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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가 마음에 오다

의식하는 뇌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 ISBN-13
    979-11-94513-33-9 (93120)
  • 출판사 / 임프린트
    (주)그린비출판사 / (주)그린비출판사
  • 정가
    32,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10-1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안토니오 다마지오(Antonio Damasio)
  • 번역
    노민화
  • 메인주제어
    교양철학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교양철학 #뇌과학 #심리학 #안토니오 다마지오 #신경해부학 #뇌의 진화 #생명의 진화 #인간의 진화 #자아이론 #자아정체성 #자서전적 자아 #박문호 #뇌의 신비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52 * 224 mm, 536 Page

책소개

나는 이 책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신경과학에서 거둔 탁월한 성과들을 진화생물학과 문화 발전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풀어낸다.

― 요요 마(첼리스트, 그래미상 수상자)

 

의식은 어디에서 오는가. 세계적 석학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자아가 마음에 오다』는 이 물음에 생명의 언어로 답한다. 인간 의식을 생명의 가장 깊은 층위에서부터 해명하려는 그의 시도는 놀라울 만큼 구체적이다. 뇌간과 시상, 대뇌 피질 등에서 드러나는 감정·몸·이성의 복합적 상호작용 속에서 ‘생명의 자기 감각’이 어떻게 의식으로 진화하는지를 추적하며, 생명이 스스로를 인식하는 과정 속에서 의식의 기원을 탐색한다. 뇌과학자 박문호의 평가처럼 “신경해부학의 깊이를 더한 이 책은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최고 역작”이라 할 만하다.

 

생명을 이해하는 방식이 바뀌면, 인간을 가르치는 방식도 달라진다. 마음을 사고의 기능이 아니라 생명이 스스로를 느끼는 과정, 즉 존재가 자신을 인식하는 진화적 메커니즘으로 보는 다마지오의 관점은 오늘날의 교육이 잃어버린 것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의식은 신체의 균형을 지키려는 충동에서 출발했지만, 인간에게 이르러 공감과 책임, 윤리의 감각으로 변형되었다. 인간이 단지 생명을 ‘유지하는 존재’를 넘어 서로의 생명을 ‘돌보는 존재’로 나아간 과정을 담은 이 책은, 생명과 자아, 의식을 하나의 연속적 서사로 엮어 냄으로써 과학이 철학의 언어를 되찾는 순간을 기록한다.

목차

추천의 글  5

 

제1부 다시 시작하다

1장 잠에서 깨어나다

목적과 이유  26

문제에 다가서다  28

목격자로서의 자아  38

호도하는 직관 극복하기  40

통합적 관점  43

얼개  47

주요 아이디어 선공개  51

생명과 의식을 가진 마음  62

 

2장 생명 유지에서 생물학적 가치까지

의식의 비개연성  67

자연적 의지  69

계속 살아남다  82

항상성의 기원  85

세포, 다세포생물, 공학 기계  87

생물학적 가치  89

유기체 전체의 생물학적 가치  92

인간의 초기 선조들의 성공담  95

인센티브 개발  99

항상성, 가치, 의식의 연결 고리  102

 

제2부 마음이 존재할 수 있는 뇌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3장 지도 제작과 이미지 형성

지도와 이미지  113

표면 아래로 파고들기  117

지도와 마음  123

마음의 신경학  128

마음의 시작  134

마음 만들기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고 있는가  148

 

4장 마음속의 신체

마음의 주제  153

신체 지도화  157

신체에서 뇌로  163

양은 표상하고 질은 구상하고  167

원초적 느낌  169

신체 상태 지도화와 시뮬레이션  170

아이디어의 진원지  176

신체-마음-뇌  178

 

5장 감정과 느낌

감정과 느낌의 자리매김  181

감정과 느낌 정의하기  182

감정 유발과 실행  186

윌리엄 제임스의 별난 사례  190

감정의 느낌  193

우리는 어떻게 감정을 느낄까? 198

감정과 느낌의 시간성  202

감정의 다양성  203

감정의 상한선과 하한선  206

감탄과 연민에 대한 단상  208

 

6장 기억의 구조적 설계

어디선가, 어떻게든  215

기억 저장의 본질  219

기질이 먼저, 지도는 나중에  220

기억의 작동 방식  224

기억의 종류에 관한 짤막한 첨언  228

문제에 대한 가능한 해결책  230

수렴-발산 지대  232

수렴-발산 지대에 대한 추가 고찰  236

모델의 실제 적용  238

지각과 회상의 방식과 위치  246

 

제3부 의식을 가진 존재

7장 관찰된 의식

의식의 정의  253

의식 분해하기  256

자아는 사라져도 마음은 남는다  262

실용적 정의를 완성하면서  267

의식의 종류  269

인간의 의식과 비인간의 의식  275

의식을 둘러싼 오해  276

프로이트의 무의식  283

 

8장 의식을 가진 마음 구축하기

작업 가설  289

의식을 가진 뇌로의 접근  293

의식을 가진 마음 선공개  295

의식을 가진 마음의 재료  298

원자아  304

핵심자아의 형성  319

핵심자아의 상태  325

의식을 가진 마음을 구성하는 뇌 탐방  328

 

9장 자서전적 자아

기억이 의식이 되다  333

자서전적 자아의 형성  335

협응의 이슈  337

코디네이터들  339

후내측 피질의 잠재적 역할  342

후내측 피질의 작동 원리  348

후내측 피질에 관한 추가 고찰  352

의식의 병리 현상에 관한 마무리  371

 

10장 갈무리

최종 점검  377

의식의 신경학  380

의식 있는 마음 뒤편의 해부학적 병목 현상  389

해부학적 구획의 협연에서 신경세포의 독주까지  392

자신의 지각을 느낄 때  395

감각질 Ⅰ  396

감각질 Ⅱ  400

감각질과 자아  409

남겨진 의문  410

 

제4부 의식 이후 기나긴 시간이 흐르고

11장 의식과 더불어 살아가기

의식이 살아남은 이유  415

자아의 통제 이슈  418

무의식에 관한 단상  424

유전적 무의식에 관한 첨언  432

의식적 의지의 느낌  435

인지적 무의식 교육하기  436

뇌와 정의  440

자연과 문화  443

자아가 마음에 오다  448

성찰적 자아의 귀결  452

 

부록  463

감사의 말  489

옮긴이 후기  493

찾아보기  522

본문인용

의식은 단순히 마음속 이미지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의식은 적어도 그 내용을 만들어 내고 동기를 부여하는 유기체를 중심으로 조직된 마음의 내용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독자나 저자를 막론하고 언제든 원할 때마다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식은 살아서 활동하는 유기체의 영향을 받아 조직된 마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 단지 조직화된 이미지들이 정신적 흐름 속에 존재하며 흐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출현하지만, 어떤 보완적 과정이 추가되지 않는 한 그 마음은 의식 없는 채 남아 있다. 의식 없는 그 마음에 부족한 것은 바로 자아이다(제1부 1장. 잠에서 깨어나다, 33~34쪽).

 

문화와 문명이 인류를 위해 구축한 불완전하지만 경이로운 구조물 뒤켠에서 우리가 직면하는 가장 근본적인 논쟁거리는 여전히 생명 유지이다. (…) 생명과 그에 필수적인 조건들, 즉 거스를 수 없는 생존 명령과 하나의 세포든 수조 개의 세포든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복잡한 관리 과정은 진화가 만든 가장 정교한 관리 장치인 뇌의 출현과 진화를 이끈 근본 원인이었다. 동시에 이는 더욱 정교한 신체 내부와 더욱 복잡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면서 점점 더 정교해진 뇌가 발달하게 되는, 일련의 모든 결과들의 근본 원인이기도 했다. 뇌가 신체 내부의 생명을 관리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관점을 필터로 삼아 뇌 기능의 면면을 살펴보면, 심리학의 전통적인 범주들(감정, 지각, 기억, 언어, 지능, 그리고 의식)이 예전보다 자연스럽고 훨씬 덜 신비롭게 보일 것이다(제1부 2장. 생명 유지에서 생물학적 가치까지, 108~109쪽)

 

전통적인 관점이나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나는 마음이 오직 대뇌 피질에서만 형성된다고 가정하지 않는다. 마음의 첫 징후는 뇌간에서 시작된다. 마음의 작동이 뇌간층에서 시작된다는 이 아이디어는 너무 파격적이어서 아직 세간의 주목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뇌간에 있는 고립로핵과 부완핵 두 핵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고통과 쾌락으로 표현되는 마음의 기본적인 양상을 만든다(제2부 3장. 지도 제작과 이미지 형성, 131~132쪽).

 

감정이 학습을 통해 획득되는 것이 아니라 자동화되어 있으며, 예측 가능한 안정적인 행동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은 감정의 기원이 자연선택과 그에 따른 유전적 설계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방증한다. 이런 유전적 지침은 진화 과정에서 잘 보존되어 뇌가 신뢰할 만한 특정 방식으로 조립되도록 이끌었다. 그 결과 특정 신경 회로가 감정적으로 유효한 자극을 처리하고, 감정 촉발 뇌 부위가 완벽한 감정 반응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 (…) 우리는 성장 과정에서 겪은 문화적 영향이나 개인적인 교육을 바탕으로 감정 표현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 그것은 조절될 수 있고, 뚜렷한 개인차를 드러내기도 하며, 때로는 소속된 특정 사회집단을 은연중에 비출 수도 있다(제2부 5장. 감정과 느낌, 204~205쪽).

 

수렴–발산 지대 이론틀은 뇌 속에 다소 분리된 두 개의 ‘뇌 공간’을 상정한다. 하나는 우리가 무언가를 지각할 때 대상과 사건의 명시적 지도가 만들어지고, 회상할 때는 그 지도가 재구성되는 공간이다. (…) 이 두 공간은 뇌 진화의 서로 다른 시기를 가리킨다. 한쪽은 성향만으로도 적절한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초기의 뇌이고, 다른 한쪽은 지도가 이미지로 발전하면서 행동의 질이 향상된 이후의 뇌이다. 현재 두 공간은 이음매 없이 통합되어 있다(제2부 6장. 기억의 구조적 설계, 247~248쪽).

 

의식의 무대는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펴고 분주히 이곳저곳으로 바뀐다. 과거 삶의 편린들이 순식간에 기억 속을 스쳐 지나가고, 미래에 일어날 수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가능성들까지도 현재의 경험 속으로 흘러든다. 우리는 과거와 미래, 인생의 다양한 시기와 장소를 넘나들며 숨가쁘게 살아간다. 하지만 그 모든 흐름 속에서도 나라는 자아, 내 안의 중심축은 결코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아주 먼 사건에 집중하더라도 그 중심과의 연결은 끊기지 않는다. 자아의 중심은 흔들림 없는 불변항으로 작용한다. 이것이야말로 인간 뇌가 이룩한 장엄한 성취를 대변하는 동시에 인류를 정의하는 확장된 의식의 본질이다.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인류를 지금의 문명 수준으로 끌어올린 뇌의 저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 소설, 영화, 음악이 표현하고, 철학적 사유가 찬미하는 의식은 바로 이런 모습의 의식이다(제3부 7장. 관찰된 의식, 270~271쪽).

 

모름지기 의식을 가진 마음을 구축하는 과정은 실로 복잡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가장 단순한 층위는 유기체(원자아)를 담당하는 뇌의 일부에서 출현한다. 이 초기 자아에서는 신체의 비교적 안정된 측면을 나타내는 이미지들이 모이면서 결과적으로 살아 있는 몸에서 자연 발생하는 솟아나는 느낌(원초적 느낌)이 생겨난다. 두 번째 층위는 유기체(원자아로 표상된)와 인식 대상을 표상하는 뇌의 특정 부분들이 서로 관계를 맺으면서 형성된다. 이런 상호작용의 결과로 핵심자아가 등장한다. 세 번째 층위에서는 과거의 경험이나 예상되는 미래의 모습으로 저장된 여러 대상들이 원자아와 상호작용하며 다양한 핵심자아 펄스를 생성하게 한다. 이렇게 형성된 결과물이 자서전적 자아이다. 이 세 가지 자아의 층위는 각기 분리된 작업 공간에서 만들어지지만, 동시에 협응된 방식으로 작동한다(제3부 8장. 의식을 가진 마음 구축하기, 289~291쪽).

 

자서전적 자아는 두 가지 메커니즘이 맞물려 작동한다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메커니즘은 핵심자아 메커니즘의 일부로, 각각의 전기적 기억 더미가 하나의 독립된 객체처럼 취급되어 핵심자아의 펄스 안에서 의식화될 수 있도록 한다. 두 번째 메커니즘은 뇌 전체를 아우르는 협응 작용으로, 다음과 같은 절차를 밟는다. (1) 특정 기억 내용이 인출되어 이미지 형태로 펼쳐지고, (2) 이 이미지들이 원자아와 질서정연하게 상호작용하며, (3) 그 상호작용의 결과가 일정 시간 동안 일관되게 유지된다. 자서전적 자아 형성에 관여하는 신경 구조들은 핵심자아를 움직이게 하는 구조들과 마찬가지로 뇌간, 시상, 대뇌 피질 전반에 걸쳐 분포한다(제3부 9장. 자서전적 자아, 336~337쪽).

 

의식이라는 쇼를 편성하는 과정은 모름지기 대규모 협업 작업이기에 특정 제작진만을 단독으로 지목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 인간 의식을 특징짓는 자서전적 자아의 측면을 고려할 때, 대뇌 피질의 신경해부학과 신경생리학을 주도하는 수렴–발산 영역들이 왕성하게 발달하지 않았다면 의식은 결코 출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뇌간이 원자아에 기여하지 않았거나 뇌간이 인체 본연과 본질적으로 결합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시상을 통한 전뇌 수준의 재귀적 통합이 없었다면 자서전적 특성은 결코 만들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제3부 10장. 갈무리, 388~389쪽).

 

인간 존재가 얼마나 드라마틱한지, 또 그 안에서 어떤 보상이 주어질 수 있는지 체계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는 사실 인간의 의식이 완전히 꽃피운 이후에야 가능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스스로를 성찰하고, 그 지식의 편린들을 모을 수 있는 자서전적 자아를 가진 마음이 생긴 후에야 말이다. 당시 초기 인류가 지녔던 지적 자질을 감안하면 그들도 언젠가 우주 속에서 자기 자리가 어디쯤일지 궁금해했을 것이다.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를 붙잡고 있는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같은 질문을 그들 역시 품었으리라. 바로 그때야말로 반항하는 자아가 본격적으로 성숙하는 시점이다. 이와 함께 인간이 처한 조건과 세상의 이치를 설명하려는 신화들이 창조되고, 사회적 규범과 규칙이 단단해졌다(제4부 11장. 의식과 더불어 살아가기, 453쪽).

서평

뇌과학자 박문호 강력 추천

“신경해부학의 깊이를 더한 이 책은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최고 역작이다!”

 

 

뇌과학이 다시 그리는 인간 이해의 지도

자아가 더해질 때 비로소 마음은 의식이 된다

 

의식은 어디에서 오는가. 이 물음은 철학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제 신경과학의 심장부로 옮겨 왔다. 세계적 석학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자아가 마음에 오다』는 인간 의식을 생명의 가장 깊은 층위에서부터 해명하려는 대담한 시도이다. 그에게 마음은 단순한 생각의 도구가 아니라, 살아 있는 유기체가 자신을 유지하고 반응하는 생명 그 자체의 작동 원리로 간주된다. 세포 단위의 미세한 생명 활동에서 비롯된 항상성은 존재를 지탱하려는 내적 충동이며, 다마지오는 그 충동 속에서 의식의 가장 오래된 기원을 발견한다.

 

이 책에 담긴 다마지오의 분석은 놀라울 만큼 구체적이다. 뇌간과 시상, 대뇌 피질 같은 구조들이 생명 유지와 감정, 의식의 출현을 동시에 매개하며, 의식이란 생리적‧인지적 과정이 교차하는 자리에서 태어난 생명의 자기 감각임을 보여 준다. 뇌과학자 박문호는 「추천의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인간다움의 핵심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왜 자아가 의식의 필수적 조건인지를 새롭게 깨닫게 된다.” 그의 말처럼, 다마지오의 사유는 생명과 자아, 의식을 하나의 연속적 서사로 엮어 낸다. 그는 생명의 자기 감각이 자아로, 자아가 다시 의식으로 확장되는 경로를 신경해부학의 언어로 그려 내며, 과학이 철학의 언어를 되찾는 순간을 기록한다.

 

자아의 세 층위와 자기 참조의 탄생

‘나’라는 감각은 언제, 어떻게 생겨나는가

 

다마지오는 마음이 충분히 복잡해지는 어느 순간, 세계의 이미지 속에서 비로소 자아가 태어난다고 주장한다. 자아는 생명 활동이 감정으로, 감정이 인식으로, 인식이 서사로 확장되는 과정 속에서 형성되는데, 다마지오는 이 과정을 세 층위로 구분한다. 원자아(생리적 항상성을 유지하는 가장 근본적 감각), 핵심자아(외부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 경험은 나의 것이다”라는 자각이 생기는 순간), 자서전적 자아(기억과 언어, 사회적 관계를 통해 자신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는 고차원적 단계)가 바로 그것이다.

 

이 세 층위가 교차하며 마음은 단순한 반응 체계에서 벗어나 자신을 되비추는 능력, 즉 자기 참조의 구조를 획득한다. 의식은 감정·기억·언어·상상력이 얽히며, 생명이 자기 자신을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하려는 충동으로 진화한 결과이다. 다마지오는 이 충동이 신경세포의 미세한 리듬 속에서 어떻게 피어나는지를 신경해부학을 통해 분석하며, 인간의 의식이 생명의 자기 인식이자 존재의 반성이라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한다. 그의 분석에서 마음은 더 이상 뇌의 산물이 아니라, 생명이 스스로를 사유하는 방식으로 자리매김한다.

 

생리적 항상성에서 사회문화적 항상성으로

생명 유지의 논리가 문명의 윤리로 도약하다

 

의식은 한 개인의 뇌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사회와 문명을 지탱하는 또 하나의 생명 작용이다. 다마지오는 생리적 항상성이 개체의 생존을 유지하는 시스템이라면, 사회문화적 항상성은 인류가 문화를 통해 공동체의 생존을 지속시키는 확장된 형태라고 규정한다. 법과 윤리, 예술과 철학, 종교와 과학은 모두 이 확장된 항상성의 산물이며, 인간의 의식이 생리적 차원에서 사회적 차원으로 도약했음을 보여 준다.

 

“의식적으로 성찰할 줄 알게 된 유기체들은 (…) 고통받는 이를 어루만지고, 도움을 준 이들에게는 보답하며, 해를 끼친 이들에게는 제재를 가하는 행동 방식을 발전시켰다”(제4부 11장. 「의식과 더불어 살아가기」 중에서).

 

이 짧은 구절은 그의 사유 전체를 응축한다. 의식은 신체의 균형을 지키려는 충동에서 출발했지만, 인간에게 이르러 공감과 책임, 윤리의 감각으로 변형되었다. 생명의 조절 원리가 사회의 윤리 체계로 확장되고, 신경의 리듬은 공동체의 정서로 진화한 것이다. 다마지오가 포착한 의식의 궤적은 인간이 단지 생명을 ‘유지하는 존재’를 넘어 서로의 생명을 ‘돌보는 존재’로 나아간 과정을 담고 있다.

 

인간의 의식을 다시 가르치는 다마지오 사유의 정점

생명을 이해하는 방식이 바뀌면, 인간을 가르치는 방식도 달라진다

 

『자아가 마음에 오다』는 단순한 뇌과학서가 아니라, 인간의 의식을 다시 가르치는 철학서이다. 그의 이전 저작들이 감정과 이성의 관계를 주로 탐구했다면, 이 책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의식의 생물학적 기원과 철학적 구조를 통합적으로 해명한다. 마음은 사고의 기능이 아니라 생명이 스스로를 느끼는 과정, 즉 존재가 자신을 인식하는 진화적 메커니즘이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감정·몸·이성의 분리를 넘어 인간의 경험 전체를 하나의 생명적 서사로 복원하는 이 책은, 다마지오 사유의 집대성이자 정점이라 할 만하다.

 

생명을 이해하는 방식이 바뀌면, 인간을 가르치는 방식도 달라진다. 다마지오의 통찰은 교육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지식과 정보 중심의 학습이 인간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 감정과 신체의 체험이 사고의 토대이며, 배움은 관계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의식의 작용이라는 것이 드러난다. 학습은 뇌의 기능이 아니라 감정이 이끄는 생명의 확장 행위이며, 진정한 교육은 머리로 아는 지식이 아니라 몸으로 이해하고 마음으로 공명하는 앎 위에 세워져야 한다. 인간 이해의 새로운 장을 여는 다마지오의 사유는, 오늘날의 교육이 잃어버린 것을 되돌아보게 한다. 배움이란 결국 생명이 스스로를 깨닫는 또 하나의 방식이다.

저자소개

저자 : 안토니오 다마지오(Antonio Damasio)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드 돈사이프 신경과학과・심리학과・신경학과 교수 겸 뇌와 창의성 연구소 소장이다. 다마지오의 또 다른 저서로는 『데카르트의 오류: 감정, 이성, 그리고 인간의 뇌』, 『느낌의 발견: 의식을 만들어 내는 몸과 정서』(『뉴욕타임스』 북 리뷰 올해 최고의 책 10권 중 하나로 선정), 『스피노자의 뇌: 기쁨, 슬픔, 느낌의 뇌과학』, 『느낌의 진화: 생명과 문화를 만든 놀라운 순서』, 『느끼고 아는 존재: 인간의 마음은 어떻게 진화했을까』 등이 있다. 페소아상, 시뇨레상, 코자렐리상(아내 한나 다마지오와 공동 수상), 아스투리아스 과학기술상 등 수많은 명예로운 상을 받았다. 또한 미국 국립과학원 의학연구소, 미국 예술과학아카데미, 유럽 과학예술아카데미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연구와 강의를 계속하고 있다.
번역 : 노민화
연세대학교 인지과학 협동과정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자아와 마음 교육을 중심 주제로, 신경교육철학에 기반한 다학제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함께 쓴 논문은 노민화・김경래・권석원, “The Impact of Mathematics Class Right After Physical Education Class on Brain Activation in Children”[Brain, Digital, & Learning 12(4), pp. 621~635]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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