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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자의 기쁨 그 두 번째 이야기


  • ISBN-13
    979-11-88434-95-4 (03800)
  • 출판사 / 임프린트
    마인드큐브 / 마인드큐브
  • 정가
    25,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10-2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박성기
  • 번역
    -
  • 메인주제어
    탐험: 교양도서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탐험: 교양도서 #나태주추천 #정희성추천 #강석우추천 #여행 #길 #걷는자 #자유여행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52 * 215 mm, 328 Page

책소개

▷ 책 소개  

봄, 여름, 가을, 겨울, 눈이 시리게 아름다운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른 빛깔 명품 길로의 초대 !

 

“무릇 예술이나 사상, 학문, 역사, 철학은 길 위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길과 함께 인간이고 인생입니다.” 

-‘나태주 시인의 추천사’중에서

 

25년 동안 우리 산하의 아름다운 길을 걷고 느끼고 사유해 온 자유여행가 박성기가 가려 뽑은 30곳의 한국 명품 길에 관한 영혼의 여정을 담은 《걷는 자의 기쁨 그 두 번째 이야기》가 도서출판 마인드큐브에서 출간되었다.

《걷는 자의 기쁨 그 두 번째 이야기》에는 5년 전 저자가 운명 같은 남한강 걷기로 진정한 자유인의 길을 걸었던 ‘걷기의 명상집’ 《걷는 자의 기쁨》을 내놓은 지 5년 만에 더 깊어지고 넓어진 길 걷기의 사유가 저자 특유의 날 것으로서의 에스프리 넘치는 여행 산문으로 잘 빚어져 있다. 저자는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까지 1년 365일을 두 발로 뚜벅뚜벅 거닐며 이 땅의 산길, 바닷길, 섬길, 숲길, 강길, 고갯길에 관한 진면목을 연필로 꾹꾹 눌러써 오고 있다.  

 

저자는 25년여의 길에서의 경험과 사유의 순간들을 현장의 찰나의 시선으로 옮겨내며 걷는 자의 기쁨으로 승화시켜 한 편의 시가 되고, 유장한 역사의 굴곡진 이야기가 되어 자연에서의 최고의 순간들을 구도자의 기록처럼 촘촘히 엮어내고 있다.

아름다운 우리 길에 관한 지극한 애정은 저자가 한 발 한 발 내딛은 그 험한 산길과 울울창창한 숲길, 근현대사의 아픔과 희열을 담은 역사의 길로 저마다의 빛깔을 달리하며 ’길 명상 에세이‘로서의 독특한 내면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하고 있다.

《걷는 자의 기쁨 그 두 번째 이야기》에는 저자의 전작인 《걷는 자의 기쁨》의 매혹과 낯섦의 공간에 시간의 숙성과 경험의 사유가 더해져 길의 철학과 역사의 깊이마저 느끼게 잘 벼린 한 편의 길 로드 로망으로 독자들을 매혹하게 한다.

이렇게 숙성과 구도의 시간을 거쳐 쌓여진 저자의 길 여행 바운더리에는 저자가 걸어간 길 만큼이나 다양하고 이채로운 길의 이야기로 이어지며 독자들을 낯설지만 흥미진진한 매혹의 서사로 안내하고 있다. 때로는 수양과 구도의 길— 신안 1004섬 노둣길, 지리산 도솔암·실상사·삼불사 등-- --로 삶의 방향을 제시하다가, 자연의 절창— 강원 태백 함백산, 대관령 눈꽃마을길, 소백산 자락길, 인제군 수산리 자작나무숲--으로 아름다운 풍경의 프레임을 독자들에게 제공하고. 때로는 지나간 근현대사의 아픈 역사길— 전주 승암산, 전주 향교 심춘순례길, 부산 영도다리, 흰여울마을, 강화 호국돈대길, 강원 철원 노동당사, 도피안사--과 도도히 아로새겨진 옛사람들의 정신의 세계—거창 선비문화유적, 김천 수도암 인현왕후길, 논산 명재고택, 담양 명옥헌 원림 등--로 역사의 뒤안길을 서성이게도 한다.

저간의 걷기 열풍과 길문화 답사의 정수精髓들을 모아 우리 곁에 슬며시 내놓은 저자의 이 책은 독자들에게 우리가 정말 사랑하고 애틋하게 느껴야 할 아름다운 우리 길을 제대로 읽고 보고 느낄 수 있도록 1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정리해 총 30곳을 선사하고 있다. 순수한 자유여행가이자 도보여행자로서의 사유와 경험을 그대로 녹여내 자연의 찰나의 흐름속에서 제철 그 자리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길과 풍경, 자연의 절창을 담아낸 저자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250여 장의 가슴 시린 사진들은 길 위의 매혹을 더욱 진하게 가슴속에 새길 수 있도록 한 여행에세이의 진면목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그때 그 자리로 떠나고 싶고, 느끼고 싶고, 머물고 싶은 매혹적인 길여행의 내비게이션을 충분히 장착할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 리뷰  

걷고 느끼고 사유하며 온몸으로 써내려간

서른 빛깔 아름다운 우리 길 에세이

 

● 365일 대한민국 명품길에서 빚어낸 아름다운 우리 길에 대한 매혹적인 사유와 성찰 에세이!

“길은 고요 속에 잠겼다. 하얀 눈발이 숲을 덮고, 발자국만이 존재를 증명했다. 살을 에며 옷깃을 파고드는 차가움은 날카로웠으나 마음은 오히려 맑아졌다. 잎을 모두 내려놓은 나목은 다시 돌아올 봄을 준비했다. 모든 것이 멈춰 있는 듯 보였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생명을 맞이하기 위한 부단한 움직임이 있었다.”

- 머리말 중에서

 

《걷는 자의 기쁨 그 두 번째 이야기》의 길들은 저자가 몸으로 밀어붙인 365일의 자연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담아낸 길들이 일목요연하게 독자들을 걷기 여행의 길로 안내하고 있다. 저자가 이 책에 담은 서른 빛깔 우리 길의 표정들은 저마다 딱 그만큼의 여백과 찰나의 아름다움으로 순수한 제 길을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1월엔 눈보라 속으로 걸어 들어간 태백 함백산이 있고 대관령 눈꽃마을길이 있으며 2월엔 온통 시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강화도 마니산이며 대청호 오백리길이 소개된다. 저자의 걸으면서 느낀 마음의 무늬는 곧 3월이면 초록빛 솔숲으로 여울진 전주 심춘순례길이며 부산 영도다리와 흰여울마을에 머문다. 또한 5, 6월이면 자연의 향기에 취해 길 위로 발길을 디디며 거창 선비문화유적을 답사하고, 바람따라 철쭉길을 걷는 소백산 자락길로 나아간다.

가을이면 아름다운 물감 같은 가을을 만끽하며 수산리 자작나무숲을 걷고 영암 월출산을 산행한다. 그리고 계절의 막바지에 이르러 쓸쓸한 자연의 적요가 흐르는 선운사와 여강, 임진강 적벽길을 걸으며 혼자만의 외롭고 높고 쓸쓸한 마음의 오지를 순례하듯 한 발 한 발 디딘 기록을 한 권에 담아 책 속에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새겨놓고 있다.

 

●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절정을 음미하는 걷는 자의 목소리

“바람은 사정없이 나를 휘갈겼다. 두 겹으로 눈만 내놓고 얼굴을 감쌌는데도 얼굴도 시리고 손도 감각이 무뎌진다. 많이 춥지만, 행복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이곳에서 계속 머물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1. ‘바람의 길목에서 마주한 눈꽃마을길, 대관령 눈꽃마을길’ 중에서

 

길은 철저히 도보여행가의 눈과 마음으로 부여잡은 현장의 가슴 뛰는 언어로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 진득하게 묻어나오는 땀내와 가슴 벅찬 길의 현장의 직설들이 때로는 투박하게, 가끔은 미끈한 말투가 돼서 길 여행자의 육성으로 툭툭 던져져 나온다. 그래서 걸으면서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함백산의 눈꽃이, 가슴까지 시원하게 파고드는 자작나무숲의 비상(飛翔)이 독자들 폐부로 스며들 듯이 현장의 길의 풍광을 여행자의 언어로 쏟아내고 있다. 저자가 길어 올린 매혹의 길 풍광은 이십오 년을 걷고 또 걸으며 가려 뽑은 계절의 백미로 선정할 만한 명품길 여정이다. 저자는 사계절 두서없이 찾고 또 찾은 그 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때를 기억할 만한 길을 책 안에 정성스레 담아 놓았다. 그래서 봄이면 전주 모악산, 신안 1004섬 노둣길, 청풍호, 얼음골을 두 발로 걸으며 진면목만 담았고 여름이면 강원 동해 무릉계곡, 두타산, 태백 두문동재~피재, 논산 명재고택, 영양 죽파리 자작나무숲의 진한 녹색세상을 담았다. 또한 가을 길엔 영암 월출산, 파주 감악산, 인제군 수산리 자작나뭏숲, 강화 호국돈대길, 고창 선운사의 가을빛 물감을 지면에 그려놓는다. 그리고 겨울 길엔 여주 남한강, 여강, 임진강 적벽길, 대전 계족산성의 쓸쓸한 적요의 현장을 책 속에 담아놓는다.

이처럼 저자가 최소한 세 번 이상 걸었던 계절의 백미로 탄생한 이 땅의 구석구석 오지 소울로드에는 걷는 자만이 맞이할 수 있는 저만의 자유와 풍광,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더없이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책 행간에 올올이 펼쳐져 있다.

 

● 걷는 자의 사유에서 건져 올린 대한민국 명품 길, 자연 사진들 

“걷는 내내 지리산의 웅장한 능선과 천왕봉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한없이 작은 나와 대자연의 숭고함이 대비되며 

나를 괴롭히던 근심을 하나씩 덜어냈다.”

  1. ‘마음의 때를 씻는 칠암자 순례길을 걷다, 지리산 도솔암, 실상사, 삼불사 답사길’ 중에서

 

글이 내면의 세계의 표현이라면, 사진은 직관의 풍경을 표현하는 효과적인 도구이리라. 그런 의미에서 ‘걷기의 사유’를 보다 깊고 진한 울림으로 표현해주는 건 바로 그곳에서 찍은 길 사진들이다. 자연과 인간을 주제로 한 저자의 묵직한 울림을 주는 250여 컷의 사진들이 길을 걷고, 느끼고, 사유하며 체험했을 저자의 아픔과 고통, 환희와 생명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 숨 쉬며 가슴 저 밑에서부터 치고 올라오는 뜨거운 감동을 전해준다.

땀으로 쌓은 영혼의 풍경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저자의 다채로운 길의 모습은 읽는 여행서에서 보는 여행서로 사유의 깊이를 한 뼘 더 확장시키고 있다. 특히 1월의 함백산 눈꽃과 눈 쌓인 주목의 풍광, 2월의 대청호 전경, 3월의 한탄강 얼음벽 직소폭포, 4월의 신안 1004섬 노둣길 12사도 집, 6월의 소백산 연화봉 전경, 7월의 무릉계곡 베틀바위와 두문동재에서 본 태백산 전경, 8월 담양 명옥헌 원림, 논산 명재고택 전경과 장독대, 경북 영양 죽파리 자작나무숲 전경, 10월의 수산천 단풍과 순백의 자작나무숲, 11월의 고창 선운사 동백꽃, 여강 홍원창 터에서 바라본 자산, 12월의 임진강 주상절리 사진은 그 자체로 우리 산하의 아름다운 자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감동을 선사한다.

목차

▷ 목차

□ 추천사 길과 함깨 인간이고 인생입니다 004  

□ 머리말 걸음이 머문 자리에서 005

 

1월 너는 눈보라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은빛 설산속으로 천년의 시간을 걷다 - 강원 태백 함백산 산행 018

바람의 길목에서 마주한 눈꽃마을길 - 대관령 눈꽃마을길 027

쨍한 겨울속 얼음 강을 걷다 - 철원 한탄강 물윗길 트래킹 034

 

2월 아름다운 길이 온통 시가 될까 봐

겨울의 끝자락에서 봄길을 걷다 - 강화도 마니산 트래킹 046

한강의 산등성을 디디다 - 남산~매봉산~서울숲 산행 054

물 반 바람 반, 호반 낭만길을 걷다 - 대청호 오백리길 4코스 062

 

3월 내 안에 숨 쉬는 초록빛 솔숲을 걷다

움트는 봄기운 즈려밟는 남도길 - 전주 승암산, 전주 향교 심춘순례길 072

봄빛따라 학이 머물던 길의 끝을 걷다 - 경기 구리 평해길 9코스 082

모악산에 봄이 내리다 - 전북 전주 모악산 산행 090

 

4월 그 길이 나를 살아 있게 하고

굳세게 지켜온‘모두의 고향’을 걷다 - 부산 영도다리, 태종대, 흰여울마을 트래킹 100 

천사의 섬에서 생(生)의 길을 걷다 - 신안 1004섬 노둣길 트래킹 107

 

5월 자연의 향기에 취해 길 위로 발길을 디디며

선비의 자취를 따라가다 - 경남 거창 선비문화유적 답사길 124

마음의 때를 씻는 칠암자 순례길을 걷다 - 지리산 도솔암, 실상사, 삼불사 답사길 141

봄날의 청풍호숫길을 걷다 - 청풍호 주변 정방사~만당암~얼음골 트래킹 152

 

6월 다시 산을 지우고 흐르는 물소리

구수천,천년의 옛길을 걷다 - 경북 상주 구수천 팔탄 트래킹 162 

철쭉, 야생화, 바람따라 걷는 심산유곡길 - 소백산 자락길 산행 169

 

7월 신성한 숲에서 보낸 한철

무릉계곡에서 장엄한 산하를 품다 - 강원 동해 무릉계곡, 두타산 산행 180

태백의 등을 걷다  - 강원 태백 두문동재~피재 트래킹  194

 

8월 꼬불꼬불한 길, 마음의 명암

왕비의 길과 선비의 길에 서다 - 김천 수도암 인현왕후길, 성주군 무흘구곡 답사 204

화무백일홍(花無百日紅)의 세계를 걷다 - 논산 명재고택과 담양 명옥헌 원림 답사 213

순백의 세상, 자작나무숲을 걷다 - 경북 영양 죽파리 자작나무숲 225

 

9월 어떤 아름다움을 건너는 방법

호남의 금강산을 걷다 - 전남 영암 월출산 산행 236

경기의 비경을 감춘 숲길을 걷다 - 경기 파주 감악산 둘레길 산행 249

 

10월 이 아름다운 물감 같은 가을에

가을의 문턱에서 자작나무숲을 걷다 - 인제군 수산리 자작나무숲 산행 260 

염하강을 끼고 걷는 호국의 길 - 강화 호국돈대길 트래킹 268

상처위에 피어난 평화의 길 위에서 - 철원 노동당사, 소이산 생태숲, 도피안사 트래킹 280

 

11월 마음의 오지에서 길을 묻다

가을은 선운사에서 붉게 타오르다 - 전북 고창 선운사 답사 290

겨울 강을 따라 걷는 기억 - 경기 여주 남한강, 여강 트래킹 298

 

12월 이 넉넉한 쓸쓸함을 걷는다는 건

임진강 적벽길을 걷다 - 경기 연천 평화누리길 11코스 트래킹 308

백제의 성을 걸으며 역사의 길을 헤아리다 - 대전 계족산성 일대 트래킹 318

본문인용

▷ 책 속으로

 

무릇 예술이나 사상, 학문, 역사, 철학은 길 위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길과 함께 인간이고 인생입니다. 탐험이니 발견은 더 말할 것도 없는 일입니다. 여기, ‘걷는 기쁨’의 저자 박성기 선생이 두 번째 ‘걷는 기쁨’을 낸다고 합니다. 분명 그 안엔 낭만이 있고, 설렘이 있고, 발견이 있고… 또 무엇이 있을까요? 그렇지요. 그분의 뜨거운 세상 사랑의 숨결이 있을 것입니다

- ‘나태주 시인 추천사’ 중에서

 

걷는 동안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산골 마을의 노인이 건넨 따뜻한 미소와 수박 한 조각, 걷는 모습만으로도 생기가 넘쳤던 젊은 여행자의 눈빛, 한적한 시골 장터에서 나누었던 짧은 대화와 향긋한 국밥 한 그릇까지…. 함께 걸으며 만나고 헤어졌던 스쳐간 인연들이 나의 여정을 빛내주었고, 때론 지친 마음을 다독여 주었다.

- ‘머리말’ 중에서

 

눈길에 내려앉은 박명(薄明)은 숨을 죽인 호수처럼 잔잔했다. 새벽 여섯 시, 발목을 파고드는 눈의 속삭임 속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눈을 밟을 때마다 느껴지는 막 쌓인 눈의 부드러움에 몸은 더욱 깃 털처럼 가벼워진다. 나무들은 무거운 눈을 얹어 지붕을 이룬 채 부러질 듯 휘었다. 걷다가 스치는 기척마다 소리를 내며 흰 숨결을 쏟아냈다.

- ‘은빛 설산 속으로 천년의 시간을 걷다, 강원 태백 함백산 산행’ 중에서

 

날카로운 것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도 잠시, 추위를 느낄 겨를도 없이 펼쳐진 길에 빠져들었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풍차를 품은 넓은 언덕, 바람에 고개를 숙이는 풀들의 조화가 아름다웠기 때문 이다. 산을 타 넘은 바람은 풍차의 바람개비를 돌리고…

- ‘바람의 길목에서 마주한 눈꽃마을길, 대관령 눈꽃마을길’ 중에서

 

강바람이 차서 옷깃을 여미고는 서울숲을 향해 계속 강변을 타고 걷는다. 물가로 잔뜩 수염을 단 갈대는 강바람에 하늘거린다. 바싹 마른 수변의 갈색 풀은 곧 봄의 색으로 갈아입을 채비다. 해는 미세먼지에 쌓여 서쪽으로 기울었다. 강바람에 이는 물결은 빛을 잃은 햇빛이 반사되어 한강을 더 쓸쓸하게 만들고 있다. 

- ‘한강의 산등성을 디디다, 남산~매봉산~서울숲 산행’ 중에서

 

천사섬(신안) 12사도 순례길은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에 있는 작은 사도의 집을 따라 노둣길을 건너며 걷는 순례길이다. 밀물에 물이 차면 잠시 쉬고, 썰물이 되면 다시 길을 걷는 자연 친화적이고 힐링을 얻는 길이다. 사도들의 집은 12명의 유명 건축가가 사도의 상징으로 독특하게 건축하였다.

- ‘천사의 섬에서 생(生)의 길을 걷다, 신안 1004섬 노둣길 트래킹’ 중에서

 

월성천을 따라 흘러 내려온 위천은 거세게 바위를 때리며 하얀 포말(泡沫)을 뿜어냈다. 상류의 공기와 산하의 모습을 기억하고 흘러온 물은 나의 기억까지 간직하고서 저 바위에 거칠게 부딪히고 어우러져 저 아래로 흘러 대해로 흘러갈 것이다. 제행무상, 공수래공수거인가….

- ‘선비의 자취를 따라가다, 경남 거창 선비문화유적 답사길’ 중에서

 

걷는 내내 지리산의 웅장한 능선과 천왕봉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한없이 작은 나와 대자연의 숭고함이 대비되며 나를 괴롭히던 근심을 하나씩 덜어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즈음해서 걸은 칠암자 순례길은 나를 채우는 길이며, 동시에 나를 내려놓는 길이었다. 

- ‘마음의 때를 씻는 칠암자 순례길을 걷다, 지리산 도솔암, 실상사, 삼불사 답사길’ 중에서

 

철쭉의 개화 시기에 맞춰 황매산에서 시작하여, 바래봉을 지나 소백산까지 철쭉을 따라 걸었다. 황매산에서 봤던 철쭉의 물결이 가장 화려했고, 지리산 바래봉을 지나 소백에 와서는 해걸이를 하는 바람에 화려한 철쭉을 보지 못했지만, 연분홍의 쩔쭉을 만났다. 덤으로 생각지 않았던 소백산 야생화를 볼 수 있어 아주 귀한 시간이었다. 

- ‘철쭉, 야생화, 바람따라 걷는 심산유곡길, 소백산 자락길 산행’ 중에서

 

계단을 한 계단 한 계단 오를 때마다 발걸음에 힘이 더 들어가고 마음이 전망대에 가 있어 발걸음이 빨라진다. 전망대 앞을 가리는 큰 바위 뒤로 화려한 베틀바위가 눈을 사로잡는다. 연달아 뾰족뾰족하게 송곳처럼 솟아 있는 바위 위에 내 발끝이 서 있는 것 같아 간담이 서늘해진다. 

- ‘무릉계곡에서 장엄한 산하를 품다, 강원 동해 무릉계곡, 두타산 산행’ 중에서

 

옥류동(玉流洞)은 만월담에서 2.8km 옥동천을 따라가다 대가천과 합류하는 지점에 있다. 대가천을 흐르는 맑은 물과 너럭바위들, 솔숲이 우거진 계곡이 홀로 우뚝 솟은 옥류정 정자와 어우러져 아 름다운 풍광을 자아낸다. 이렇게 김천은 무흘구곡을 6곡에서 9곡까지 품고 5곡부터는 성주로 넘겨준다.

  1. ‘왕비의 길과 선비의 길에 서다, 김천 수도암 인현왕후길, 성주군 무흘구곡 답사’ 중에서

 

하얀 세상으로 만든 자작나무를 바라보며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백두산 이도백하에서 백두산을 가는 여정이 생각난다. 가도 가도 끝없이 펼쳐진 자작나무숲을 걷고 싶은 그리움은 죽파리 자작나무 숲 이곳에서 비로소 해소하게 되었다. 

- ‘순백의 세상, 자작나무숲을 걷다, 경북 영양 죽파리 자작나무숲’ 중에서

 

성급한 몇몇은 벌써 붉게 타올라, 곧 다가올 가을의 정수를 앞서 전한다. 인가 드문 산길 옆으로 는 수산천이 유리알처럼 맑은 물살을 흐르며 동행한다. 그 위로 가볍게 내려앉은 낙엽 하나, 빙글빙글 돌며 흐름을 따르는 모습은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한 폭의 수채화 같다.

- ‘가을의 문턱에서 자작나무숲을 걷다, 인제군 수산리 자작나무숲 산행’ 중에서

 

개화기 병인양요(丙寅洋擾, 1866년)와 신미양요(辛未洋擾, 1871년)는 처절한 전투를 통해 조선에 수많은 전사자가 발생하게 했다. 치열한 싸움이었지만 화력의 부족으로 일방적으로 당하였던 슬픈 역사의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총 소리 포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듯하다. 포의 사거리가 미국군의 사거리와는 비교가 안 되게 짧아 어재연(魚在淵) 장군이 이끄는 광성보와 돈대의 수비군이 전몰했다

- ‘염하강을 끼고 걷는 호국의 길, 강화 호국돈대길 트래킹’ 중에서

 

도솔천을 따라 느런한 나무 가득한 단풍에 물색도 붉게 물들었다. 수많은 추객(秋客)들은 단풍에 취해 여러 포즈로 구애를 하나 단풍보다 예쁘지 않다. 가을은 이렇게 선운산을 물들였고 세상을 형형색색 물들여 갔다. 

- ‘가을은 선운사에서 붉게 타오르다, 전북 고창 선운사 답사’ 중에서

 

  1. 새물머리 백조길을 지나 신선대 오르는 길로 접어들었다. 아직 눈이 녹지 않은 산길이다. 낙엽은 길을 가득히 덮었고, 낙엽 위로 눈이 살짝 얹혀 있어 운치는 있지만 넘어질까 봐 조심스럽다. 낙엽 의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나도 따라 노래를 부르고 있다. 길을 걷다가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다. 그때는 내가 길과 동화되는 시간이다. 오늘이 그렇다. 나무 사이로 비치는 남겨울 강을 따라 걷는 기억.
  2. ‘겨울 강을 따라 걷는 기억, 경기 여주 남한강, 여강 트래킹’ 중에서

 

수많은 이야기를 간직한 임진강은 북한 땅 함경남도 마식령에서 시작하여 동서를 가로지르며 내려온 강 수면은 잔잔히 넘실대며 어지러운 은빛으로 반짝이며 재잘거린다. 사연 깊은 이야기를 품은 강은 육백 리를 달려와 제 이야기를 듣느라 반질해진 돌들을 토해내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 ‘임진강 적벽길을 걷다, 경기 연천 평화누리길 11코스 트래킹’ 중에서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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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애당초 서 있는 짐승이었고 걷는 동물이었습니다. 서 있을 수 있고 걸을 수 있는 것부터 축복이고 기쁨이고 고마움입니다. 사람이 걷는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뜻이고 어딘가를 간다는 뜻이고 무엇인가를 열심히 한다는 뜻입니다. 그야말로 생명 현상 그 자체이지요. 태초부터 인간은 길을 걸으면서 무언가를 보았고, 들었고, 그리고 생각했고, 새로운 세상을 꿈꿨습니다. 무릇 예술이나 사상, 학문, 역사, 철학은 길 위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길과 함께 인간이고 인생입니다. 탐험이니 발견은 더 말할 것도 없는 일입니다. 여기, ‘걷는 기쁨’의 저자 박성기 선생이 두 번째 ‘걷는 기쁨’을 낸다고 합니다. 분명 그 안엔 낭만이 있고, 설렘이 있고, 발견이 있고… 또 무엇이 있을까요? 그렇지요. 그분의 뜨거운 세상 사랑의 숨결이 있을 것입니다. 사는 일이 찌뿌둥하고 인생이 부질없다 싶으면 이 책을 읽으면서 소소한 삶의 기쁨을 통해 커다란 생명의 강물을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 자신 그래 보려고 합니다. 

_ 나태주(시인)

 

걷고 또 걸어 길 위에서, 산과 들에서 도가 트인다면 그 으뜸 자리는 박성기 작가 몫이다. 

- 정희성(시인, 미당시문학관 사무국장)

 

키 높이의 시선을 가진 사람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응시하고 있는 그가 바라본 세상은 어떤 세상일지 자못 궁금하다.  

_ 이용범(작가) 

 

저자소개

저자 : 박성기
자유(도보)여행가.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동국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일상에 쫓겨 바삐 살다가 어느 순간 길이 눈에 들어왔다. 그 길이 궁금해져서 주말이 되면 늘 배낭과 카메라를 메고 우리나라 곳곳을 누비며 걷고 있다. 길을 걷다가 만나는 사람들의 인연이 소중하다. 길 위에서 누구를 만날지, 어떤 길이 펼쳐질 지 많은 기대와 소망을 안고 길을 나선다. 이십오 년을 한국의 아름다운 길들을 두루 찾아 걸었고, 일 년에 두세 차례 해외로 나가 세계의 아름다운 길들을 만났다. 지은 책으로 《걷는 자의 기쁨》 마인드큐브 刊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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