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기다리면 괜찮아질까요?" 많은 부모가 아이가 또래보다 말을 늦게 시작하면 걱정합니다. 주변에서는 “조금 더 기다려 보라”거나 “우리 아이도 늦게 말했지만 괜찮아졌다”는 말을 건네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언어 지연이 같은 것은 아닙니다. 단순한 언어 발달 지연일 수도 있지만,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의 초기 신호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 부모님이 “우리 아이가 단순히 말이 늦는 걸까, 아니면 자폐일까?”라고 걱정하고 있다면, 이미 중요한 변화를 감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의문이 들었을 때 곧바로 전문가의 진단을 받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큰 대학병원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으려면 적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 시간 동안 부모는 걱정 속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게 됩니다.
그러나 진단을 기다리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 시기는 아이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며, 조기 개입을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시점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자폐 아동의 언어 및 사회적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이고 적절한 개입이 이루어질 때 더 효과적으로 발달합니다(천근아, 2024). 또한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징후는 생각보다 더 이른 시기에 나타날 수 있으며, 생후 12개월 무렵부터 초기 신호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김붕년, 2021).
이 책은 부모가 진단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자녀를 도울 수 있도록, 1)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주요 특징과 과학적으로 검증된 초기 신호, 2)조기 개입의 실제 방법과 가정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실천 전략, 3) 언어와 사회성 발달을 촉진하고 반복적이고 제한적인 행동을 조절하는 구체적인 접근법을 담고 있습니다.
연구로 검증된 근거를 바탕으로, 부모님이 자녀의 발달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고, 조기에 적절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책의 목적입니다. 이 책이 부모님이 자녀의 발달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는 데에 신뢰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