는 명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

이재용의 메시지가 흥미로운 것은 그것이 과거의 삼성 철학과 미묘하게 다르다는 점이었다. 이건희의 시대는 품질 혁신과 신경영의 시대였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선언은 조직 내부를 흔들고, 시스템을 바꾸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구호였다. 그러나 이재용의 초격차·초연결은 조직 혁신의 언어가 아니라, 글로벌 생태계와 기술 철학을 아우르는 선언이었다. 내부의 변화를 넘어 외부의 질서를 재편하겠다는 야망이었다. 

물론 비판도 존재한다. 초격차라는 말은 기술적 과시로 들릴 수 있고, 초연결은 개인정보 침해와 통제 사회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하지만 삼성은 이를 신뢰라는 단어로 감싸안았다. 보안 없는 연결은 불안이지만, 녹스 같은 보안 체계로 보호되는 연결은 신뢰로 전환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초연결의 시대를 위협으로 보지 않고 기회로 전환하는 것, 그것이 삼성의 새로운 철학이었다. 

*

삼성이 내부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기술의 차별화’가 아니라 ‘경험의 차별화’였다. 소비자가 스펙 표를 읽는 시간보다 일상 속에서 갤럭시만의 경험을 체감하는 순간이 브랜드를 차별화한다는 믿음이었다. 그래서 삼성은 기능 하나를 개발할 때도 “이것이 사용자에게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줄 것인가?”를 질문했다. 폴더블의 접는 동작, S펜의 필기감, 온디바이스 AI의 즉각적 반응, 카메라의 감각적 결과물. 이 모두는 기술이 아니라 경험의 언어로 차별화를 구현한 사례였다. 

갤럭시만의 차별화는 이제 생존을 넘어 철학이 되었다. 추격이 아닌 독창성, 모방이 아닌 새로운 문법. 삼성의 미래는 이 철학을 얼마나 일관되게 밀어붙이고, 사용자들의 일상 속에 새로운 경험의 서사로 자리 잡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소비자는 기능을 나열하는 스펙보다, ‘갤럭시라서 가능한 것’을 기억한다. 

스마트폰 전쟁은 여전히 치열하지만, 차별화의 답은 숫자나 가격이 아니라 경험의 독창성에 있다. 갤럭시만의 차별화, 그것은 삼성의 사람들과 기술이 함께 짜내는 서사이며, 브랜드의 운명을 결정할 생존의 언어다. 

*

이재용은 이 전략을 두고 “친환경 기술은 곧 새로운 권력”이라고 말했다. 에너지를 낭비 없이 쓰는 기술, 효율을 극대화하는 시스템 은 단순히 비용 절감을 넘어 글로벌 질서에서 힘의 균형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였다. 이미 유럽연합은 탄소국경세 도입을 추진하며, 제품과 서비스의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따져 가격과 세금을 매기고 있었다. 이 흐름 속에서 에너지 효율을 무기로 가진 기업만 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삼성의 공조 사업은 단순히 신사업이 아니라, 글로벌 무대에서 삼성의 ESG 서사를 완성할 새로운 무기였다. 

*

삼성의 역사에서 가장 뼈아픈 장면들은 화려한 성공의 순간이 아니라, 주저하다 놓쳐버린 기회의 순간들이었다. 승부를 걸었다면 판을 바꿀 수도 있었던 무대에서, 머뭇거림과 내부 논리, 지나친 신중함은 언제나 대가를 요구했다. 그리고 그 대가는 단순한 손실이 아니라, 세계 기술 질서의 주도권이 다른 이들의 손에 넘어가는 결과로 이어졌다.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선택은 그 대표적인 사례였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삼성은 자체 운영체제 ‘바다(Bada)’를 키우려 했다.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를 읽고 안드로이드와 iOS의 양강 체제에 균열을 내보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전략은 완결되지 못했다. 내부적으로는 바다 OS를 밀어붙일 힘이 부족했고, 글로벌 개발자 생태계를 끌어들이지 못했다. 한때 삼성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세계 1위를 기록했지만, 그 위에 독자 생태계를 얹을 기회를 날려버린 순간이었다. 만약 삼성이 더 과감히 투자했다면, 지금의 모바일 세계지도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

한국의 시련은 삼성의 시련이었다. 그리고 삼성의 위기는 한국의 위기였다. 세계화가 닫히는 순간, 삼성이 느끼는 피로와 긴장은 곧 한국 사회 전체가 감내해야 하는 부담으로 변모했다. 삼성은 여전히 초격차를 향해 달리고 있지만, 이제 그 길은 칩 위의 전쟁터만 이 아니라, 세계 질서라는 거대한 체스판 위에서 펼쳐지고 있다. 

*

이재용은 그 무대에서 고독한 결정을 내린다. 초격차라는 이름의 무거운 유산을 이어가면서도,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글로벌 게임에 참여해야 한다. 그의 출장 하나하나는 단순한 일정표가 아 니라, 삼성의 미래 전략서이자 한국 경제의 운명표였다. 그리고 지금, 그의 발걸음은 또다시 미국을 향하고 있다. 발로 뛰며 제국을 설계하는 회장의 그림자가 세계의 중심을 가로지르고 있다. 

*

삼성의 흥망은 단순히 한 기업의 실적이 아니라 한국 자본주의 전체의 리트머스 시험지였다. TSMC와 하이닉스에게 밀리며 몰락을 걱정하던 순간에도, 반등의 불씨는 기술과 동맹 속에 살아 있었다. 위대한 기업은 무너지는 순간에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품는다. 그리고 지금, ‘삼성 쇼크’는 위기의 상징에서 부활의 아이콘으로 바뀌며 한국 자본주의의 아이러니한 거울로 서 있다. 

*

분명한 것은, 삼성의 이야기는 끝났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제국은 여전히 무대 위에 서 있고, 전 세계가 그다음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삼성의 이름은 이제 하나의 기업을 넘어, 한국 자본주의의 거울이며, 글로벌 자본의 시험대이자, 미래 산업의 전장 그 자체다. 

몰락과 부활 사이, 그 끝나지 않은 드라마가 던지는 질문은 단 하나다. 제국은 다음 장면에서 어떤 얼굴로 다시 등장할 것인가? 그리고 그 얼굴은, 단지 삼성의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의 운명을 비출 거대한 스크린일 것이다. 

 

서평

▶ 책의 메시지

 

《삼성 쇼크》는 위기를 다루는 책이 아니다. 위기를 통해 제국이 어떻게 다시 자신을 재정의하는가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의 서사는 몰락과 부활의 반복 속에서 끊임없이 재생되는 삼성의 생명력을 기록한다. 위기 속에서 삼성은 언제나 새로운 언어를 창조해왔다 — 초격차, 초연결, 초지능. 그것은 단지 마케팅 슬로건이 아니라,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생존의 문법이었다.

오늘날 삼성은 더 이상 ‘한국의 기업’으로만 불리지 않는다. 그것은 이제 세계 자본주의의 시험무대이자, 기술과 정치, 문화와 세대가 교차하는 지구적 실험장이다. 《삼성 쇼크》는 그 거대한 무대 위에서 한국의 한 기업이 어떻게 제국의 신화를 다시 쓰려 하는지, 그리고 그 싸움이 우리 사회 전체에 어떤 파문을 남기는지를 기록한 책이다.

 

• 이 책은 위기를 직시할 용기와 부활을 설계하는 지혜를 함께 제시한다.

 

• “삼성 없는 한국은 상상할 수 없지만, 삼성의 미래 또한 여전히 물음표다.”

 

• 몰락과 부활 사이, 제국의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다 — 그것이 《삼성 쇼크》다.

 

이번에 《삼성 쇼크》을 펴낸 이채윤 작가는 자타가 공인하는 ‘삼성 전문가’이다. 2004년 《삼성처럼 경영하라》를 펴내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이후 《삼성경영 100문 100답》 《삼성家 사람들 이야기》 《삼성전자 3.0 이야기》 등의 20년 이상을 삼성 관련 책들을 지속적으로 펴냈다. 최근에는 MBN TV 〈불멸의 라이벌 2회 - 한국 경제사 대표 라이벌 이병철 vs 구인회〉 편에 패널로 출연하기도 했다.

 

 

저자소개

저자 : 이채윤
지은이 _ 이채윤(李彩潤)


이 책의 지은이 이채윤 작가는 시, 소설, 역사, 신화, 종교, 경제, 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전방위 작가다.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시(詩)가 <문학과 창작>에 소설(小說)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시민문학사의 주간과 인터넷서점 BOOK365의 CEO를 역임했다. 2017년에 한국시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는 《삼성처럼 경영하라》 《삼성경영 100문 100답》 《삼성家 사람들 이야기》 《삼성전자 3.0 이야기》 《현대家 사람들》 《한국기업을 살리는 9인의 경영학》 《위대한 경영자들의 결단》 등 기업과 경영에 관한 책들이 있다.
최근에는 《인생 총량의 법칙 100문 100답》 《파이프라인》 《트럼프 2.0 시대와 스트롱맨들》 《이재명의 서재》를 펴냈다. 그 밖에 《노무현의 서재》 《안철수의 서재》 《K-방산 스토리》 《고양이도 이해하는 니체》 《초역 소크라테스의 말》 《초역 아리스토텔레스의 말》, 《부자의 서(書)》 《다시 읽는 록펠러》 등이 있고, 장편소설로는 《대조선》 《주몽》 《대조영》 《기황후》 등이 있다.

* 저자 연락처 : book36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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