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0 맞춤형 평가의 첫 단계는 얼굴 형태를 분석하는 것이다. 얼굴 형태는 계란형, 둥근형, 사각형, 오각형, 세장형, 장방형, 역삼각형 등 총 일곱 가지로 단순화할 수 있다(그림 1.3). 대개 계란형을 이상적인 형태로 본다. 개개인의 얼굴형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이상적 얼굴형인 계란형에 근접하기 위한 치료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사각형이나 오각형, 장방형, 둥근형, 역삼각형 얼굴에서 깨물근이나 관자근이 발달해 있으면 얼굴 좌우 폭을 줄이기 위해 보툴리눔 독소 주사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그림 1.4). 광대뼈가 발달한 경우 뼈 자체는 줄일 수 없지만, 관자놀이와 뒷볼의 꺼진 부분을 채워주면 광대뼈가 덜 두드러져 보인다(그림 1.5). 얼굴이 긴 세장형은 광대활이나 볼에 필러를 주입하면 가로가 보강되어 계란형에 가까워질 될 뿐 아니라, 얼굴이 짧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그림 1.6). 반대로 둥근형이나 사각형은 턱끝 필러로 길이를 늘려주면 얼굴이 갸름해 보인다(그림 1.7, 그림 3.18). 얼굴 형태를 분석할 때는 얼굴 크기도 고려해야 한다. 필러는 볼륨을 채워 효과를 보는 시술이므로 얼굴이 큰 사람은 주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P140 볼륨업 필러 시술에 바늘이 좋을까, 캐뉼라가 좋을까? 선택은 시술자의 선호도에 따라 정해진다. 자신이 제일 익숙한 방법으로 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캐뉼라는 혈관을 관통하지 않기 때문에 혈관 손상을 막아 멍을 피히고, 피부 괴사나 실명 등 혈관 내 주입에 의한 부작용을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실명이 많이 발생하는 미간 필러나 코 필러, 코옆 팔자 필러 시에는 바늘대신 캐뉼라를 사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만에 하나 혈관 내 필러 주입 사고가 발생했을 때 수반될 법적 소송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캐뉼라를 사용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물론 캐뉼라에도 단점이 있다. 우선 혈관이 약한 사람은 캐뉼라로도 혈관이 터질 수 있다. 특히 가는 캐뉼라를 조심해야 한다. 27 G 이상 소구경 캐뉼라를 강한 힘으로 밀어 넣으면 혈관을 뚫을 수 있다. 저자는 심지어 23 G 캐뉼라로도 혈관이 터져 큰 혈종을 경험한 적이 있다.
P191 눈썹뼈의 윤곽을 부드럽게 만들고 싶으면 광대뼈얼굴돌기(frontal process of zygoma) 뒤쪽으로 1 cm, 광대활에서 위쪽으로 1 cm에 자입점을 잡고 관자우묵 안쪽과 위쪽 꺼진 부분을 향해 상내측 방향으로 깊게 삽입한다(그림 4.17 A). 광대뼈를 덜 두드러지게 하고 얼굴을 계란형으로 만들고 싶으면 광대뼈얼굴돌기 뒤쪽으로 3 cm, 광대활에서 위쪽으로 1 cm에 자입점을 잡고 관자우묵 바깥쪽 꺼진 부분을 향해 상외측 방향으로 깊게 삽입한다(그림 4.17 B). 추가적으로 관자우묵의 광대활 바로 위쪽을 교정하고 싶으면 광대뼈얼굴돌기 뒤쪽으로 2.5 cm, 광대활에서 위쪽으로 1 cm에 추가 자입점을 잡고 후방으로 깊게 삽입한다(그림 4.17 C).
바늘은 피부와 30~45도 각도로 사면이 아래를 향하게 해서(bevel-down) 뼈에 닿을 때까지 전진한다. 바늘 끝이 뼈에 닿으면 흡인한 후 뒤로 뺄 필요 없이 그 자리에 1 mL를 모두 주입한다. 볼륨업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후향적 선형 주입법과 달리 바늘 끝을 뒤로 빼지 않고 제일 깊이 꺼진 곳에 1 mL를 모두 볼루스 주입해도 튀어나오지 않고 주변으로 편평하게 잘 퍼진다. 필러 주입부 위쪽의 관자근막이 단단히 눌러주기 때문에 튀어나오지 않는 것 같다. 1 mL로 부족하면 같은 지점이나 주변에 추가 주입하면 되고, 혹시 튀어나온 부분이 있어도 몰딩해주면 잘 펴진다.
P258 앞광대는 입자가 큰 이상성 HA 필러나 점탄성이 높은 단상성 HA 필러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주로 23 G 5 cm 캐뉼라를 사용하지만, 이중층 주입법(double layering technique)으로 피하지방층에 얕게 주사하는 경우에는 25 G나 27 G 캐뉼라도 사용한다.
주입 깊이는 눈둘레근 아래 SOOF층 제일 깊은 곳이다(그림 4.50). 캐뉼라를 너무 깊이 넣어서 SOOF층 아래 윗입술올림근(levator labii superioris m.)을 건드리면 통증이 발생하니 주의한다. 눈밑 팔자주름이 고착화된 경우는 이중층 기법으로 얕은 피하지방층에도 주입한다. 캐뉼라 입구는 눈밑 팔자주름과 일직선상에 눈밑 팔자주름 끝에서 1 cm 떨어진 곳에 만드는 게 원칙인데, 알기 쉽게 설명하면 가측눈구석에서 1 cm 떨어진 곳에서 내린 수직선과 코 베이스에서 그린 수평선이 만나는 지점이다(그림 4.51).
P414 얼굴 비대칭 필러의 원칙은 원인과 상관없이 작은 쪽을 채워주고 얼굴 중심축을 턱끝 필러로 교정하는 것이다. 위얼굴은 이마나 관자놀이가 많이 꺼진 쪽을, 가운데 얼굴은 작은 쪽 광대중심점이나 광대활을 보완한다. 동양인은 광대활이 커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작은 광대활을 큰 쪽에 완벽하게 맞출 필요는 없다. 아래얼굴은 작은 쪽 앞볼과 뒷볼의 꺼짐을 채워주고, 필요하면 아래턱선 필러와 앞턱 필러를 병행한다.
아래턱뼈 치우침은 위얼굴 중심선에 맞춰 아래턱뼈끝점을 새로 만들어주고, 앞턱의 작은 쪽을 보강해 얼굴 중심축을 교정한다(그림 4.143). 턱이 너무 커지면 곤란하므로 큰 쪽과 똑같이 맞출 필요는 없고, 교합이 제3군(class III, 주걱턱)이거나 턱이 크면 좌우 비대칭을 교정하지 않는 것도 좋다. 입술이 한쪽으로 치우친 것도 위얼굴 중심에 맞춰 교정하면 전체적인 대칭에 큰 도움이 된다(그림 4.143). 각 부위별 시술법은 각론을 참조하기 바란다.
P451 필러 색전증이나 혈액 순환이 좋지 않은 곳의 혈관이 필러로 눌려서 혈액 순환 부전증이 발생하면 즉시 히알루로니다아제로 녹여야 한다. 색전증이 일어난 혈관 내로 정확히 히알루로니다아제를 주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디 로렌지(Di Lorenzi) 등에 의하면 히알루로니다아제는 확산을 통해 동맥 내에도 작용하므로 의심되는 부위에 충분한 양을 피하주사하면 된다. 농도는 750 U/mL로 진하게 희석해 피부가 창백해지거나 잿빛 변색, 망상홍반 등 허혈 증상이 나타난 부위에 전체적으로 충분한 양(3~6 mL)을 피하주사한다. 필러 시술 후 24시간 이내에 주사해야 효과적이다.
히알루로니다아제 주사 외에 전신 말초혈액 순환을 증진하기 위해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을 30분 간격으로 두 번 투여하고, 아스피린과 혈관확장제(실데나필이나 타달라필)를 복용시킨다. 염증 반응을 줄이기 위해 덱사메타손 등의 스테로이드를 근육 내 주사하고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투약한다. 말초 혈액 순환 장애에 사용하는 고압산소요법도 도움이 된다. 골든타임인 24시간이 경과한 후에 농포나 피부 괴사, 딱지 등 심각한 필러 색전증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오면 급성기에만 사용하는 니트로글리세린만 빼고 히알루로니다아제를 포함한 다른 치료는 똑같이 시행한다. 이와 병행해 손상된 피부를 재생하기 위해 혈소판 풍부 혈장(platelet rich plasma, PRP)이나 줄기세포 배양액 추출물, 태반주사, 고압산소요법 등을 처음 1주간 매일, 1주 이후에는 1개월간 주 2회, 이후 3개월까지 주 1회 시행한다(그림 4.79). 딱지가 떨어진 후에는 색소 침착이 잘 생기므로 레이저 토닝과 미백 연고 도포 등 미백 치료가 도움이 된다. 딱지 떨어진 후 붉은 기운이 심한 경우는 브이빔(V beam)같은 혈관 레이저가, 딱지 떨어진 자리가 울퉁불퉁한 경우는 프락셀 같은 프랙셔널 레이저가 도움이 될 수 있다.
P464 HA 필러는 인체 친화적이고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가 매우 적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필러다. 하지만 HA 필러 역시 면역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데, 특히 지연 과민성 염증 반응은 임상 양상이 감염에 의한 급성 염증 반응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지연 과민성과 감염에 의한 염증의 감별점은 필러 시술과 증상 발생 간에 최소 2~4주에서 몇 개월 이상의 시간차가 존재한다는 점,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스테로이드만으로도 치료가 잘 된다는 점, 여러 부위에 다발성으로 발생한다는 점 등이다. HA 필러 시술 후 발생하는 지연 과민성 염증 반응의 원인은 정제 과정에서 잔류한 미량의 세균 유래 불순물이나 BDDE가 천천히 방출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같은 사람에서 동시에 다른 부위에 다른 두 가지 HA 필러 제품을 주입했을 때 특정 제품에만 염증 반응이 발생한다는 점, 지연 과민성 발생률이 적은 다른 제품으로 바꿔 시술하면 대개 재발하지 않는다는 점, 일부 환자는 HA를 완전히 녹인 후에도 수개월에 걸쳐 수차례 염증 반응이 반복된다는 점 등이 그 증거라 하겠다.
지연 과민성 염증 반응은 제품 자체 혹은 개개인의 감수성에 따른 부작용이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시술이 잘못된 것으로 오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시술하기 전에 반드시 미리 언급해야 한다. 지연 과민성 염증은 스테로이드 단독요법만으로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 일회성으로, 회복되면 재발하지 않음을 강조해 안심시킬 필요가 있다. 다만 환자의 약 1/3은 치료 1~2주 후 반복 재발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이때는 히알루로니다아제로 필러를 제거해야 한다. 녹인 후에 다른 HA 필러 제품으로 바꿔 시술할 수 있다. 아주 드물게 HA 필러 제품을 바꿔도 발생하는데, 이는 HA 자체나 교차결합 성분에 대한 과민성 때문으로 생각되므로 이런 사람에서는 HA 필러를 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