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망상이 어떻게 수십 년간 수만, 수십만 명의 인생을 지배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 망상이 무너지는 순간에도, 왜 그를 신이라 부르는 목소리는 멈추지 않았을까?
이 책은 정명석, ‘가짜 메시아’의 몰락에 대해 기록한다. (p.6)
왜, 한 남자가 ‘메시아’로 추앙받았을까?
기독교의 메시아는 죄악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할 유일한 존재, 예수 그리스도다. 하지만 JMS는 예수의 영이 정명석의 육체에 깃들어 다시 이 땅에 왔다고 가르쳤다. (p.10)
정명석은 혼자 신이 되지 않았다. 그를 메시아로 세운 건 단지 신도들의 맹목적인 믿음이 아니었다. 정명석의 신화를 유지한 것은 치밀한 ‘시스템’이었다. 그의 곁에는 법조인이 있었고, 기업인이 있었으며, 여론을 설계하는 기술자들이 있었다. (p.82)
정조은은 누구보다 뜨거운 신앙으로 정명석을 메시아라 외쳤고, 누구보다 냉혹하게 그를 부정했다.
정명석이 만든 신화에 올라타 권력을 쌓았고, 그 신화를 허무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성령의 시대’를 자임하던 그녀가 스스로 ‘머리 자르기’를 감행하자, 교단의 균열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갔다. (p.142)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책은 단지 한 사이비 종교 교주의 몰락을 기록한 것이 아니다.
누군가를 신이라 부르고, 그의 입에서 나온 모든 말을 구원의 진리라 믿으며, 거짓을 위해 스스로 눈과 귀를 가린 사람들의 이야기다. (p.182)
사이비의 몰락이 곧 해방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교주가 구속되고, 조직이 흔들리고, 교리가 무너져도, 피해자와 탈퇴자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무너져 있다.
그들은 오늘도 지난 믿음의 폐허 위에서 고통받고 있다.
자신이 바쳐온 시간과 관계, 미래를 스스로 부정해야 하는 긴 싸움을 견디고 있다.
결국 이 기록이 향해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일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울 것인가.
사이비 종교의 몰락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곳을 떠난 이들이 두려움과 죄책감을 벗고 스스로를 구해낼 수 있도록 손을 내미는 일이다. (p.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