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속도에 지친 이들에게 헤세가 건네는 편지
현대인은 점점 더 조급함에 시달린다. 헤세는 우리 시대의 고질병으로 굳어진 ‘분주함의 미덕’을 날카롭게 통찰한다. “‘되도록 많이, 되도록 빨리’가 우리 시대의 구호가 되었다. 그 결과 오락은 점점 더 늘어나지만 기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쫓기는 영혼들을 달래기 위해 헤세가 선택한 것은 문학이었다. 헤세의 아름다운 문장 곳곳에는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길이 소개된다. 오늘 꺾은 작은 꽃, 아침 출근길에 고개를 들어 보는 하늘, 정성스레 만든 농가의 돌계단……. 헤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디에서나 삶의 기쁨과 경이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
삶의 고단함을 달래고 진정한 행복을
깊이 통찰하는 35편의 수필과 시
《그럼에도 이 삶을 사랑하므로》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일상의 사소한 기쁨과 자연을 향한 찬미, 2부에서는 슬픔과 고독을 견디는 희망, 3부에서는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한 헤세의 철학과 사유를 담았다. 이러한 흐름은 평생에 걸쳐 자기다움과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고찰했던 헤세의 문학 인생과도 닮았다. 이 책은 우리가 가장 사랑한 문호의 내적 여정을 따라가는 소중한 기회가 되어줄 것이다.
헤세는 세상의 폭력과 모순에 누구보다 괴로워했으며 “슬픔에 잠겨 더 이상 삶을 견디기 어려워질 때”의 상실감과 절망을 여과 없이 기록했다. 그럼에도 그는 “작은 꽃 한 송이를 꺾어 곁에 두는” 것에서 시작되는 기쁨과 낙관을 놓치지 않았다. 헤세는 삶을 밀고 나아가는 힘은 대단한 성공이나 명예가 아닌, 내면의 목소리와 하루마다 피어나는 행복임을 알고 있었다. 〈작은 기쁨〉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삶의 철학을 향한 우리 시대의 단상〉 같은 글을 통해 우리는 고독과 시련을 “다시 한 번 이겨내며” “자기 몫의 불안을 견디는” 일의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모든 것이 빠르게 소비되는 세상에서 헤매고 있다면 잠시 멈춰 헤세의 명문장을 곱씹어보자. “인간이 삶의 고난과 위험 속에서도 기뻐할 수 있다면, (…) 인간은 계속해서 자신의 모호함을 극복하고 자신의 존재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헤세의 글을 통해 자기 자신에게 되돌아감으로써 놓치고 있던 해답을 찾을지도 모른다. 곳곳에 조용한 기쁨을 녹아낸 헤세의 글은 불안한 시대에 다시 꺼내 보는 삶의 지침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