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평면표지(2D 앞표지)
입체표지(3D 표지)
2D 뒤표지

시 쓰기 안내서


  • ISBN-13
    978-89-6090-943-4 (03840)
  • 출판사 / 임프린트
    마음산책 / 마음산책
  • 정가
    16,8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08-2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메리 올리버
  • 번역
    민승남
  • 메인주제어
    에세이, 문학에세이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에세이, 문학에세이
  • 도서유형
    종이책, 반양장/소프트커버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5 * 210 mm, 188 Page

책소개

시는 삶을 소중히 여기는 힘이다

 

“결국 시는 단어들의 집합이 아니라 추위에 떠는 이들을 위한 불이며, 

길 잃은 이들에게 내려진 밧줄이며, 굶주린 자들의 주머니 속 빵처럼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그렇다.”

 

국경과 세대를 뛰어넘어 무수한 독자를 위로해온 「기러기」의 시인, 퓰리처상 수상 작가이자 한강, 김연수, 김소연, 이제니 등 수많은 문인이 아껴 읽은 메리 올리버의 『시 쓰기 안내서』가 마음산책에서 출간되었다. 일찍이 『천 개의 아침』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 등의 시집뿐 아니라 『긴 호흡』 『완벽한 날들』과 같은 산문으로도 사랑받아왔지만, 시 쓰기에 대해 본격적으로 써 내려간 작법서는 처음 소개된다. 무구한 시적 언어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경외하는 메리 올리버의 창작 비밀이 담긴 책으로, 시를 더 깊이 음미할 수 있도록 이끄는 조언을 들을 수 있다. 첫 시집을 펴낸 지 30여 년이 흘러 원숙한 경지에 이른 시인이 그간의 시력(詩歷)에서 얻은 통찰을 아낌없이 펼쳐 보인다. 

 

 

“가르칠 수 없는 것이라 해도 배울 수 있고, 배워야만 하는 건 아주 많다.

이 책에는 그런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담겨 있다”

 

『시 쓰기 안내서』는 정직한 제목처럼 시어의 운율과 소리, 행 나누기의 효과, 시적 형식, 어조와 이미지, 고쳐쓰기에 이르기까지 시 창작의 모든 과정에 대해 자상하면서도 엄정한 가르침을 전한다. 메리 올리버는 이 책에서 시인으로서뿐 아니라 교사로서도 탁월한 재능을 발휘한다. 로버트 프로스트와 월트 휘트먼, 에밀리 디킨슨 등 그에게 시적 영감을 불어넣어준 영미 시인들의 시를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시 쓰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더불어, 그보다 폭넓은 문학과 예술 전반에 대한 마음가짐까지 아우른다. 

 

 

“시를 쓰는 건 마음과 의식적인 정신의 학습된 기술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일종의 사랑 이야기다”

 

이 책에서 메리 올리버는 창작을 둘러싼 일련의 낡은 믿음들을 산뜻하게 쇄신한다. 예술은 흔히 영감이나 타고난 소질에 기댄다는 오해를 받지만, 『시 쓰기 안내서』에서 그는 문학적 기교를 훈련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시 쓰기는 ‘마음’과 ‘기술’이라는 “두 존재가 약속을 잡고 그 약속을 지킬 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시인이 되기 전에 연습을 해야 하고, 모방은 진짜 시를 탐구하는 아주 훌륭한 방법”이라는 그의 말은 오직 독창성을 추구하며, 모방을 금기시하는 통념을 가뿐히 깨뜨리며 새내기 시인들에게 해방감을 안겨준다. 

 

미술관에서 페르메이르나 반 고흐의 작품을 열심히 베끼며 자신이 귀중한 공부를 하고 있다고 믿는 젊은 화가의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이 어디 있으랴?

감정의 자유, 작품의 진정성과 독창성—이것들은 시작이 아니라 마지막에 온다. 인내심 있고 부지런한 사람, 그리고 영감을 받은 사람만이 그 경지에 이를 수 있다.

_본문에서

 

이어서 그는 ‘고쳐쓰기’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힘주어 말한다. 고쳐쓰기는 물론 고되고 때로는 지난한 작업이지만, 메리 올리버는 창작 초기에는 고쳐쓰기에서 많은 것을 스스로 배울 수 있다고 강조하며 “글을 쓰고 다시 고치는 과정에서 아름다움이 탄생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줄 것을 요청한다. 일견 물 흐르듯 순연히 시를 쓸 것 같은 그조차 한 편의 시를 완성하기까지 적어도 사오십 번을 고쳐야 한다는 고백은 고투하는 창작자들에게 용기를 준다. 그런 한편으로 이미 수없이 아름다운 시를 남긴 메리 올리버가 이제까지 쓴 시에 자족하기보다 앞으로 더 좋은 시를 쓰고자 연마하는 모습은 그의 발자취를 따라 긴 여정을 걷는 이들이 창작에 임하는 각오를 새로이 다지도록 북돋는다.

 

 

“시란 태도이며 기도이다. 

시는 종이 위에서 노래하고, 그 노래는 종이 밖으로 울려 퍼진다”

 

이 책은 시 쓰기를 꿈꾸는 이들이 창작의 첫걸음을 뗄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시를 읽는 사람들까지 따뜻하게 환영하고자 쓰였다. 시가 태어나는 과정, 시 한 편이 완성되기까지 시인이 쏟는 시간과 노력을 이해함으로써 독자 또한 마침내 ‘시’라는 경이로운 세계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된다. 기도하는 방식에 정답이 없듯이, 메리 올리버는 시 읽기에 있어서도 유일한 해법은 없으며 오히려 “각자가 개별적인 억양으로 읽음으로써 시와 개인 사이에 유대감이 형성”될 수 있음을 일깨운다. 여기 담긴 메리 올리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동안 독자는 사랑하는 시인을 문학적 스승이자 벗으로 만나는 소중한 시간을 경험한다. 시를 아끼는 모든 이에게 건네는 메리 올리버의 초대장과 같은 책이다. 

 

오직 분투와 뒤엉킨 말들뿐이던 자리에서 마침내 아름답고 멋진 형태를 갖춘 시가 탄생하는 달콤한 순간, 그런 순간에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창작 교실의 즐거움이다. 모두가 그 기적을 조금씩 나누어 가진다. 그 기적은 단지 운과 영감, 우연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기술적 지식과 성실한 노력이라는, 어쩌면 덜 흥미로울 수도 있지만 필수적인 요소들의 결실이기도 하다. 이런 요소들이야말로 ‘시’라는 움직이는 빛, 그 형언할 수 없는 존재를 떠받치는 기반이다. 

_본문에서

목차

시작하는 말

 

준비

시 읽기

모방

소리

소리의 또 다른 장치들

몇 가지 주어진 형식

자유로운 시

어법, 어조, 목소리

이미지

고쳐 쓰기

창작 교실과 고독

 

맺는 말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

메리 올리버를 향한 찬사

본문인용

시인은 학교에서 길러내는 것이 아니라 타고나는 존재임을 누구나 알고 있다. 화가나 조각가, 음악가도 매한가지다. 본질적인 것들은 가르칠 수 없고 그저 주어지거나 스스로 얻는다. 다음 사람을 위해 분해하여 새로 조립할 수 없는 신비한 방식으로 형성된다. 

그럼에도 화가나 조각가, 음악가는 자기 분야의 현대적 이론들과 기법들은 물론 과거 역사와도 활발히 접해야 한다. 시인도 그렇다. 가르칠 수 없는 것이라 해도 배울 수 있고 배워야만 하는 건 아주 많다. 이 책에는 그런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담겨 있다.

_9쪽

 

시는 강물이며, 수많은 목소리가 그 강물을 따라 흘러간다. 한 편 한 편의 시가 물결의 신명 나는 일렁임을 타고 움직인다. 어떤 시도 영원하지 않다. 모든 시는 역사적 맥락 속에 도착하고, 종내는 거의 다 사라진다. 하지만 시를 쓰고자 하는 갈망, 그리고 기꺼이 시를 받아들이는—아니, 시를 필요로 하는―세상, 이 두 가지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만약 이 초록빛 유한한 세상에서 높이 날아오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문고리를 들어 올려 위대한 천국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자신의 작품만이 아니라 ‘모든’ 시라면, 그 사람은 시적 감수성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시적 감수성은 저자라는 사실과 무관한 감사, 자아의 경계를 넘어선 열정과 갈망을 일컫는 말이다.

_19~20쪽

 

시는 하나의 순간이다. 세상에서 무언가를 바라보고 주목하는 하나의 순간.

_104쪽

 

시인은 단지 시를 쓰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자신이 시의 주제로 삼은 세계를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어떤 시가 얄팍하고 빈약하게 느껴졌다면 그것은 시인의 어휘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꽃들 사이에 오래 머물지 않아서, 그래서 그 꽃들을 새롭고 흥미롭고 유효한 방식으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_141쪽

 

문학은 단순히 단어들의 집합이 아니며, 관념의 집합도 아니다. 삶 전체를 반영하며, 그것에 대해 보고하고 질문하는 하나의 형식적 구성물이다. 그리고 시의 힘은 정신적 탐구와 비유적 언어에서 나온다—그것은 세상의 진흙과 나뭇잎이다. 진흙과 나뭇잎, 그리고 물고기와 장미, 꿀벌이 없다면 시는 중얼거림만큼이나 무미건조할 것이다. 

_155쪽

 

나는 수백 년 뒤 먼 나라에서 태어날 어떤 낯선 이를 위해 시를 쓴다는 말을 즐겨 한다. 이 생각은 특히 시를 고쳐 쓸 때 아주 유용하다. 시에서 필요한 모든 것이 반드시 페이지 위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력하게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나는 완전한 시를 써야 한다—강을 헤엄치는 시, 산을 오르는 시. 시가 잘 쓰였다면 그것은 더 이상 나의 시가 아니라 깊이 숨 쉬고 생동하는 자족적인 시다. 시는 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땅을 여행하는 나그네처럼 자기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스스로 지니고 있어야 한다.

_159쪽

 

운동선수들은 몸을 잘 관리한다. 작가 역시 시의 가능성을 담고 있는 감수성을 잘 돌보아야 한다. 책, 다른 예술, 역사, 철학, 그리고 신성함과 즐거움에 자양분이 있다. 손으로 하는 정직한 노동에도 있다(학문적 삶만을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초록의 세계—사람들, 동물들, 심지어 나무들에도(나무를 진심으로 아낀다면) 있다. 활기차고 탐구적인 마음, 연민과 호기심, 분노, 음악이나 감정이 가득한 마음도 시의 가능성으로 충만하다. 시는 삶을 소중히 여기는 힘이다. 그리고 시는 하나의 비전을, 구식 표현을 쓰자면 믿음을 요구한다. 정말 그렇다. 왜냐하면 결국 시는 단어들의 집합이 아니라 추위에 떠는 이들을 위한 불이며, 길 잃은 이들에게 내려진 밧줄이며, 굶주린 자들의 주머니 속 빵처럼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그렇다.

_172~173쪽

서평

-

저자소개

저자 : 메리 올리버
시인. 1935년 미국 오하이오에서 태어났다. 열네 살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해 1963년 첫 시집 『여행하지 않고No Voyage and Other Poems』를 출간했다. 1984년 『미국의 원시American Primitive』로 퓰리처상을, 1992년 시선집 『기러기』로 전미도서상을 받았다. 서른 권이 넘는 시집과 산문집을 낸 메리 올리버는 예술가들의 고장 프로빈스타운에서 날마다 숲과 바닷가를 거닐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시를 쓰면서 소박한 삶을 살았다. 2015년 플로리다주로 거처를 옮긴 그는 2019년 1월 17일, 여든세 살을 일기로 잡초 우거진 모래언덕으로 돌아갔다.
번역 : 민승남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메리 올리버의 시선집 『기러기』, 시집 『천 개의 아침』 『서쪽 바람』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 산문집 『완벽한 날들』 『휘파람 부는 사람』 『긴 호흡』을 옮겼다. 제15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상단으로 이동
  • (54866)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덕진구 중동로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