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많네. 모두 몇 마리지?
비 개인 오후, 아이는 엄마 손을 잡고 밖으로 나섭니다. 엄마와의 산책길은 맑은 하늘과 신선한 공기에 더없이 즐겁지요. ‘엄마! 참새다.’ 참새를 발견한 아이에게 이제 산책은 새로운 모험이 됩니다. ‘와, 많네. 모두 몇 마리지?’ 엄마의 물음에 ‘내가 셀 거야!’ 아이는 발견한 참새를 혹시 하나라도 놓칠까 조바심에 소리칩니다. ‘하나, 둘, 셋, 넷, 여섯…’ 하지만 아뿔싸. 아이에게 숫자세기는 아직 어렵습니다. 바로 그때,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이를 지켜보던 귀여운 지렁이 친구들이 나타납니다. 온몸을 구부리고 비틀어서 숫자를 보여주고 가르쳐 줍니다. 과연 아이는 숫자를 잘 세게 될까요? 아이를 기다리던 참새는 모두 몇 마리였을까요? 독자 여러분에게 숫자가 쉽다면 그것은 지렁이 친구들이 잘 가르쳐준 덕분입니다.
숫자 놀이? 이토록 귀여운 지렁이 선생님들의 특별한 ‘숫자 꿈틀 쇼!’
숫자를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숫자를 센다는 것이 아닙니다. 숫자 이름 익히기와 세기뿐 아니라, 크기와 순서 이해하기, 그리고 기호(숫자)와 수량 연결하기 등 수의 개념을 시각 및 언어적으로 통합하여 완성하는 일련의 과정을 익히는 것이지요. 숫자를 만나는 첫 경험이 즐겁고 재미있다면 아이에게 앞으로 숫자는 즐겁고 재미있는 것이 될 것 입니다. 그 후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그 반대라면요? 숫자가 아이에게 힘들고 재미없는 것으로 남게 되지 않을까요? 유년 시절의 숫자 배우기, 아니 숫자 놀이의 첫 단추가 중요한 까닭입니다.
여기최병대 작가가 돌아왔습니다. 오랜 시간 고민했던 숫자 이야기를 가지고요. 작가의 새 그림책 〈숫자가 꿈틀〉은 ‘숫자’를 눈과 입과 손으로 익혀가는 어린이들에게 사물의 개수를 세며 숫자의 이름을 익히고 모양을 인식하는 초기 단계 학습 과정을 놀이처럼 즐기며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이끌어 갑니다. 작가는 지렁이들의 익살스러운 움직임을 통해 숫자 기호와 이름을 연결 지어 보여줍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참새와 함께 수량의 개념을 통합하여 보여주지요. 이렇게 지렁이와 참새를 통해 ‘숫자라는 재미있는 친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전작 『그래! 이 닦지 말자』에서 그랬던 것처럼, 여기최병대 작가는 놀면서 익히는 즐거운 아빠표 육아를 또 한 번 강조합니다. 자신도 막연히 숫자와 친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어느 순간 더 이상 숫자가 어렵다고 느껴지지 않는 신기한 경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어린이 독자들은 숫자와의 첫 만남을 즐거움으로 채웠으면 하는 바램에서 이 책을 쓰고 그렸습니다. 여기최병대 작가의 새 그림책 〈숫자가 꿈틀〉은 호기심이 배움으로 자라는 즐거운 첫 숫자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