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 없는 시공간에서 학교를 다닌다고?”
김이환, 정명섭, 이지현이 그리는
별나게 재미난 우주 학교 이야기.
‘우주’의 학교는 얼마나 특별할까?
인류가 지구를 넘어 달과 화성, 거대한 궤도 도시에서 살아가는 시대, 청소년들의 학교는 더 이상 하나의 공간에 머물러 있지 않다. 우주 학교라는 낯설고 새로운 무대 위에서, 아이들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 나간다. 《별난 우주 학교》는《붉은 여왕》에 이어 단비 청소년문학 42.195 시리즈의 새로운 도전으로, 현실의 고민을 우주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네 번째 SF 앤솔러지다.
‘지금’, ‘여기’의 청소년들과 학교가 아닌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청소년 소설은 어찌 보면 생뚱맞게 느껴질지 모른다. 지금 아이들이 당면한 문제가 얼마나 아프고 다양한데 뜬금없이 ‘우주’라니? 하지만 김이환, 정명섭, 이지현 세 작가가 ‘학교’를 ‘우주’로 보내버린 이유를 헤아려보면 《별난 우주 학교》의 이야기는 단순한 상상력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을 비추는 또 다른 거울임을 알 수 있다.
‘우주’라는 배경은 현실과 완전히 다른 미지의 공간으로, 청소년 독자들이 자신의 현실적 고민과 갈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상상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하는 낯설고 매력적인 공간이다. 광대한 우주 속에서 책 속 아이들은 모험을 통해 자신을 탐구하고 성장하며, 인간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맞닥뜨린다. 현실적 중력이 작동하지 않는 세계, 삶의 문법을 뒤집고 깨뜨려 다시금 낯설게 바라보는 세상 속에서 아이들은 더 넓은 세계관과 새로운 시각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뿐인가 낯선 설정이 주는 문학적 즐거움은 독자로 하여금 생생한 몰입감을 선사해 ‘문학’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한다.
다른 별과 도시에서 모여든 청소년들이 펼치는 특별한 성장 이야기
《별난 우주 학교》의 이야기들은 우주라는 거대한 무대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금지된 지식에 대한 갈망, 차이를 넘어선 우정, 혼란스러운 기억과 정체성, 그리고 연대의 힘 같은 현실의 고민과 중요한 가치들을 담아내고 있다. 세 명의 작가는 각자의 독특한 스타일로 그들이 꿈꾸는 우주 학교를 재치 있고 따뜻한 상상력으로 그려낸다.
첫 번째 이야기 〈반성 없는 반성문〉은 우주 도시에 종이책 도서관을 만들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의 모험을 담았다. 친구들과 도서관을 만들어가는 우당탕탕 우여곡절 속에서, 책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장하는 과정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책으로 또 다른 책을 불러오는” 즐거움을 전한다. 독자들은 독서가 가진 따뜻한 힘을 작가의 능청스러운 문체와 함께 즐겁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이야기 〈화성 학교의 괴물 소동〉은 지구인과 화성인, 인공지능 로봇이 함께 다니는 학교에서 시작된 괴물 소문을 따라간다. 두려움 속에서도 친구와 협력해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을 통해,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갈등하기보다 이해와 우정을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준다. 작가는 별을 향한 상상을 담아 우리에게 공존의 상상력을 권한다.
세 번째 이야기 〈유랑학교〉는 우주를 떠도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자기 목소리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어른들이 원하는 답이 아니라, 두렵더라도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배움임을 전하며, 배우는 주인은 결국 학생 자신임을 강조한다.
별난 학생들이 펼치는 금지된 독서, 미스터리한 괴물, 그리고 떠도는 학교와 아이들의 연대기는 독자로 하여금 “나만의 우주, 나만의 학교, 나만의 성장”을 상상하게 만든다. 이 낯설고 유쾌한 이야기들이 학업에 지쳐 있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숨결과 용기를 안겨 줄 것이라 기대한다. 새로운 학교와 사회의 모습을 문학적 즐거움을 통해 모색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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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별 줄거리
〈반성 없는 반성문〉
지민은 태양계 우주선 도시인 프라이캠툼 시티의 중학생으로, 종이책 도서관을 스스로 만들려 한다. 이 도시는 “교훈 없는 이야기”를 금지하는 법을 갖고 있어, 인공지능 하드리아누스가 책의 반입과 읽기를 감시한다. 중학생 지민은 금서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책을 복원하며 친구들과 ‘금지된 독서 클럽’을 꾸린다. 비밀 독서 클럽 회장 루비는 남다른 기억력으로 수많은 책을 암기해, 금서마저 손수 베껴 도서관을 채운다. 하지만 결국 로봇 경찰에게 발각되어 광장에서 반성문을 낭독하게 되는데, 반성문 낭독 중에 금서를 통째로 읽어 시민들의 호응을 끌어낸 아이들은 책의 가치와, 자신들의 질문이 사회의 변화를 이끌 수 있음을 깨닫는다. 부모와 교사들은 아이들의 행동을 크게 꾸짖지 않고, 오히려 도서관 건립의 뜻을 존중한다. 이야기는 자유로운 독서와 질문, 그리고 용감한 도전이 진정한 성장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화성 학교의 괴물 소동〉
21세기 후반, 지구가 종말적 환경 위기를 겪으며 인류는 우주로 이주해 화성에 정착한다. 주현, 브론(화성인), 페이커(인공지능 로봇)는 화성 제14학교에 다니며, 우주공동체 내 다른 종족 친구들과 평등하게 생활한다. 학교 지하엔 고대 화성 문명의 흔적인 ‘조각가들’의 석상과 미지의 신전이 있다. 세 친구는 괴물 소문을 따라 지하를 탐험하다 거대한 촉수 괴물과 마주친다. 탐험 속에서 촉수와 석상, 그리고 위험한 환경을 극복하는 세 친구의 협동과 배려가 위트 있게 그려진다. 아이들은 기이한 지하의 역사 미스터리를 풀며, 인간·화성인·로봇·피어인(외계종족)이 과거 대립을 극복하고 현재의 평화를 이룬 이유를 깨닫게 되며 서로의 우정을 확인한다. 이야기는 우주 이주와 공동체 공존의 어려움, 그리고 다름을 인정하는 상호 이해의 중요성을 재미나게 그려낸다
〈유랑학교〉
효리는 우주에서 행성 간을 돌아다니며 배우는 ‘소수호’라는 이름의 ‘유랑학교’에 입학한다. 다양한 배경의 학생과 교사들이 함께하며, 표면상 행성 탐사와 고대 문명 연구를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학교 지도부는 “리커다트”라 불리는 고대 문명의 힘을 모아 세상을 지배하려는 숨은 의도를 갖고 있음이 밝혀지고 효리와 친구들은 지도부의 음모에 맞서 뜻을 같이하는 동맹을 결성한다. 이들은 기억복원 장치를 이용해 지도부가 지워버린 서로의 기억을 찾아가면서 학교의 비밀과 강압적 시스템을 폭로한다. 결국 우주 방송망을 통해 지도부의 음모가 공개되고 ‘소수호’의 아이들이 자신을 지키며 새로운 질서 창출에 성공한다. 아이들은 지구로 돌아가며, 교육의 본질—자유로운 질문, 배움의 주체성, 인간다운 성장—을 꿈꾸게 된다. 이야기의 끝은 ‘아이들이 바꿔낼 학교와 세상’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