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정치를 하는 당을 창당할 거야.
이름은 불가능한당!(19쪽)
이제는 남의 고통도 나와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게 됐어. 좋은 얘기처럼 들리지? 근데 그 뜻이 아냐. 남의 고통을 대할 때도, 그것에 아파하는 나에게 주목한다는 얘기야. 나의 연민, 연민하는 나에게. 사랑을 할 때 상대가 아니라 사랑이란 행위를 하는 나를 사랑하며 그게 사랑이라 착각하듯이.(38쪽)
손을 호호 불면서 변화를 염원하는 훈훈한 마음들로는 이 썩은 판에 흠집 하나 못 내. 우리 앞에 떨어진 문제들은 인간을 넘어선 것들. 지구 가열, 빙하 붕괴, 6대 멸종… 자기 하나 못 넘어선 사람들은 백 발짝을 나가 봤자 한 발짝도 못 나가. 반드시 원점으로 미끄러지니까.(61쪽)
진짜 이상은 사람을 설레게 한다. 진짜 피상은 듣는 사람까지 힘이 빠진다.(82쪽)
모든 사람은 기계와 붙어 일한다. 물질 생산 기계와 일하거나 정보 생산 기계와 일한다. 물질 생산기계와 가까울수록 죽음에 가깝다. 그 죽음은 시스템 오류가 아니라 공정의 일부다.(87쪽)
한 번이라도 제대로 이상을 추구해 본 적이 있었나? 그런 시간이 있기는 했나? 단 몇 년도 없다. 아니 일주일도 없다. 하루도 없다. 어쩌면 평생 딱 두 시간 정도 이상주의자였겠지. 그래서 얻은 게 뭔가? 현실이다. 어차피 아무 노력 안 해도 얻었을 그 현실만 얻었다. 그럼 실망이라도 안 했나? 상처라도 덜 받았나? 아니다. 실망은 실망대로, 상처도 곱절로 받았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일찍, 가 보지도 않은 길을 금기시했던 걸까. 뭐가 두려워서?(88쪽)
내가 동물을 구출한 이유는 동물을 사랑해서가 아냐. 측은해서도 아니고, 그게 정의로워서도 아냐. 해방됐을 때 세상을 가장 좋게 만들 활동이 바로 동물들의 활동이기 때문이야. 그게 동물 해방이 급한 이유야.(113쪽)
사회가 흥분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른데 이 사회의 방식은 성적인 동시에 남근적이지. 빨리 흥분하고 일방적인 절정에 달하고 빨리 식어. 섹스가 아냐. 대상이 필요한 자위지. 이게 무한 반복되면 섹스란 원래 그런 거라고 믿게 되지.(145쪽)
이제 그녀의 행동 패턴을 알 것 같았다. 거침없는 논쟁적 액션으로 물의를 일으킨 후 주목을 받으면, 그 효과를 이용해 영리하게 반사 이익을 챙기는 게 아니라, 더 큰 물의로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든다. 해당 커뮤니티에서 추방당할 때까지 한계를 시험하다가 쫓겨나면 곧바로 다른 동네로 옮겨가 그다음 도발을 준비한다. 동네끼리의 폐쇄성을 잘 이용한 가로지르기 전략이었다. 그녀는 전형적인 트릭스터였다. 사람보다 동물에 가까운.(159쪽)
아까울 것 같지? 좀만 지나 봐, 시원할걸. 사고로 지워졌다고 생각하면 돼. 벌벌 떨지 마. 그냥 날려, 백업은 잊어버려. 뒤돌아보지 말고 눈 딱 감고 누르는 거야. 삭제!(181쪽)
당연하지 이 쓰레기들아!(22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