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서 잘 다루지 않는 ‘빛 공해’를 주제로 동식물과 빛의 관계를 독창적으로 풀어낸 그림책입니다. 이 책은 불빛으로 가득한 도시와 이곳에 사는 동식물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_피콜로 갈릴레오 선정 평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고마운 빛이 공해가 되는 상황을 다양한 자연 생태계를 통하여 설명하고 있다. 인공조명이 어떻게 빛 공해가 되는지 알게 되고, 우리가 자연환경을 위해서 인공조명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잘 알려 주는 책이다.
_장용준(나투라 생명환경연구소 대표)
누가 별들을 숨겼을까?
빛을 얻고 별을 잃은 지구의 빛 공해 이야기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완전한 어둠을 느껴 본 적이 있을까? 은하수나 별들을 본 적은 있을까? 아이에게 별을 보여 주기 위해서 부모들은 천문대를 찾고, 별이 잘 보인다는 관광지를 찾아 나서곤 한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별을 잘 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국제공동연구팀이 전 세계의 빛 공해 실태를 분석한 결과 G20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가 최악의 빛 공해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토의 89.4%가 도심 조명과 공장 불빛에 노출되어 국민의 89% 이상은 깨끗한 밤하늘을 보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인공조명 때문에 별을 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뿐 아니라 인공조명이 많은 도시의 공원, 하천, 거리에는 수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다. 사람들의 편리함 때문에 밝아진 지구의 밤 속에서 동식물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이 책은 인공 빛의 역사와 함께 도시에 사는 동식물들의 생태를 짧고 굵게 알려준다. 달빛, 별빛 등 자연 빛으로 방향을 찾던 새와 곤충들은 인공조명 때문에 방향을 잃고, 식물들은 생식력이 점점 약해진다. 빛과는 상관없을 것 같은 바다도 해변가의 불빛과 다리의 불빛으로 바다 생물들의 번식과 행동을 방해하고 있다.
인공조명이 미치는 동식물의 생태를 쉽고 간단하게 보여 주는 『누가 별들을 숨겼을까?』를 보면, 도시에 사는 동식물들의 존재를 인식시키고, 우리가 지나치게 많은 빛을 쓰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깨달음을 준다. 우리 지구인은 편리한 빛을 얻은 대신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잃었고, 동식물들의 생명을 위협했다. 여러 생명이 사는 지구에서 우리가 할 일은 그냥 전기 스위치를 잘 끄는 것! 간단한 생활 습관을 바꾸면 우리는 생명들과 더불어 사는 지구인이 되어, 밤하늘의 별들도 집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2024 피콜로 갈릴레오 과학문학상 수상작
도시의 밤과 동식물을 만나는 아름답고 고요한 그림책
피콜로 갈릴레오(Piccolo Galileo) 과학문학상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과학 문학에 특화된 이탈리아의 어린이 과학문학상이다. 과학과 문학이 만난 만큼 과학적인 내용이 문학처럼 편안하고 읽기가 쉽다.
피콜로 갈릴레오 과학문학상을 수상한 『누가 별들을 숨겼을까?』도 기존에 보았던 과학 그림책과는 결이 다르다. 밤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양면 그림, 그림들에 자연스레 녹아든 정보들, 고즈넉한 도시의 야경이 쉼표처럼 양쪽 펼침 면으로 크게 나타나는 그림은 독자의 마음까지도 고요하게 만든다.
처음부터 끝까지 밤 풍경이고, 글 없이 화면 가득한 야경 그림 때문에 아름답고 차분하게 보이는 『누가 별들을 숨겼을까?』는 책에 담긴 동식물들의 숨결이 더 크고 뚜렷하게 다가온다. 그러면서도 LED전등, 네온사인 같은 조명을 쓰며 빛 공해를 일으키는 사람은 보이지 않은 채 조용히 펼쳐지는 도시의 야경 그림은 오히려 객관적인 시선을 유도해 빛 공해의 원인을 파악하게 한다.
선정 평처럼 그간에는 없었던 ‘빛 공해’를 주제로 아름답게 펼쳐지는 이 그림책은 사람들이 가장 직접적으로 일으키는 공해를 보여 준다. 나의 생활 습관을 돌이켜 보게 되는 이 그림책을 보고 나면 도시에서 만나는 동식물들이 인공 빛 때문에 힘들지는 않을까 하는 공존의 마음이 움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