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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미 준 나의 건축


  • ISBN-13
    978-89-6090-954-0 (03600)
  • 출판사 / 임프린트
    마음산책 / 마음산책
  • 정가
    23,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09-2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이타미 준
  • 번역
    김난주
  • 메인주제어
    건축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건축 #이타미준 #재일한국인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5 * 210 mm, 320 Page

책소개

“나는 마지막 남은 손의 건축가다”

시대와 국경을 뛰어넘은 건축가 이타미 준

그의 삶과 건축 세계를 망라하다

 

아시아인 최초 프랑스 국립기메동양박물관에서 개인전 개최, 프랑스 슈발리에 훈장 수훈, 재일한국인 최초 일본 ‘무라노 도고상’ 수상. 건축가 이타미 준은 만년에 화려한 명성을 거머쥐었으나, 그가 오랜 시간에 걸쳐 남긴 건축물들은 묵묵하고 소박하다. 일본의 ‘먹의 집’ ‘여백의 집’ ‘석채의 교회’, 한국 제주의 ‘포도호텔’ ‘수·풍·석미술관’ ‘방주교회’와 같은 대표작들은 지역의 풍토와 특색을 살려 자연에 녹아든 건축으로 유명하다.

『이타미 준 나의 건축』은 건축가 이타미 준의 삶과 건축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책이다.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한국인 2세로서 경계인이라는 정체성을 끌어안고 살아간 그는 건축에 무엇을 담아야 하는지 끊임없이 자문했다. 이 생애를 관통한 물음을 바탕으로 어떠한 경향이나 유행에 경도되지 않고, 절제와 조화의 미학이 엿보이는 독창적인 건축 세계를 구축해나갔다.

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한 1960년대 후반 이후에는 건축 관련 글을 왕성하게 기고하기 시작했다. 이 책에는 그가 타계하기 몇 해 전까지 써 내려간 글과 다채로운 사진 자료가 수록되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과 일상적 경험에서부터 조선시대 건축과 예술에 대한 탐구, 영감을 주고받은 건축가 및 예술가와의 교류, 건축에 대한 깊은 사유와 설계 의도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이타미 준의 딸이자 아버지의 철학을 이어받아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유이화 건축가가 자료를 모으고 엮어 더욱 뜻깊은 한 권이다.

 

아버지는 끝까지 아날로그 드로잉을 고수했다. 스스로를 ‘마지막 남은 손의 건축가’라고 여기며, 컴퓨터 설계를 배제하고 선 하나하나에 혼을 담아 그렸다. 나 역시 손의 건축이 지닌 힘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스케치가 모형이 되고, 모형이 건축이 되어가는 과정은 결국 손과 마음이 이어지고, 혼이 건축으로 탄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서문(유이화 건축가)」에서

 

 

한국과 일본, 전통과 현대를 오가며

건축을 예술로 승화시키다

 

이타미 준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유동룡이라는 한국 이름을 사용했으나, 건축가로서 활동하는 데 제약이 생겼다. 그러자 첫 한국 방문 당시 이용한 이타미공항에서 ‘이타미伊丹’를, 친하게 지냈던 작곡가 길옥윤의 한자 ‘윤潤’을 따서 이타미 준이라는 예명을 만들었다. 일본 사회에서는 외부인으로 차별받고, 한국 사회에서는 경계인으로 취급받으면서도 그는 한국인이라는 뿌리와 정체성을 지켜나갔다.

이는 곧 평생에 걸친 한국 전통과 조선시대 건축·예술의 탐구로 이어졌다. 이타미 준은 백자의 기원과 생산부터 꾸밈없는 아름다움에 대해, 무명성의 예술인 민화가 지닌 강인한 생명력에 대해, 존재를 뽐내지 않는 무심하고 가만한 종묘의 구조에 대해 전문가 수준의 분석을 선보인다. 건축을 단순한 기능적 구조물이 아닌 흙, 돌, 바람, 물, 빛과 같은 자연 요소와 어우러지는 장場으로 파악한 이타미 준의 철학은 여기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시대 주거의 특징은 풍수지리설과 유교의 영향을 배경으로 한 토착성에서 찾을 수 있다. 사람들의 생활은 어떤 경우에도 흙과의 관계 없이는 논할 수 없다. 흙이 살아 있다. 그리고 흙이 모든 생명을 낳고, 그 생명은 다시 흙으로 환원된다. 흙을 경외하는 신앙에 버금가는 세계관은 일종의 사상으로까지 발전해, 민족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다. ─본문에서

 

한편으로는 일본과 한국의 동시대 건축가 및 예술가와 폭넓게 교류하며 자신의 건축 영토를 확장해나갔다. 스승이자 정신적 지주로서 일본의 전통과 서양의 디자인을 접목시킨 건축가 시라이 세이이치, 미적 재능을 발휘하도록 물심양면 애써준 동양적 미니멀리즘의 대가인 화가 곽인식, “개성과 오해를 두려워하지 않는” 시인 같은 건축가 김중업 등과의 만남은 이타미 준이 건축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온기’와 ‘야성미’를 추구한 건축가

이타미 준의 풍경과 마주하다

 

이타미 준의 공간에서는 그 자신의 정신성과 철학, 삶의 방식이 강하게 드러난다. “밝음과 어둠의 미묘함 사이에 있는 상태를 막연하게” 시도해본 첫 아틀리에 ‘먹의 집’, 고장에서 난 돌과 흙을 재료로 “지역성에 기초한 야성적인 건물”을 완성한 ‘온양미술관’, “풍토에서 비롯된 조형”을 살린 ‘석채의 교회’, “부정형의 흐름을 이루는 지붕의 형태가 마치 자그마한 마을을 형성하는 듯한” ‘포도호텔’까지 그는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건축을 관철해왔다.

 

환청일 수도 있지만 돌 자신이 하는 말에서, 흙을 누르는 그 중력에서 나는 본질적인 생명력을 느낀다. 나무든 돌이든 인간과 친근한 소재를 활용하고, 고장의 전통적 맥락 속에서 자연스럽게 추출되었으며, 작가의 강인한 염원이 담긴 형태야말로 조형의 진정한 순수함을 획득할 수 있다. ─본문에서

 

이타미 준은 돌과 흙 같은 재료의 본질과 사용에 천착하는 동시에 ‘손의 온기’를 남기는 데도 물러섬이 없었다. ‘현대건축에서 결여된 것이 있다면 온기와 야성미’라는 말은 그의 철학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디자인과 건축 설계가 펜에서 컴퓨터로 이행되어가는 와중에도 인간의 감성이 발휘되는 것은 손이라는 믿음 또한 잃지 않았다. 이 책을 통해 건축가이자 예술가로서 평생 ‘살아 있는 건축’을 만들고자 궁구해온 이타미 준의 풍경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목차

서문 유이화

 

1 이타미 준, 유동룡

마음이 떨리는 순간 / 사라지지 않는 풍경 / 두부의 맛 / 바람과 공기의 상자 / 온기가 흐르는 가게 / 이른 아침, 내 사랑 죽 / 검은 종이와 하얀 실 / 기억의 모퉁이에서 / 인사동의 새 얼굴 / 물방울(시)

 

2 조선에 살다

흙에서 흙으로 / 종묘, 무언의 건축 / 태양과 비애의 색 / 무아의 아름다움 / 민중의 그림 / 돌과 빛 속에서 / 가구와 벼루에 매료되다 / 신라의 불상 / 사랑의 조형물 / 사랑의 조형물 / 푸근한 자연스러움, 백자 / 맑디맑은 다완 / ‘손의 눈’을 통해 태어나다 / 하얗고 투명한 아름다움 / 자연의 섭리를 따른 한국의 민가 / 타이포그래피의 힘(대담)

 

3 영감의 탄생

르코르뷔지에와 스털링의 도시 / 비범한 땅, 아크로폴리스 / 아름다운 의자를 만날 때 / 영혼의 드로잉 / 사진가 무라이 오사무 / 조각가 하야미 시로 / 건축가 김중업 / 모던 코리아로 / 화가 곽인식 / 시라이 세이이치를 기리며

 

4 나의 건축

돌과 새(시) / 돌의 언어 / 검은 상자 이야기─먹의 집 / 두 개의 상자─여백의 집 / 시간을 뛰어넘은 공간─트렁크 / 자연에 순응하는 건축가(대담) / 흙의 건축과 그 자립─온양미술관 / 본질적인 생명력─조각가의 아틀리에 / 인조대리석의 원점 / 각인의 건축─각인의 탑 / 바다와 바람 속에서─만지샤 / 무구한 공간으로─석채의 교회 / 화장실 미학 / 도시의 기둥─M 빌딩 / 꿈 이야기와 먹의 공간 / 단장─우리 집과 그 주변 / 지형을 거스르지 않고─포도호텔 / 건축가의 심안 / 바람의 노래

본문인용

51쪽 예술에서 이론은 작품에 뒤따라오는 것이다. 예술작품을 이론으로 분석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론에서 예술이 태어나지는 않는다. 그런 점에서 예술은 뭐라 단정하기 어려운 무엇이며, 신비로움을 내포하고 있다.

 

86쪽 모든 것이 무명성인 시대에 여기저기 떠돌면서 보다 자유롭게 보다 독창적으로 일했던 이름 없는 화가는, 내가 그린 이 그림이 아름다울까 하는 판단은 의식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야심도 없이 오직 서민의 생활공간에 대한 관심으로 소박하게 붓을 놀리고, 사물의 윤곽을 더듬었을 것이다. 그 행위 뒤에는 무심한 마음이 있었다. 그렇게 민중의 생활 속에서 태어난 민중화가 바로 민화였다.

 

103~104쪽 조선 도자기는, 흙을 빚고 구워서 만드는 과정은 본격적이라 할 수 있지만, 조형이나 모양새 면에서는 실로 미숙하다고밖에 할 수 없다. 그러나 사람의 온기 같은 인간미가 있고 인위의 흔적에서 벗어난, 이른바 완벽하지 않은 미완의 그릇이라 하겠다. 거기에 또 하나의 요소, 즉 차가 가미되면 비로소 완성된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주변의 사물과도 어우러진다. 그 소박함과 불완전함이 오히려 질리지 않는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을 매료하는지도 모른다.

 

191쪽 나는 건축에서 기능을 배제하겠다는 뜻은 없다. 디지털과 컴퓨터그래픽에 공간의 구축을 맡기는 가상의 건축을 추구하려는 마음은 더더욱 없다. 어디까지나 내 손의 흔적과 신체성이 남아 있는 독자적인 나의 모더니즘 또는 나의 장르라고 단언할 수 있는 세계를 구축하고 싶다.

 

212~213쪽 풍토에 적절한 조형은 억지를 부려서는 안 된다. 그저 조형물을 풍토에 가져다 놓기만 해서는 조형이 되지 않는다. 풍토에서 비롯된 조형이어야 산 조형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풍토 속에 서 정수를 찾아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286~288쪽 뛰어난 사상에는 체온 같은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뛰어난 건축에도 따스한 체온 같은 것이 있지 않을까. 창조의 주체로서 지금을 살아가는 인간의 온기와 생명을 통찰해 디자인 속에 담지 않고는 진정 새로운 리얼리티는 획득할 수 없으며, 따라서 풍요로운 도시 풍경도 절대 생성되지 않을 것이다.

 

301쪽 내게 ‘기술記述’과 ‘드로잉’은 건축과 사물의 윤곽을 더듬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내 삶을 위한 조율이며 그 자체가 건축으로 향하는 원체험과 확인을 위한 통과의례다. 다시 말해서 건축으로 이어질 사랑의 구조, 부드러움의 구축인지도 모르겠다.

 

319쪽 건축의 근저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 인간의 생명과 강인한 염원을 담지 않는 한, 인간에게 감동을 주는 건축으로 완성되기 어렵다. 인간의 온기와 생명을 근저에 담는다. 앞으로 짓게 될 건축물에 어떻게 그 지역의 전통과 문맥, 에센스가 스며들게 할 것인가. 그 지역의 풍토와 ‘바람의 소리’가 이야기하는 언어를 듣는 것, 그 점이 중요하다.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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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이타미 준
1935~2011. 도쿄에서 재일한국인 2세로 태어나, 시즈오카현 시미즈시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한국 이름은 유동룡. 1964년 무사시공업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4년 후 이타미준건축연구소를 설립했다. 지역의 고유한 풍토에 천착하며 돌, 바람, 흙과 같은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한 독창적인 건축 세계를 구축했다. 대표작으로 일본의 ‘먹의 집’ ‘석채의 교회’ ‘M 빌딩’, 한국의 ‘온양미술관’ ‘포도호텔’ ‘수·풍·석미술관’ ‘방주교회’ 등이 있다.
2003년 아시아인 최초로 프랑스 국립기메동양박물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했고, 2009년에는 일본의 권위 있는 건축상인 ‘무라노 도고상’을 재일한국인 최초로 수상하며 업적을 인정받았다. 국내 출간된 저서로 『1970-2011 이타미 준의 궤적』 『손의 흔적』 등이 있다.
엮음/냄 : 유이화
2002년 이타미준건축연구소 서울사무소를 설립, 이타미 준이 타계하기 전까지 주요 건축 작업을 함께했다. ITM유이화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로 ‘유동룡미술관’ ‘시호재’ ‘FEZH’ 등을 설계했으며 한국건축가협회상, iF 디자인어워드, 독일 디자인어워드 등 국내외 건축상을 다수 수상했다. 2019년에는 이타미준건축문화재단을 설립하여 전시, 건축 교육, 사회공헌사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번역 : 김난주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거쳐 쇼와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쓰마여자대학과 도쿄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옮긴 책으로 『키친』 『모래의 여자』 『반짝반짝 빛나는』 『100만 번 산 고양이』 『박사가 사랑한 수식』 『겐지 이야기』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주문이 많은 요리점』 『백야행』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인간 실격·사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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