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이 오르고 개념어와 고급 어휘가 늘어날수록
한자 문해력의 중요성을 절감할 수밖에 없다.”
한글만 아는 학생과, 한자도 아는 학생의 독해력은 비교가 불가하다
아이는 공부할 게 태산이라고 했다. 그런데 여기에 한자까지 더해야 할까? 툭하면 오답이 왜 오답인지 모르겠다는 아이. 문제를 함께 읽어보면 원인이 무엇인지 금방 깨닫게 된다. “엄마, 이게 무슨 말이야?” 문해력의 중요성은 엄마가 되어보면 절감할 수 있다. 어른이 읽어봐도 한번 생각해봐야 하는 문장들. “이건 무슨 뜻이냐면.. 그러니까...” 단어의 뜻을 설명해줄 때마다 초조해진다. 이 단어를 어떻게 하면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 고민이 커진다.
아이에게 단어의 뜻을 설명해줄 때 나만의 킥이 있다. 한자의 뜻대로 풀어서 얘기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엄마, 재고(再考)가 무슨 뜻이야?”
“재고는 ‘다시 재(再)’에 ‘생각할 고(考)’야. 다시 생각한다는 거지. 그렇다면 재고(再考)해 주세요, 이 말은무슨 뜻일까?”
“다시 생각해 달라는 뜻이야.”
“좋아. 그럼 여기 나오는 ‘재고의 여지가 없다’는 말은 무슨 뜻이지?”
이렇게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로 다가가는 것이다.
단어를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면 아이는 곧잘 머리를 끄덕이곤 한다. 기특하다. 기특한 마음이 차오르는 한편, 그래도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꼬리를 문다. 우리말 어휘의 70%가 한자다. 그런데 아이들 문제집을 보면 70%를 넘어 거의 모든 어휘가 한자로 되어 있는 것 같다. 특히 개념어는 한자 조합이 많다. 이래서 교과 어휘의 90%가 한자라고 하는 걸까? 한자의 뜻만 알아도 단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텐데. 단어의 뜻만 알아도 답을 유추하기가 쉬울 텐데. 이는 우리 아이의 모국어가 한국어인 이상 변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언제까지 고민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더 늦기 전에 개념부터 잡아주어야 한다. 한자 어휘를 알아야 한다. 한글만 아는 사람과 한자도 아는 사람은 독해력이 다를 수밖에 없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문해력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오죽하면 회사에서 신입 직원들을 상대로 어휘력 수업을 따로 진행하겠는가. 소셜미디어가 발달하면 할수록 문해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느낌이다.
다만 공부가 짐이 되면 안 된다. 하루에 한 장. 혹은 두 장씩. 아이가 편안하게 글을 읽고 한자의 뜻을 일상에 접목시키면서 향상시켜 나가야 한다. 한자 공부 자체가 거대한 산처럼 느껴져서는 안 된다. 당장 공부에 필요한 최소한의 한자 어휘를 자연스럽게 쓰며 익힐 수 있도록 하는 것.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최소한의 한자 300』이 바로 그런 책이다.
“한자 공부가 넘어야 할 산처럼 느껴져서는 안 된다.
편하게 읽고 일상에서 자연스레 쓰다 보면 성적은 자연스레 오르게 되어 있다.”
한자 -〉 일상에서의 쓰임 -〉 중요 어휘 -〉 쓰기
단계별로 접근하는 최소한의 한자 문해력 공부법
이 책은 한자 300개가 교과 영역별로 50개씩 나누어져 있어 체계적이고 실용적이다. 각 페이지마다 인덱스가 붙어 있어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학습 효능감을 느낄 수 있다.
한자를 설명하는 방식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코스 요리에 비유하자면 ‘에피타이저 – 메인 요리 – 디저트’다. 맨 처음에는 한자의 다양한 뜻과 글자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교사 출신 선생님만의 재미있는 설명으로 풀이해준다. 한자가 하나의 뜻만 가진 게 아니라, 어휘마다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자세히 설명한다.
〈일상에서 어떻게 쓰일까?〉와 〈한자 문해력 UP!〉에서는 한자가 일상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그리고 교과서와 대입 시험에 어떤 식으로 출제되는지 예시문을 곁들여 설명한다. 특히 중요 어휘를 ‘한자의 뜻 -〉 한자 그대로의 어휘 풀이 -〉 사전적 뜻 -〉 예문’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반복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어 머리에 쏙쏙 들어와 박힌다. 이걸 읽으면 해당 어휘의 뜻을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다. 마지막은 〈쓰며 익히자!〉. 말 그래도 다섯 번씩 한자를 쓰면서 복습하고 개념을 정교화하는 과정이다.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최소한의 한자 300』의 가장 큰 장점은 하루에 한두 쪽씩, 어느 부분을 펼쳐도 부담 없이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자주 보던, 하지만 제대로 된 뜻은 알지 못했던 단어의 진짜 의미를 알게 되는 기쁨은 당연하거니와, 차근차근 문해력과 성적이 오르는 기쁨도 얻을 수 있다. 수학도, 영어도, 과학과 사회도 모두 한자어가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스스로 그 필요성을 깨닫고 자발적 학습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
한자 문해력은 학습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어휘력이 풍부한 사람이 인생을 풍요롭게 산다는 추천사의 글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이유다.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최소한의 한자 300』이 청소년의 한자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여 어휘력을 향상시켜 주길, 성적 향상에도 도움을 주길, 나아가 독자의 삶도 풍요롭게 가꿔주기를 간절하게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