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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로 빚은 인문학


  • ISBN-13
    979-11-5854-584-0 (0338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 학이사 / 도서출판 학이사
  • 정가
    15,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09-1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박운석
  • 번역
    -
  • 메인주제어
    문화연구: 관습과 전통
  • 추가주제어
    식음료: 알코올음료 , 전통적인 의식절차
  • 키워드
    #문화연구: 관습과 전통 #식음료: 알코올음료 #전통적인 의식절차 #전통주 #가양주 #전통문화 #고조리서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0 * 205 mm, 208 Page

책소개

 

우리 술의 깊은 맛과 멋 이야기

 

우리 전통주는 고문헌의 기록만으로도 500년 이상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제조 방법이나 술맛, 향의 우수성에 그치지 않고,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음주 문화에서도 그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전통주는 단순한 술이 아니라 전통문화이며,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소중한 끈이다.

 

이 책은 저자가 고문헌의 기록을 바탕으로 전통주를 직접 복원하고, 전통주 교육을 하면서 체감한 전통주 속에 담긴 인문학적 의미를 찾아 밝히고 있다. 고문헌에 등장하는 수많은 전통주와 그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우리 전통주가 지닌 인문학적 가치를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목차

 

1부 선조들의 술 문화

 

참다운 술맛이란 입술을 적시는 데 있다

취흥은 시흥, 술자리에서 풍류를 배운다

술잔이 주는 가르침

술로 즐기는 선비들의 한여름 풍류

우리 전통주는 여성이 중심이다

옛 문헌에서 본 음주금기

철학적이고 문학적인 우리 술 이름

혼술은 반주 문화이자 약주 문화였다

잊힌 문화를 살리는 일, 가양주 복원

세시풍속 따라 연말연시에 마시는 술들

녹두는 왕이 마시던 술의 비방이었다

다양한 과일 향과 꽃 향이 전통주의 매력

금주령의 두 얼굴, 약차로 위장한 술

 

 

2부 이야기의 보고, 전통주

 

전통주는 무궁무진한 이야기의 보고이다

고문헌 속 우리 술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 가득한 전통주

음식디미방의 술 이야기

술 빚기는 철저한 과학이다

고조리서에 왜 술 빚는 법을 실었을까

좋은 술은 좋은 물에서 나온다

나에게 딱 맞는 술 빚는 방법은?

과유불급, 부재료를 넣은 술 빚기

약재를 넣은 술 빚기는 동전의 양면

여러 가지 쌀 가공법이 다양한 맛의 비결이다

전통주의 적정음주량은 어느 정도였을까

 

 

3부 고문헌 속 전통주 이야기

 

술일까 음료일까, 추위 녹이는 모주

새해 첫날 아이부터 마시는 술, 도소주

가을에 마시는 술, 신도주와 국화주

조선 시대 임금도 걱정했던 술, 삼해주

욕심을 내면 망치는 술, 애주

숨겨 두고 혼자 마시는 술, 동정춘

역사적으로 가장 사랑받아 온 술, 송순주

감칠맛에 탄탄한 스토리, 이화주

포트와인보다 못할 이유가 없는 과하주

탁주와 청주, 약주, 그리고 막걸리

단양주는 왜 여름에 빚어 마셨을까?

부의주를 더운 여름에 빚는 이유

저온 발효와 산장법으로 완성한 청명주

 

 

4부 전통주의 오늘과 내일

 

블렌딩의 역사, 한국 전통주가 더 빨랐다

막걸리가 싸구려라고요?

좋은 막걸리는 내게 맞는 막걸리다

외국인 막걸리 체험, 함부로 하면 안 되는 이유

따뜻하게 데워 마시는 우리 술도 있다

차례상, 제사상에 어떤 술을 올리나요?

포도주도 500년 역사의 한국 전통주다

토종쌀로 빚은 전통주에 대한 기대

막걸리를 활용한 제품

 

본문인용

 

[머리말]

 

 우리 전통주가 차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의 젊은 층이 전통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아예 직접 배우고 양조장을 열어 자신들의 취향에 맞춘 전통주를 개발하기도 한다. 이러한 흐름은 전통주 발전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고문헌을 통해 전해지는 다양한 전통주를 직접 빚어보고, 전통주 교육을 하면서 우리 술의 깊은 맛과 멋을 체감해 왔다. 그런 과정을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 해 왔다.

 책에서는 우리 전통주의 맛과 멋을 알리는 데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이미 잘 알려진 매력 외에도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전통주가 지닌 인문학적 가치를 발굴하고 알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

 최근 세계적으로 K-푸드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K-푸드 발전을 위해선 K-술과의 결합이 필요하다. 일본의 스시가 세계적으로 자리 잡은 것도 사케와 함께였다는 점을 떠올려야 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전통주가 K-푸드와 함께 세계에 알려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책 속으로]

 

 술은 그 나라의 정치 수준까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적 척도라 했다. 옛 선조들의 술 문화는 어땠을까. 선조들은 술을 마시는 데도 불문율을 지켜 왔다. 일종의 주도라고도 할 수 있는 풍류였다. 풍류는 멋스럽고 풍치 있게 노는 일이다. 하지만 단지 잘 노는 것만 의미하지는 않는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까지 갖추어야 풍류라고 할 수 있다. 당시엔 풍류가 생활의 주요 영역이었다. 자연 속에서 술을 마시며 시, 서, 금을 즐겼다. 이때는 당연히 선비들의 술 문화가 음악과 그림이라는 문화를 생산하는 모태가 되었다.

 

-p. 18쪽, ‘취흥은 시흥, 술자리에서 풍류를 배운다’ 중에서

 

 

 윤선도는 “술을 마시되 덕이 없으면 난亂하고, 주흥을 즐기되 예를 지키지 않으면 잡雜되기 쉬워 술을 마실 때에는 덕과 예를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조지훈은 “술에 취하지 않고 흥興에 취하기를 즐긴다. 오욕칠정의 잠재된 모든 감정을 술로 풀려는 것은 술의 사도邪道”라고 했다. 이처럼 술 때문에 생기는 폐해를 막고 예를 바로 세우기 위한 방안도 있었다. 향촌의 선비와 유생들이 향교, 서원에 모여 학덕과 연륜이 높은 이를 주빈으로 모시고 술을 마시는 행사인 향음주례鄕飮酒禮였다. 하지만 향음주례는 1905년 일제에 의해 사라졌다. 1895년, 기울어 가는 조선을 되살리기 위해 전국의 유생들이 향음주례를 핑계로 세 규합에 나섰고, 이는 의병 활동으로 이어졌다. 결국 일제는 이를 금지시켜 버렸다.

 

-p. 20, ‘취흥은 시흥, 술자리에서 풍류를 배운다’ 중에서

 

 

 영조는 말년에 다리가 아파서 고생을 했다. 이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건 송절차 덕분이었다. 『영조실록』엔 송절차를 마시고 나서부터 걸어다닐 수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송절차는 송절주다. 소나무 가지 마디를 채취해 말린 다음 빚은 술이다. 송절은 관절통, 신경통을 완화시켜 준다고 알려져 있다.

 송절주를 굳이 송절차로 부른 것은 이유가 있었다. 영조는 재위 기간 대부분 금주령을 내렸다. 쌀을 주원료로 술을 빚다 보니 백성들이 먹을 식량도 부족한데 술을 마신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일이었다. 영조는 술을 ‘사람을 미치게 하는 광약’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대신들이 술을 마시는 것을 경계하도록 했다

 

-p. 62, ‘금주령의 두 얼굴, 약차로 위장한 술’ 중에서

 

 

 『고려대규합총서』엔 술맛이 아름답고 사나움으로써 주인의 길흉을 안다고 하였고, 술맛이 시고 나쁘면 주인집에 근심이 생긴다고 했다. 예전엔 양반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조상의 제사를 받들어 모시고, 찾아오는 손님을 대접하는 것이었다.

 당시엔 곳곳에서 모여드는 손님들이 중요한 소식통이자 돈 되는 최신 정보를 가진 정보원이었다. 여러 사람으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접하다 보니 항상 앞서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당연히 술맛이 나빠지면 과객이 줄고, 최신 정보도 얻을 수 없으니 주인집엔 근심이 생기는 것이다.

 

-p. 74, ‘고문헌 속 우리 술 이야기’ 중에서

 

 

 우리 전통주 빚기에 숨은 과학은 물누룩인 수곡을 만드는 과정에도 들어 있다. 단양주를 빚을 때 사용하는 수곡은 누룩을 사용하기 전에 물속에 3~5시간 담가 둔다. 바짝 말라 있는 누룩 속 미생물을 미리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알코올을 만들어 내는 누룩 속의 효모는 본격 활동에 앞서 8시간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다. 이 시기가 술 빚기에서 외부 잡균에 노출될 수 있는 가장 취약한 시기다. 결국 수곡을 만드는 이유도 이 잠복기를 줄여 효모가 더 빠르게 알코올을 만들어 내게 하기 위해서다.

 쌀을 다양한 방법으로 가공해서 술을 빚는 것도 술의 맛과 향을 다양화하고 좋게 하는 방법이다. 밑술을 죽이나 범벅, 떡 등의 방법으로 빚어 술의 맛과 향을 살려 놓고, 마지막 덧술에 고두밥을 넣어 주어 알코올 도수를 올려 준다. 하나의 술을 만드는 과정에 여러 가지 쌀의 가공 방법을 써서 다양한 풍미를 내는 것이 우리 전통주의 매력이다.

 

-p. 86, ‘술 빚기는 철저한 과학이다’ 중에서

 

 

 국립청주박물관에는 조선 선조 대의 정치가이자 문인이었던 송강 정철(1536~1593)이 선조에게 하사받은 은술잔이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 은술잔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는 술을 너무나 좋아했고, 술 때문에 구설이 잦아 반대 세력으로부터 공격을 많이 받았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선조는 그에게 은술잔을 내리며 하루 석 잔만 마시라고 명했다. 그러나 어찌 하루 석 잔에 만족하랴. 어명을 어길 수 없었던 그는 술잔을 두드려 크기를 늘린 후 사용했다고 한다.

 당시 식사 때 반주로 마시는 술도 한두 잔이었다. 『동의보감』에 전하는 적정 음주량 석 잔, 선조의 어명인 하루 석 잔, 반주로 마셨던 한두 잔도 정확한 측정치는 없지만 아마도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하루 적정 음주량 이내였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p. 115, ‘전통주의 적정음주량은 어느 정도였을까’ 중에서

 

 

 책에 수록된 동정춘 빚는 법을 보면 쌀 11㎏에 물은 불과 1L만 쓴다. 물을 거의 넣지 않고 단맛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술을 빚기 때문에 술맛은 많이 달다. 실제 ‘꿀보다 달다’고 기록해 뒀을 정도다. 워낙 단맛이 강해 전통주 강의 교육 과정에서 동정춘 빚기를 실습할 때는 『임원경제지』 레시피 절반의 쌀을 사용한다. 쌀 6㎏에 물 1L를 쓴다는 뜻이다. 쌀의 양을 절반 정도 줄였지만 발효가 끝난 이후 술의 단맛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단맛만 강하다면 좋은 술이 아니다. 동정춘은 쌀과 누룩, 그리고 극히 적은 양의 물만으로 빚는 술이지만 완성된 술은 다양한 과일 향과 꽃 향도 품고 있다. 그래서인지 전통주 교육을 받은 분들이 수시로 교육원에 와서 동정춘을 빚는다. 수업 중 실습으로 만들었던 동정춘의 맛과 향이 너무 강렬해서다. 발효실에선 또 다른 팀이 빚은 동정춘이 익어 가고 있다. 3개월 교육 과정 중 매주 여러 종류의 술을 빚었으면서도 유독 동정춘에 끌리는 모양이다.

 

-p. 140, ‘숨겨 두고 혼자 마시는 술, 동정춘’ 중에서

 

 

 요즘은 웬만한 술은 냉장고에서 꺼내서 차게 마신다. 맥주도, 와인도, 막걸리뿐 아니라 증류 소주도 그렇게 한다. 좋은 방법은 아니다. 술의 온도가 너무 차가우면 그 술의 향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한다. 술맛도 날카롭다.

 맥주를 예로 들어보자. 비교적 알코올 도수가 10%~14%로 높고 단맛이 강한 임페리얼 스타우트는 온도가 15℃ 정도일 때 마셔야 향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차가울 땐 맥주의 향을 전혀 알 수 없을뿐더러 맛이 날카로운데, 온도가 올라갈수록 향이 살아나고 맛도 부드러워진다. 냉장고에서 금방 꺼내서 마실 때와 한 시간쯤 지나고 맥주 자체의 온도가 올라갔을 때 맛과 향은 천지차이다.

 우리 술도 마찬가지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증류식 소주의 경우는 술의 온도가 상온에 가까울 정도로 해서 마시는 게 좋다. 그래야 높은 도수에서 나오는 날카로운 알코올 향을 부드럽게 느낄 수 있다. 아직도 나이가 지긋하신 어른들은 밥을 담은 식기의 뚜껑에 증류 소주를 따라 마시던 추억을 가끔 이야기한다. 뜨거운 밥을 담았던 식기의 뚜껑에 차가운 소주를 부으면 적당하게 따뜻한 상태로 온도가 올라가 소주의 향과 맛이 확 살아나게 된다.

 

-p. 192, ‘따뜻하게 데워 마시는 우리 술도 있다’ 중에서

 

서평

 

K-컬처, K-푸드에서 K-술로!

가장 전통적이어서 가장 세계적인

전통주의 인문학적 가치를 되살리다

 

한국 전통주가 핫한 술로 떠올랐다. 젊은 층이 양조장 창업에 뛰어들어 20, 30대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전통주를 만들어내면서부터다. 이러한 흐름은 전통주 발전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전통주는 문헌상 500년 이상의 역사를 품고 있는 데다가 다양한 제조 방법과 우수한 맛과 향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다. 특히 집안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가양주 같은 경우는 그 집안의 병력(病歷)까지 짐작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생활과 밀접하게 엮여 있다.

 

참다운 술맛은 입술을 적시는 데 있다

우리 술 제대로 즐기는 법

 

『전통주로 빚은 인문학』은 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 박운석 원장이 고문헌을 통해 전해지는 다양한 전통주를 직접 빚어보고, 전통주 교육을 하면서 체감한 우리 술의 깊은 맛과 멋에 대한 이야기다. 전통주를 통해 술과 사람, 술과 문화에 대한 이해, 인문학적 상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였다.

 

선조들의 술 문화

 

술 문화는 선비 문화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당시의 술 문화는 반주 문화였고 약주 문화였다. 찾아온 손님들을 대접하는 나눔의 문화이기도 했다. 그들이 즐긴 풍류는 무엇을 말하는지도 술 이야기와 함께 다뤘다. 무엇보다 가양주 문화를 되살리는 일이 잊힌 문화를 살리는 일이라는 점을 중점적으로 밝혔다.

 

안동 장씨 장계향이 저술한 『음식디미방』과 의성 김씨 종택에서 전해 내려오는 『온주법』같이 순한글로 쓰인 책은 필사본이 많다. 이는 딸과 며느리에게 음식과 술 빚는 법을 전해주려는 여성들의 노력이었다. 술 빚기를 담당한 여성들이 왜 단맛이 나게 술을 빚었는지도 재미있게 풀어놓는다. ‘탁주에 국수를 먹지 않는다(땀구멍이 막힌다)’, ‘얼굴이 흰 사람은 혈이 소모되므로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 등 『규합총서』와 『동의보감』에 실린 흥미로운 음주금기 조항도 있다.

 

이야기의 보고, 전통주

 

전통주는 이름에서부터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흰 머리의 노인이 마시면 도로 아이가 된다는 백수환동주(白首還童酒)가 대표적이다. 『음식디미방』에서는 오가피주를 마시고 ‘나이 삼백을 살았고 아들을 서른이나 낳았다’고 표현했다. 떠먹는 막걸리인 이화주는 대놓고 술을 마시기 어려웠던 여성들이 술이 아닌 양 숟가락으로 떠먹던 술이었다.

 

전통주 빚기는 철저한 과학이라는 내용도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우리 조상들은 구체적인 과학적 원리는 몰랐어도 대대로 수백 년간 경험적으로 술 빚기를 이어왔다. 겨울에 빚는 다른 전통주와 달리 부의주는 왜 여름에 빚는지, 술을 빚을 때 밀가루를 첨가하는 이유와 왜 쌀을 다양한 방법으로 가공해서 밑술을 빚는지 과학적인 원리를 설명해 준다.

 

고문헌 속 전통주 이야기

 

책에서는 무엇보다 전통주의 매력을 알리는 데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추위 녹이는 따뜻한 모주, 새해 첫날 아이부터 마시는 도소주, 숨겨 두고 혼자 마시는 동정춘 등 고문헌 속에 드러나는 전통주 이야기와 쌀, 물, 누룩만으로도 과일 향과 꽃 향이 나는 전통주의 신비함은 지금까지 봐온 전통주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조선왕조실록에 108회나 등장한다는 고급술이었던 청주(淸酒)라는 이름을 왜 쓰지 못하는지, 한국 고유의 전통주는 왜 약재를 넣지 않은 술임에도 약주라는 이름을 쓸 수밖에 없는지, 청주라는 명칭을 되찾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비중 있게 다뤘다. 또 최근 들어 전 세계에서 인기 있는 K-푸드는 반드시 K-술과 함께 가야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점도 짚고 넘어간다.

 

전통주의 오늘과 내일

 

조상들의 술 빚는 법을 배우고 이어가는 것뿐만 아니라 현시대에 맞게 발전시키고 계승시켜 나가는 것 또한 중요하다. 위스키, 맥주, 와인, 커피만 블렌딩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전통주의 블렌딩 역사는 기록상 600년이 넘었으며, 1540년 김유가 지은 『수운잡방』에는 포도주 제조법도 두 가지 기록되어 있다. 다양한 토종벼를 복원해 새로운 맛과 향을 가진 전통주 개발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그만큼 전통주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졌다.

 

우리 전통주는 일제 강점기와 해방 이후 배고픈 시대를 거치면서 술과 문화라는 두 측면에서 모두 단절을 겪었다. 이러한 단절기를 뛰어넘어 술은 하나의 전통문화이고 여전히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끈이다. K-컬처가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는 지금이야말로 전통주가 지닌 인문학적 가치를 자세히 들여다볼 시간이다.

 

 

[추천사]

 

 이 책은 단순히 옛날 술 이야기를 모아놓은 책이 아닙니다. 오래된 기록 속 전통주의 이름을 다시 불러내고,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삶과 문화, 이야기를 오늘의 감각으로 풀어냅니다. 전통주가 단순한 술이 아닌 살아 있는 문화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해줍니다. ‘도소주’, ‘동정춘’, ‘백수환동주’처럼 이름만 들어도 한 편의 시처럼 느껴지는 전통주들이 고문헌 속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나고, 술맛과 풍류의 풍경까지 함께 전해집니다. 저자는 학문과 현장, 과거와 현재, 기록과 상상력을 넘나드는 통찰로 전통주의 깊은 매력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술을 좋아하지 않아도, 우리 전통문화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류인수 / 한국가양주연구소 소장

 

저자소개

저자 : 박운석
경북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영남대학교 스포츠과학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매일신문에서 문화부장을 지냈고, 대구문화재단에서는 문화기획부장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문화 발전에 힘써왔다.
현재는 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전통주 교육훈련기관(제21호)으로 지정받은 바 있다.
우리 술의 대중화와 교육에 힘쓰는 전문가로서 활발한 저술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스무 색깔 스무 느낌』과 『차근차근 수제맥주』가 있으며, 다양한 매체를 통해 우리 술과 관련된 인문학적 시선을 소개하고 있다. 현재는 대구일보에 ‘박운석의 우리 술 이야기’를 연재 중이며, 매일신문에 ‘박운석의 전통주 인문학’, ‘박운석의 수제맥주 이야기’ 등을 통해 꾸준히 글을 써왔다. 전통주를 현대인의 삶과 연결하는 데 주력하며, 깊이 있는 시선으로 우리 술 문화의 가치를 조명하고 있다.
1954년 대구에서 창립한 종합출판사.
문학·인문·사회·교양·아동·실용 등 모든 장르의 종이책과 전자책을 출간한다. 학이사(學而思)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論語》)’에서 따온 이름으로, 이 말을 기업 정신으로 삼는다.
제37회 ‘한국출판학회상–기획·편집’ 부문을 수상했으며, 아동도서 브랜드 학이사어린이가 있다. 지역독서운동을 위해 학이사독서아카데미와 책으로 노는 사람들, 전국 지역출판사 책을 대상으로 하는 서평쓰기 대회 사랑모아독서대상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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