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손을 꼭 잡고, 나는 네 손을 꼭 잡고, 우린 계속 가 보기로 해.”
자연이란 커다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두 아이의 진정한 용기!
창가에 선 아이들이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말갛던 하늘이 어둑어둑해지더니, 거센 바람이 휘몰아칩니다. 그러자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나갈 채비를 합니다. “자, 내 손을 잡아. 폭풍우가 치기 전 바다를 보러 가자.” 두 아이는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바다로 향합니다. 울퉁불퉁한 자갈길을 지나, 텅 빈 헛간을 지나, 인적 없는 숲길을 가로지르며…… 익숙한 길이지만 어둑해진 하늘과 거친 바람 탓인지, 모든 것이 낯설게만 느껴집니다. 이윽고 아이들은 바다가 파도를 밀어붙이고, 파도가 바위를 때리는 바닷가에 이릅니다. “이쯤에서 돌아갈까? 아니면 조금 더 가 볼까?” 아주 잠깐 망설이지만, 아이들은 말 대신 서로의 손을 잡아끕니다.
텅 빈 마을은 공연 없는 날의 무대처럼 쓸쓸하고 으스스합니다. 자연의 흉포함을 처음 마주한 아이들은 그제야 겁이 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서로의 손을 더 세게 잡아끌며 두려움을 애써 눌러 봅니다. 우르릉 쾅쾅! 하늘이 요란한 천둥 번개로 위협하자, 비로소 아이들은 따뜻한 집으로 돌아갈 마음을 먹습니다.
모험의 시작은 단순한 호기심이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두려움에 지지 않고, 미지의 세계를 향해 한 발짝씩 나아갑니다. 마주 잡은 두 손의 온기에 기대어 자연의 경이로움을 한껏 만끽하지요. 《폭풍 속으로》는 두 아이의 모험을 통해 알려 줍니다. 진정한 용기는 두려움을 밀어낸 자리에 자연히 차오르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끌어안고 앞으로 나아갈 때 움튼다는 것을 말이지요.
아이와 어른,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그림책
‘그림책 무대에서 만나는 안전한 모험’
책장을 펼치면 두 아이가 끊임없이 서로에게, 또 우리에게 말을 건넵니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는 내내 마치 두 아이의 여정을 함께하는 듯한 기분이 들지요. 서정적이면서도 힘이 넘치는 글과 그림은 우리를 단숨에 폭풍 한가운데로 데려가, 온몸으로 자연의 경이로움을 경험하게 합니다.
현실에서 폭풍이 몰아치는 바닷가로 달려가는 사람은 좀처럼 없을 겁니다. 아이도, 어른도 마찬가지지요. 글 작가 브라이언 플로카 역시 실제 상황에서 이 같은 모험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그림책이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아이와 어른 모두가 이 같은 모험을 경험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이지요.
《폭풍 속으로》는 바람의 속도, 파도의 거센 힘, 빗물의 차가운 온도를 한 장면 한 장면 생생하게 전합니다. 하지만 독자는 언제든 책 읽기를 멈추고 안전한 곳에서 숨을 고를 수 있지요. 그림책의 이 ‘안전한 거리, 안전한 무대’ 덕분에 두 아이의 모험을 불안한 시선이 아닌, 진심 어린 응원의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전 세계가 평단과 독자가 사랑하는 두 거장,
브라이언 플로카 × 시드니 스미스
두 작가가 직접 보여 준 ‘함께하는 힘!’
《폭풍 속으로》는 미국을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 브라이언 플로카와 캐나다를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 시드니 스미스가 처음으로 협업한 책입니다. 빼어난 그림책에 주는 세계적인 그림책상을 휩쓴 두 작가의 협업은 출간 전부터 평단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습니다. 시적인 비유와 상징으로 가득한 브라이언 플로카의 글과 빛과 그림자의 대비로 글에 감각적 깊이를 더하는 시드니 스미스의 그림이 만나 작품은 한층 더 깊고 넓어졌습니다.
사실 브라이언 플로카가 자신이 쓴 글의 그림을 다른 이에게 맡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글은 막힘없이 써 내려갔지만, 도무지 글에 어울리는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았다고 하지요. 그러던 중 오래 인연을 맺어 온 동료인 시드니 스미스가 그의 작업실을 찾았고, 플로카는 망설임 없이 이 원고를 건넸다고 합니다. 시드니 스미스는 그 순간을 두고 마치 선물을 받은 것 같았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폭풍 속으로》 주인공 두 아이가 함께 힘을 모아 긴 모험을 완주했듯, 두 작가 역시 서로를 북돋우며 멋진 작업을 완성해 냈지요. 두 작가가 건네는 이 특별한 모험은 책장을 덮은 뒤에도 독자의 마음속에서 오래도록 이어질 것입니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두 거장이 앞으로 또 어떤 선물을 가지고 나타날지 벌써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