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는다며, 오랫동안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살아왔다.
반성이 과거의 잘못으로부터 교훈을 얻고 앞으론 그러지 않겠다는 미래지향적 생각이라면, 후회는 그저 가슴만 치다 마는 과거 집착적 태도라 여겨져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지내왔다.
그렇게 대차게 마음먹고 살았는데도 이제 와 생각하니 후회되는 일이 너무 많다.
- ‘프롤로그’ 중에서
한국인의 평균수명 85세는 바꿔 말해서 7만 5천 시간이다.
그 정도가 내 인생에서 가질 수 있는 시간일 것이다.
나의 2시간짜리 영화 한 편을 극장에서 1,000만 명이 봤다면 난 2,000만 시간을 위임받은 셈인 것이다.
그 엄청난 시간을 내가 웃길 수 있었다는 게 너무 행복이고 영광이다.
그리고 내 인생의 큰 행운이라 생각한다.
내가 행운아라고 생각하는 또 다른 이유다.
- ‘행운아’ 중에서
내가 믿지 않는 말이 있다.
누군가 자존심이 세다는 말이다.
스타는 자존심이 세고, 사모님은 자존심이 세고, 회장님은 자존심이 센 게 아니다.
인간 자존심의 크기는 다 같다.
다만 그 자존심을 부릴 수 있는 처지인 사람과 꾹 참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사람은 다 같다.
- ‘자존심’ 중에서
나는 촬영하는 6개월 내내 아버지 이름으로 불리며 연기할 수 있었다.
아버지의 몸은 더 이상 만질 수 없지만, 아버지는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내 곁에 계신다.
어머니와 함께 하늘에서 나를 지켜주시고 내가 힘들 땐 용기를 주신다.
돌아가신 지 26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아버지가 그립다.
누군가 내게 ‘그리움’을 연기하라고 한다면, 난 정말 잘할 자신이 있다.
그 누구보다도.
- ‘내 복을 다 가져가라’ 중에서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고 잠시나마 위로를 건네줄 수 있다는 것, 배우에게 그거야말로 최고의 찬사 아닐까?
그리고 사실은 나도 그런 인물을 연기하며 스스로 위로받는다.
나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니까.
하자가 많고, 허점투성이인 사람이니까.
- ‘내 깡패 같은 배역’ 중에서
나는 중요한 선택 앞에서 늘 자신에게 묻는다.
‘이걸 하지 않으면, 죽을 때 후회할 것인가?’
감독으로 한 편의 영화도 만들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한다면, 나는 분명 후회할 것 같았다.
할까 말까 망설여질 땐 ‘하는’ 선택을 하고 살아왔다.
후회되더라도,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는 길을 택했다.
그리고 하고 나서는 후회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 ‘후회하지 마’ 중에서
영화 연기는 눈의 연기라 할 수 있는데 눈에 총기가 없으면 감정 전달에 불리하다.
액션 장면이 아니더라도 연기는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배우에게 있어서 몸은, 피아니스트에게 피아노 같은 악기라 할 수 있다.
- ‘체력은 연기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