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뫼는 덤덤하게 노래 부른다.
저 하늘 멀리 우주에서부터 심장 안에서 태아처럼 꿈틀거리는 인간의 하나하나의 본성을 노래한다. 한 줄씩 한 페이지씩 오감과 육감을 시인은 그만의 언어로 풀어낸다. 불가사의한 이 우주에서 우리는 어떠한 존재인가. 저 하늘 높이 치솟아 있는 천산 아래에서 우리 인간은 어떤 존재로 살아가는가. 나는 누구이고 나와 같이 이 땅에서 더불어 사는 그대들은 누구인지 끊임없이 차갑게 묻고 따뜻하게 대답한다. 생사의 즐거움과 슬픔, 기쁨과 아픔을 시인은 꼬집어 그만의 독특한 언어로 노래한다.
솔뫼는 한 인간의 삶이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아들로서의 애틋함과 미안함, 할머니의 손자로서의 그리움, 한 사람의 배우자로서의 안도감과 불안함, 아들과 딸의 아버지로서의 뿌듯함과 두려움, 우리 인생은 어떤 순간 어느 모습이 진짜 나인지 알아볼 수 있는가. 우리 삶이 그러하듯 솔뫼에는 그때그때마다의 웃음이 있고 눈물이 있다. 마치 한 편의 풍자소설 같은 해학이 은밀히 숨겨져 있고, 한 곡의 군가 같은 씩씩함과 비장함이 과감하게 드러나 있기도 하다. 솔뫼에는 한 인간으로서 살아온 시인의 고집스러운 반백 년 인생이 담겨있다.
솔뫼는 온 누리를 지향한다.
솔뫼는 세상과 인간을 한국어로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여러 나라 숱한 사람들이 사용하고 이해하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도 변형해 시인의 마음과 관점을 얘기한다. 다른 언어를 구사한 까닭은 지식을 뽐내려는 것도 아니고 언어유희 때문도 아니다. 세종대왕께서 창제한 한글을 세상 백성들에게 널리 알리려는 시인의 숨은 의도가 있어서다. 영어를, 중국어를, 일본어를 아는 독자는 시인의 작품을 감상하는 감동이 배가될 것이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아는 독자는 한국어를 배우는 재미가 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