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5월 10일, 대한민국은 역사상 첫 총선거를 실시했습니다. 이날은 단순한 선거를 넘어, 여성들이 평등과 권리를 외치며 새로운 장을 연 의미 있는 날이었습니다. 처음 참정권을 행사한 여성들은 오랜 억압과 침묵을 넘어, 한 사람으로서 당당히 자신의 권리를 증명한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습니다. 그 역사적인 순간은 투표소 앞에서 더욱 생생하게 드러났습니다. 아기를 등에 업은 어머니, 손을 꼭 맞잡고 나온 할머니와 손녀, 떨리는 손으로 첫 투표용지를 건네받는 젊은 여성. 그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긴장, 그리고 자신이 역사의 한 장면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자부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그 한 표는 단순한 정치적 참여를 넘어, 불평등한 세상을 바꾸겠다는 외침이자, 차별과 편견을 넘어서는 용기의 선언이었습니다.
총선거 다음 날, 언론은 90%가 넘는 높은 투표율을 “우리 민족의 애국심을 세계에 다시 한번 표명한 일”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여성 유권자의 투표율이 50%를 넘자, 외신들은 “한국 여성들의 정치 참여는 자랑할 만하다”며 놀라움과 찬사를 보냈습니다. 이는 곧 한국 여성들이 더 이상 가정에만 머무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와 국가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상징적인 신호였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양성평등, 인권, 존중과 배려의 가치들은 결코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수많은 여성들의 눈물과 희생, 그리고 꺾이지 않는 용기 위에 지금의 현실이 세워진 것입니다. 누군가는 두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내어 한 표를 행사했고, 누군가는 가족과 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끝내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조용하지만 뜨거운 목소리들이 모여 역사를 움직였습니다.
『1948년 5월』은 바로 그 목소리를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들려주기 위해 쓰여진 작품입니다. 초등학교 3~4학년 어린이를 주요 독자로 하여, 여성 참정권의 역사적 의미와 평등의 가치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풀어낸 중편 동화입니다. 어린이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단순한 역사 지식이 아니라, 차이를 존중하는 마음, 용기를 내는 태도, 그리고 함께 만드는 평등한 세상의 소중함을 배우게 됩니다. 동시에 어른 독자들에게는,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당연한 권리’가 사실은 수많은 여성들의 숨은 노력과 희생에서 비롯되었음을 다시금 일깨우며 잊어서는 안 될 역사의 빚을 되새기게 합니다.
평등은 어느 한쪽의 몫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류 모두가 함께 짊어지고 걸어가야 할 공동의 과제입니다. 성별과 세대를 넘어, 서로를 존중하며 손을 맞잡을 때에만 진정한 평등은 완성될 수 있습니다. 『1948년 5월』은 이름 없는 여성들이 남긴 발자취를 따라가며,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가요?”
이 책이 어린이들에게는 올바른 가치의 길잡이가 되고, 어른들에게는 평등을 향한 새로운 다짐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서로 존중하며 손을 맞잡는 내일을 꿈꾸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