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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필링

미생물이 들려주는 생명과 건강의 새로운 이야기


  • ISBN-13
    979-11-88509-90-4 (93470)
  • 출판사 / 임프린트
    (주)파라북스 / 파라사이언스
  • 정가
    29,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08-3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알레시오 파사노 , 수지 플래허티
  • 번역
    김규원 , 김우영
  • 메인주제어
    영양학 및 영양
  • 추가주제어
    대체의학 , 임상 및 내과
  • 키워드
    #의학: 일반 #공중위생 및 예방의학 #개인 및 공중위생 / 보건교육 #영양학 및 영양 #임상 및 내과 #조눌린 #미생물 #마이크로바이옴 #프로바이오틱스 #신바이오틱스 #염증성 장질환 #자가면역질환 #비만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210 * 148 mm, 536 Page

책소개

미생물과 것필링

 

‘것필링(Gut feeling)’은 ‘장(Gut)’과 ‘느낌(Feeling)’의 합성어로 ‘직감’ 혹은 ‘육감’으로 번역된다. 이는 직감이 장에서 비롯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말 ‘배짱’도 뱃속의 힘에서 나온 말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흥미로운 사실은 현대과학이 이런 말을 만들어낸 인류의 오랜 경험에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는 것이다.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은 미생물이 사는 장의 환경이 온몸의 건강은 물론 신경계와 정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많은 연구결과로 밝혀지고 있다. 100년 전만 하더라도 ‘박멸의 대상’으로만 여기던 미생물에 대한 인식은 위생이라는 개념과 전염병에 대한 대응법을 우리에게 남겨주었지만, 일방적인 박멸은 긴 생명의 역사에서 보면 오히려 생소한 일이었다. 모든 문명에서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음식을 만들어 먹었고, 아기는 소화하지 못하고 미생물만이 소화할 수 있는 성분이 모유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 등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미생물과 함께 살아온 역사를 그대로 보여준다. 것필링이나 배짱 같은 말은 이런 관계에 대한 ‘직감’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미생물이 들려주는 생명과 건강 이야기

 

이제는 미생물을 적으로 보는 근시안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미생물이 우리 자신의 생존을 위해 존중하고 함께해야 하는 문명을 가진 존재라는 관점으로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이런 관점의 변화는 과학과 의학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이어져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새로운 방법을 열어줄 과학혁명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 책의 목표는 독자들이 우리가 또 다른 과학혁명의 여명기에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도록 돕고, 이 작은 동거생물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더 친근하게 소통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건강과 질병에서 인간 미생물의 잠재적 역할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먼저 미생물 세계로의 여정에서 우리가 어디까지 왔고, 현재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우리 몸은 미생물이 서식하는 거대한 세계이며, 이 미생물은 다른 신체나 환경으로 이동해 우리 몸에서 다른 세계로 이동할 수 있다. 미생물들은 수백만 년 동안 인간 숙주를 매우 주의 깊게 조사해 우리 몸의 해부 구조와 생리 현상, 우리의 강점과 약점을 매우 명확하게 이해하고 우리와 소통할 방법을 찾아냈다. 하지만 우리는 입주자인 미생물에 대해 부분적으로는 이해하지만, 거의 대부분 알지 못한다. 이제 우리는 이 새로운 세계를 화성을 포함한 우주를 탐험하듯이 끝없는 호기심으로 살펴야 한다.

 

 

이 책의 구성

 

이 책은 인체 미생물 군집을 대상으로 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Part 1에서는 미생물과 인간의 공진화적 관계를 진화생물학의 시각에서 풀어낸다. 여기서는 세균뿐 아니라 바이러스, 진균, 고균, 기생충 등 다양한 생명체들이 유기적으로 얽힌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의 ‘생태계적 속성’이 강조된다. 특히 이들은 단지 장 속에 존재하는 생물이 아니라, 인간 게놈보다 100배 이상의 유전정보를 지닌 메타게놈을 통해 인간의 건강과 삶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메타전사체·대사체 등 다중오믹스 데이터와 임상·환경 정보를 통합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Part 2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과 질병 간의 연관성에 초점을 맞춘다. 염증성 장질환, 자가면역질환, 비만, 신경·행동장애, 암까지 미생물이 이들 질병에 미치는 영향은 기존의 병리학적 해석을 넘어선다. 미생물 대사산물, 후성유전학적 발현 조절, 면역계 조절 네트워크 등이 질병 발현의 새로운 설명으로 제시된다.

 

Part 3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을 ‘건강 도구’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다룬다. 프리바이오틱스, 프로바이오틱스, 포스트바이오틱스와 같은 생물 기반 치료는 물론, 인공지능과 합성생물학의 접목을 통해 정밀 의료 시대의 청사진을 그린다. 장-뇌 축(Psycho-biotics)과 노화에 따른 마이크로바이옴 변화에 관한 연구도 포함된다.

 

이 책의 에필로그는 가상적인 2030년 의료 현장을 배경으로, 자폐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유아에게 유전자 조작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를 처방해 마이크로바이옴을 조절함으로써 자폐증을 예방하는 사례를 제시한다. 저자들은 이 시나리오가 2022년 당시 약 10년 후의 미래를 상상한 것이지만, 현재 시점에서 보면 2030년에 실현되기는 쉽지 않다고 평가한다. 그런데도 마이크로바이옴을 질병의 새로운 예방법과 치료법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혁신적인 사고와 접근이 필수적임을 거듭 강조한다.

목차

프롤로그

 

Part 1 미생물의 지혜

Chapter 1 진화생물학으로 설명하는 세균의 적응력

Chapter 2 조상 마이크로바이옴

Chapter 3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에 영향을 미치는 초기 요인들

Chapter 4 코드 해독하기: 인간게놈에서 인간 미생물군집까지

Chapter 5 세균을 넘어서: 다른 “옴스(Omes)”

Chapter 6 마이크로바이옴 가설: 마이크로바이옴의 후성유전학적 역할

 

Part 2 질병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의 역할

Chapter 7 마이크로바이옴과 장 염증성 질환

Chapter 8 마이크로바이옴과 비만

Chapter 9 마이크로바이옴과 자가면역

Chapter 10 마이크로바이옴과 신경 및 행동 장애

Chapter 11 마이크로바이옴과 환경성 장병증

Chapter 12 마이크로바이옴과 암

 

Part 3 건강 유지를 위한 마이크로바이옴의 조작

Chapter 13 연관성에서 인과관계로: 질병 발생에서 마이크로바이옴 구성과 기능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

Chapter 14 예방 의학: 질병 예측 및 차단을 위한 마이크로바이옴 모니터링

Chapter 15 질병 치료법: 프리바이오틱스, 프로바이오틱스, 신바이오틱스, 포스트바이오틱스

Chapter 16 장-뇌 축 질환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사이코바이오틱스

Chapter 17 인공지능, 합성생물학, 그리고 마이크로바이옴

Chapter 18 노년기까지 회복력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의 유지

 

에필로그 :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우리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이유

 

감사의 말씀

역자 후기

주석

찾아보기: 인명 및 고유 명사

일반 용어

본문인용

인간은 제한된 수의 유전자를 가진 안정적인 인간게놈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부모로부터 유전자를 물려받으며 다양한 생물학적 및 병리학적인 특성에 대한 유전적 소인을 갖게 된다. 이에 비해 인간 미생물은 인간보다 100배나 많은 유전자를 발현하고, 가소성이 극히 높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체마다, 그리고 같은 개체 내에서도 그 구성과 기능을 바꿀 수 있는 다양한 환경적 요인들에 의해 변화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인체 안팎에서 발견되는 수조 개의 끊임없이 변화하는 미생물과 함께 인간의 게놈은 진화해 왔다.  - Chapter 1 • 진화생물학으로 설명하는 세균의 적응력

 

일부 연구자들이 주장하듯이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성의 3분의 1 또는 절반을 잃는다는 것은 우리 유전적 정체성의 거대한 구성 요소를 잃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손실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 대가는 우리 유전자와 남은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자 사이의 긴밀한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게 되어 공생 세균을 통해 발현되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더 이상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 Chapter 2 • 조상 마이크로바이옴

 

장내 미생물군집의 구성이 산모의 열악한 생활 방식, 제왕절개 분만, 분유 수유, 항생제 남용 등 인간의 진화상 일정표와 일치하지 않는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면 미생물집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불균형). 이러한 불균형은 장 투과성 변화, 항원 이동 증가,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도 면역체계가 염증을 일으키도록 유도하는 비정상적인 면역반응 등 일련의 생물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일련의 사건은 미생물에 의해 유도된 후성 유전적 변화와 함께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의 내성이 깨지고 만성염증성 질환을 발병시킬 수 있는 저농도 만성염증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아기의 장내 미생물 프로그래밍은 생후 1,000일 이내에 완료되기 때문에 이 중요한 시기에 부적절한 미생물 구성이 개인의 건강 상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이 가설에 의해 특정 유전적 배경을 가진 사람의 경우 지속적이고 만성적인 염증 과정이 부정적인 임상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 Chapter 3 •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에 영향을 미치는 초기 요인들

 

그는 인간을 고립된 개체가 아니라 “걸어 다니는 생태계”로 보고, 바이러스는 생태계의 에너지 흐름에 균형을 맞추는 포식자이자 창조자로 간주한다. 로워는 바이러스가 지구상의 지배적인 미생물로서 세포보다 더 성공적이며,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에서 건강을 유지하는 데 위험을 무릅쓰고 수행하는 역할을 무시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최근 추산한 전 세계 바이러스의 총수는 1,031개로, 매일 300억 개의 박테리오파지 또는 파지가 인간 숙주를 돌아다니며 먹이인 세균을 찾고 병원균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Chapter 5 • 세균을 넘어서: 다른 “옴스(Omes)”

 

고든 연구실의 연구결과를 통해 ‘칼로리 섭취’와 ‘에너지 소비’라는 패러다임에 큰 변화가 생겼다. 그에 따라 카플란은 “덜 먹고Eat Less, 더 운동하기Exercise More”라는 ELEM 방식이 과체중이나 비만인 많은 사람에게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앞으로 장내 미생물의 기능과 구성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면 장내 미생물의 영향을 받는 에너지 균형의 정교한 특성이 더 명확해지고, 비만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성공적인 치료 방법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 Chapter 8 • 마이크로바이옴과 비만

 

소아 위장병 전문의인 공저자 알레시오 파사노는 연구와 임상적 관점에서 미생물에 대한 깊은 경외심을 키워왔다. 마즈마니안은 이러한 깊은 경외심을 공유하면서도 미생물은 번식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이기적인 존재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미생물은 인체의 장수와 건강을 보장하기 위해 진화했을 수 있다.”라고 그는 말한다. “미생물은 번식을 확보하기 위한 행위를 취함으로써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여러 상호작용을 가지고 진화한다.” 이러한 상호작용 중 일부는 이미 확인되었지만, 마즈마니안이 지적했듯이 장내 미생물과 인간의 신경계 사이에는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수많은 상호작용이 존재한다.

- Chapter 10 • 마이크로바이옴과 신경 및 행동 장애

 

이제 많은 환자들이 화학 요법, 수술, 방사선, 면역요법과 같은 표준 치료법을 넘어 적극적인 치료를 원한다. 이들은 식단을 수정하고, 프리바이오틱스나 프로바이오틱스 또는 허브 보충제를 복용하고, 침술에 참여하고, 운동과 요가 수업을 듣고, 기타 보조 요법을 추구함으로써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킨다. 지트보겔은 이러한 환자 구성 요소를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고 “온코바이옴oncobiome”을 규명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올바르게 인식하고 있다. 지트보겔은 “환자와 주치의의 참여로 미래의 암 치료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사회적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들의 도움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 Chapter 12 • 마이크로바이옴과 암

 

건강에 해로운 음식은 너무 맛있어서 건강한 음식보다 더 많이 섭취하게 되므로 양과 질을 모두 잃어버리고 유전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에게 불균형한 마이크로바이옴의 놀이터를 마련해 준다. 이에 따라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것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다음 세대의 기대 수명이 현세대보다 짧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에게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의 과학적 발견을 공중보건정책에 적극 적용할 수 있는 공통된 합의점이 있다면, 우리는 이러한 비감염성 만성염증성 질환의 유행을 막을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다.  - Chapter 14 • 예방 의학: 질병 예측 및 차단을 위한 마이크로바이옴 모니터링

 

인간게놈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다양한 만성염증성 질환을 해결하기 위한 치료 표적을 찾기 위해 인간 생물학의 복잡한 본질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 실망스럽게도 인간게놈지도에서 임상적으로 관련되어 확인된 돌연변이는 가능한 치료 표적의 2%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에서 얻은 교훈은 인간 질병의 나머지 98%는 돌연변이보다는 유전자 발현의 변화로 발생한다는 것이며, 이는 처음에 비암호화 ‘정크 DNA’로 알려진 DNA가 암호화 DNA의 후성유전학적 조절 표적으로서 핵심 기능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 Chapter 17 • 인공지능, 합성생물학, 그리고 마이크로바이옴

 

인구 고령화는 이제 서구 국가의 일반적인 특징이며 개발도상국들 사이에서도 점차 떠오르는 현상이다. 노인의 장내 미생물군과 염증과 의 연관성, 그리고 식단과 미생물군 사이의 명확한 연관성은 건강한 노화를 증진하기 위해 고안된 식이요법으로 미생물군을 조절하는 접근법을 확실하게 지원하는 근거가 된다. 그리고 마이크로바이옴의 특정 성분을 촉진하는 프리바이오틱스가 함유된 식이 보충제는 노인의 건강 유지에 유용할 수 있다. 따라서 마이크로바이옴 프로파일링은 잠재적으로 대사체학과의 결합을 통해 특정 지역사회 기반 환경에서 노화 위험이 있거나 이미 건강하지 않은 노화를 겪고 있는 개인을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식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 Chapter 18 • 노년기까지 회복력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의 유지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과 기능이 항원 운반, 면역체계,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면서 마이크로바이옴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근본적인 역할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처음에 위생가설로 설명되었던 선진국에서 나타난 비감염성 만성염증성 질환의 ‘유행’에 대한 역학적 증거는 이 패러다임과 일치한다. 그러나 미흡한 위생 상태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개발도상국에서도 유사한 전염병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사람들은 인간 건강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의 실제 역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가 현재 상황에 이르게 된 생활 습관을 다시 돌아본다면 건강과 질병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의 역할에 대한 더욱 강력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 에필로그 •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우리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이유

서평

요즘 이상하게 기분이 우울하다고?…“뱃속에 ‘그 놈’들이 수상하네” [Book]

 

 

추천 기사 송경은 기자 kyungeun@mk.co.kr

입력 : 2025-08-31 05:54:43

 

소화기관에 사는 미생물군집
인간게놈보다 유전정보 많아
당뇨·암같은 질병은 물론이고
기분·감정에도 큰 영향 미쳐

[UNPLASH]사진 확대

[UNPLASH]

 

“장이 편안한 사람이 정신도 건강하다.”

엉뚱한 이야기 같지만 과학적으로 맞는 말이다. 우리 몸에서 인체 세포가 차지하는 비율은 놀랍게도 10%에 불과하다. 나머지 90%는 몸속에 사는 미생물 군집인 ‘마이크로바이옴’으로 이뤄져 있다. 100조개에 이르는 이런 미생물은 대부분 소장, 대장 등 소화기관에 서식하는 장내 미생물이다. 이들은 인간보다 100배나 많은 유전자를 발현한다. 지난 수년간 의과학계에서는 비만과 당뇨, 아토피, 관절염, 암은 물론 정신 건강까지 장내 미생물과 관련이 깊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정 프로바이오틱스가 정신 건강이나 신경 퇴행성 질환, 신경 발달 장애를 포함한 신경계 질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대표적이다. 이런 프로바이오틱스를 지칭하는 ‘사이코바이오틱스’라는 용어가 등장했을 정도다. 2019년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푸드 앤드 드러그 어낼리시스’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사이코바이오틱스는 감마 아미노부티르산(GABA), 세로토닌, 글루타메이트, 뇌유래 신경영양인자 등 신경전달물질이나 단백질의 생성과 방출을 조절해 치료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간 ‘것필링’은 건강과 질병에서 인간 미생물의 잠재적 역할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쓰인 책이다. 저자인 알레시오 파시노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소아위장영양학 석좌교수 겸 미국 하버드대 의대 소아과·공중보건대 영양학 교수와 MGH 홍보 책임자이자 작가인 수지 플래허티는 장내 미생물에 관해 우리가 새롭게 알게 된 것은 무엇이고, 현재 어디까지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것필링은 ‘장(Gut·것)’과 ‘느낌(Feeling·필링)’의 합성어로 직감이나 육감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장내 미생물이 인간의 건강, 감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강한 확신이나 감정, 또는 기존 의학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질병은 장내 미생물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사진설명

 

책은 그동안 인류가 진일보시켜온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크게 세 파트로 나눠 소개한다. 미생물과 인간의 공진화적 관계를 진화생물학적 시각으로 풀어낸 파트1에서 출발해 마이크로바이옴과 질병 간의 연관성을 집중 탐구하는 파트2, 좀 더 건강해지기 위해 우리가 마이크로바이옴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다룬 파트3으로 이어진다.

파시노 교수는 “‘인간게놈’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실망스럽게도 인간게놈 지도에서 임상적으로 관련돼 확인된 돌연변이는 가능한 치료 표적의 2%에 불과했다. 이런 결과에서 얻은 교훈은 인간 질병의 나머지 98%는 돌연변이보다는 유전자 발현의 변화로 발생한다는 것”이라며 “마이크로바이옴 프로파일링을 공중보건 정책에 적극 적용할 수 있다면, 비감염성 만성 염증성 질환의 유행을 막거나 노인 인구의 건강 위협 요소를 관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2030년을 배경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의학의 미래를 어떻게 근본적으로 변화시킬지 상상한다. 생후 12개월이 된 아기 젬마는 혈액 샘플을 기반으로 한 면역 프로파일링, 대변 샘플에서 수행한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등을 거쳐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위험군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좌절은 금물. 의료진은 젬마의 프로필에 맞게 식단을 변경해 보호 미생물의 성장을 촉진하고, 장내 미생물의 구성과 대사 프로필을 재건해 ASD 발병을 예방할 수 있는 유전자 교정 프로바이오틱스를 3개월 동안 복용하도록 처방한다. 아직은 상상 속 일이지만 이런 일은 머지않아 현실이 될지 모른다.

저자소개

저자 : 알레시오 파사노
알레시오 파사노 박사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소아 위장영양학 ‘W. 앨런 워커 석좌교수’이자 하버드 의과대학 소아과 및 하버드 공중보건대학 영양학 교수이다. MGH 셀리악병 연구·치료센터를 설립해 이끌면서, 점막면역학·생물학 연구센터와 소아 위장병학·영양 부서를 총괄하고 있다.
파사노 박사는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소아 위장병 전문의로 교육받은 뒤 1993년 미국 메릴랜드 의대에 합류해, 당시 거의 보고되지 않던 미국 내 셀리악병의 실태를 규명하고자 연구를 시작했다. 미국 사회의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2003년 미국인 133명 중 1명이 셀리악병을 앓는다는 놀라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장누수라고도 하는 장의 투과성을 조절하는 조눌린 단백질을 발견하고 제1형 당뇨병, 다발성 경화증 등 자가면역질환과의 연관성을 규명했다. 지금까지 수백 편의 학술논문과 전문도서를 집필했으며, 일반인을 위한 첫 건강서 《Gluten Freedom》을 출간했다.
저자 : 수지 플래허티
수상 경력에 빛나는 작가이자 편집자인 수지 플래허티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셀리악 연구·치료센터의 홍보책임자로 파사노 박사와 《Gluten Freedom》을 공동 집필했다.
번역 : 김규원
서울대 약대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석사학위, 미국 미네소타대 생화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후 하버드 의대 암연구소의 박사후 연구원, 부산대 분자생물학과 교수를 거쳐 서울대 약대에서 정년퇴임 후 현재 명예교수로 있다. 국내 암혈관 분야를 개척했고,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과 ‘삼성 호암상’을 수상했다. 《약의 역사》의 대표 저자이고, 《미로 속에서 암과 만나다》, 《미생물-모든 것을 연결하는 지구의 주인》, 《아내의 일기》 등을 집필했고, 《마이크로바이옴, 건강과 노화의 비밀》 등을 옮겼다.
번역 : 김우영
부산대 분자생물학과 학·석사 졸업 후, 일본 쿄토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콜로라도 대학과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후 연구 수행, 미국 텍사스 대학 의대를 거쳐 숙명여자대학교 약학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약의 역사》를 공동 집필하고 《암의 분자생물학》을 대표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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