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혼자보다 함께라서 더 좋은 이유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모습의 비둘기인 둘기는 매번 길을 잃는 길치입니다. 혼자였다면 한 발자국도 뗄 수 없는 상황에서 구루룩이 함께 있기에 “일단 직진”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문제는 구루룩 역시 길치라는 사실.
두 비둘기들이 지구 한 바퀴를 돌면서 열심히 찾아다녀도 바삭바삭 구름차는 보이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미 비둘기들 곁을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릅니다. 둘이라서 좋은 이유는 이렇게 막막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 서로 힘을 북돋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잘못 가고 있어도 조금 더 가 보자고 격려하고, 가끔은 목적을 잊은 채 함께 하는 상황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삶의 방식은 바삭바삭 구름차를 찾는 여정만이 아니라 우리의 인생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힘든 여정을 함께 헤쳐 온 비둘기들은 마침내 ‘둘이 함께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됩니다.
바삭바삭 구름차를 향해 지구 한 바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익숙한 도시를 벗어닌 둘기와 구루룩은 바삭바삭 구름차 대신 한 번도 보지 못한 풍경들을 만나게 됩니다. 미국 서부, 아마존강, 아프리카 사막 등 낯선 세계의 명소를 누비는 비둘기들의 여정이 마치 로드 무비처럼 펼쳐집니다.
비둘기들이 일상적인 공간에 있는 장면에는 여백을 두고, 여행을 떠나는 장면에는 여백 없이 화면을 꽉 채워서 일상적인 공간에서 벗어난 비둘기들의 여정에 좀 더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김성은 작가는 출판사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종이에 그림을 직접 그리는 원화 작업이 즐겁다고 말하면서, “작품의 배경이 여름이기도 하고 여행하는 이야기라 홀가분한, 가벼운 느낌이 들었으면 했”다고 색연필을 그림 재료로 선택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도시 동물 비둘기의 남모를 사정
여러 도시에서 비둘기가 ‘도시 유해 동물’로 지정되고, 비둘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늘어 가고 있습니다. 비둘기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들의 살아가는 방식을 존중하고 공존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김성은 작가는 “다른 존재 없이 오로지 인간만이 모여 사는 세상이 얼마나 삭막하고 숨 막힐까” 생각하며 도시 동물인 비둘기들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둘이 함께라면 어딜 가든 덜 무섭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두 비둘기가 함께 세계를 누비는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우연히 맛본 바삭바삭 구름 과자(뻥튀기) 맛에 반해 길을 떠난 비둘기들의 이야기를 함께 보며 도시에서 인간과 공존하는 동물들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이러한 발견이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에 대한 관심과 이해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