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획이든 결정권자가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기획서의 본질입니다. 여러분도 한 번쯤 기획서를 보고 '아, 이거 재밌겠다. 한 번 실행해 보고 싶다'라고 느낀 적이 있을 겁니다. 이 느낌은 결정할 수 있는 명확한 논리에서 오는 시원한 쾌감을 경험한 겁니다. 그래서 좋은 기획서를 만나면 생각이 맑아집니다. --- pp.23-25
'기획서를 잘 쓰는 방법'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기술적인 방법론이나 마법의 템플릿이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진짜 실력은 그런 틀을 과감히 버릴 때 생기게 됩니다. 계속 강조했지만 기획서는 '생각을 정리하고, 이를 설득해 결정권자들에게 파는 문서'입니다. --- p.36
좋은 기획서는 “이걸 왜 해야 하죠?”라는 질문이 나오지 않는 기획서입니다. 논리가 탄탄하면 기획서만 봐도 이유에 대한 답이 물 흐르듯 나오기 때문에 추가 질문이 나오지 않는 거죠. --- p.60
기획서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왜(Why) 이걸 해야 하는가, 무엇을(What) 할 것인가까지가 전략단의 영역이고, 어떻게(How) 실행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부분이 실행단의 영역입니다. 즉, 전략단이 아이디어의 방향을 잡아주는 단계라면, 실행단은 그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실현해 나가는 단계입니다. --- p.99
우리는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그리고 기획서를 쓰기 위해 생각회로를 만드는 '생각력'을 훈련해야 합니다. 하룻밤 사이에 아티스트처럼 번뜩이는 천재가 되는 건 어렵겠지만, 기획서에 필요한 아이디어는 노력으로 충분히 길러낼 수 있습니다. --- p.120
'높은 질'의 기획 아이디어는 결국 '많은 양'의 생각에서 시작됩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라, 수많은 아이디어 천재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해 온 원리이기도 합니다. “깊어지기 위해 넓게 파기 시작했다”는 철학자 스피노자의 말이 기획서 작업과 매우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깊이 있는 기획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넓게 파면서 시작해야 합니다. --- p.122
아이디어는 앉은 엉덩이로 쌓아낸 정보의 결과물입니다. 수많은 자료를 찾아 붙이고, 그 옆에 생각을 덧붙이며, 그렇게 한 장 한 장 쌓인 포스트잇들이 언젠가 실행할 수 있는 날카로운 기획이 됩니다. 이것이 바로 '포스트잇 생각법'의 시작입니다. --- p.129
조인트 생각법은 '자료 + 생각 + 연결'의 조합입니다. 연결은 연습을 통해 강화됩니다. 가까운 것뿐 아니라 멀리 떨어진 것들까지도 연결할 수 있는 뇌의 회로를 키워야 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의 뇌는 이미 연결을 잘하고 있는 중입니다. --- p.137
군더더기를 제거해 한번에 읽힐 수 있게, 한눈에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고수의 기획서입니다. 고수들은 쉽게 읽히는 기획서를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정리 기준을 세우고 끊임없이 내용을 다듬습니다. --- p.155
문서를 쓸 때 이렇게 한번 자문해 보세요. '이 문장을 내가 평소에 말로 할 때도 이렇게 할까?' 입으로 말해보고, 자연스럽지 않다면 삭제하거나 쉽게 바꾸는 것, 그게 바로 '읽히는 기획서'의 핵심입니다. --- pp.159-160
기획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상대방을 공감하게 할지, 웃길지, 아님 감동하게 할지, 어떻게 마음을 움직이게 할지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합니다. 설득에 있어서 논리는 기본이고, 진짜 설득은 '마음'에서 일어납니다. --- p.169
같은 내용을 말하더라도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기획서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은 의미임에도 그 필수단어가 있고 없고에 따라 내 기획서가 쉽게 통과될지 아닐지가 걸려 있기도 합니다. 결국 '내'가 쓰는 기획서라도 '결정권자'의 언어로 이야기해야 쉽게 풀릴 수 있습니다. --- p.185
모든 기획서에서 '컨셉'이 필수는 아니겠지만, 마케팅 기획서에서는 '컨셉'이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클라이언트에게 가장 강렬한 하나의 기억을 남겨 주는 것이 설득력의 핵심이고, 그것이 바로 '컨셉'이기 때문입니다. --- pp.196-197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키우고, 평소에 무심코 지나쳤던 단어 하나하나를 허투루 넘기지 않는 태도, 그리고 단어들의 낯선 조합을 연습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그런 노력들이 결국 멋진 컨셉을 만들어 내고, 기획자로서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 p.200
사실 기획이란 것이 사람마다 다르게 평가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정답은 없지만, 초반에 말씀드린 것처럼 약간의 '지름길'은 존재합니다. 저는 그 지름길이 바로 '혼자만의 연습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고수들도 혼자만의 훈련시간을 거쳐왔듯이, 우리도 기획이라는 주제에 대해 나만의 시간을 들여 깊숙하게 뜯어보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p.204
주니어 기획자로서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다면, 나도 선배들처럼 좋은 기획서를 쓰고 싶다면 일단 좋은 기획서를 내 손으로 따라 쓰면서 꼭꼭 씹어 먹는 시간을 투자해 보세요. 이렇게 기획서의 기초 기술을 직접 체득해 보는 것이야말로 무작정 혼자 시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고 확실한 지름길이 될 겁니다. --- p.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