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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재능이 있나요?


  • ISBN-13
    978-89-6090-942-7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마음산책 / 마음산책
  • 정가
    16,8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08-1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김경욱
  • 번역
    -
  • 메인주제어
    문학연구: 소설, 소설가, 산문가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에세이, 문학에세이 #글쓰기 및 편집 가이드 #문학연구: 소설, 소설가, 산문가 #마음산책 #김경욱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3 * 201 mm, 216 Page

책소개

“글쓰기의 두려움이 한밤의 어둠처럼 덮쳐 올 때마다

함께한 그 순간들이 빛이 되어주기를”

 

홀로 쓰고 함께 벼리는 삶의 내면 고백

32년 차 작가, 한국예술종합학교 글쓰기 교수 김경욱 첫 산문집

 

제37회 한국일보문학상, 제40회 동인문학상, 제53회 현대문학상, 제3회 김승옥문학상, 제40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하며 일찍이 얻은 별칭 “진화하는 소설 기계”(서영채 문학평론가)에 걸맞은 행보를 이어온 작가 김경욱의 첫 산문집이 마음산책에서 출간되었다. 『저에게 재능이 있나요?』는 등단한 지 서른 해가 지나도록 줄곧 소설 쓰기만을 고집해온 김경욱이 처음 선보이는 산문집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책에는 2006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에 부임해 현재까지 전임교수로 재직 중인 작가가 20년 동안 학생들을 만나면서 마주해야 했던 질문들, 글쓰기 앞에서 여전히 곤궁해지는 순간, 좋은 글을 쓰고자 하는 마음이 포착해낸 삶의 면면 등이 특유의 유쾌하고 날렵한 문체로 담겼다.

 

안다는 사실보다 다 안다는 생각이 걸림돌이 되는 법이다.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무언가를 어떻게든 이해해보려는 노력이 소설 쓰기라면. 이해한다는 건 그 영어 단어의 만듦새 그대로 목적어보다 낮은(under) 곳에 서보는(stand) 일이니. 우리가 소설적 진실이라 직감하는 대목은 어떤 믿음이나 확신에 번쩍 금이 가는 순간과 포개지기 마련이니.

_본문에서

 

『저에게 재능이 있나요?』에서 작가는 성급히 결론으로 향하지 않는다. 좋은 제목 짓는 방법을 이야기할 때도, 긴 글 쓰기와 짧은 글 쓰기의 차이를 말할 때도 직접적이고 빠른 해답을 건네주는 대신 독자가 얼기설기 엮인 문장들의 틈새를 산책할 수 있도록 이끈다. 무겁지도 버겁지도 않은 문장 사이를 산뜻하게 거닐다 보면 글쓰기의 본질에 절로 가까워진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과의 20년,

“예의 바른 말투로 날아드는 도발적인 질문들”과

함께 골몰한 글쓰기의 본질

 

소설가로 등단한 지 10여 년, 한국예술종합학교라는 낯선 예술 학교에 부임한 김경욱 작가는 교수라는 우위를 지키며 학생들 앞에 서기보다는 함께 골몰하는 자로서 시간을 보낸다. 먼저 선(先) 날 생(生), 먼저 태어나 앞서 써온 작가로서 김경욱은 예술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글쓰기란 무엇인가’라는 난제에 답을 들려주기 위해 각고한다.

 

온 마음이 꿀에 적셔진 듯 조용히 기뻤다. 강의실에서 밑도 끝도 없이 울고 싶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학생들은 나를 시험한 게 아니다. 그들은 진정 궁금했던 거다. 색깔도 없고 소리도 없는 글자 더미에 왜 마음이 송두리째 흔들리는지. 그리고 나는 두려웠던 거다. 답을 알지 못하는 질문들이.

_본문에서

 

책에는 소설가를 지망하는 학생들과 생활하며 김경욱이 끝내 가닿은 통찰이 빼곡하다. 그럼에도 온전한 깨달음은 “질문의 양식”인 소설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기에, 김경욱의 깨달음은 언제나 또 다른 질문을 이끈다. 『저에게 재능이 있나요?』에서 질문과 깨달음은 경쾌한 탁구 랠리처럼 이어져 어느새 글에 대한 사유를 풍성하고도 단단하게 공글린다.

 

 

‘쓰기’를 지탱하는 ‘읽기’

기대어 쓴 문장들

 

『저에게 재능이 있나요?』는 쓰는 사람의 자양분은 읽기라는 것을 일깨운다. 작가는 반 고흐의 편지를 읽으면서 “이야기는 그리거나 적는 게 아니라 들려주는 것”임을 전하고, 팀 오브라이언의 단편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을 읽으면서 자신의 체험을 모두의 이야기로 만들기까지 느꼈을 고통에 탄복한다. 작가만의 관점으로 열일곱 권의 책에서 가져온 각기 다른 문장들은 꾸준히 나아가는 작가에게 무수한 읽기의 시간이 있었음을 독자가 여실히 느끼도록 한다.

 

내게 소설의 문장이란 (내면) 고백이거나 (세계) 묘사였다. 『이방인』의 첫 줄을 접하기 전까지는.

“아니, 어쩌면 어제.” 이것은 묘사인가 고백인가. 그 문장을 만나고야 나는 알았다. 세계에 대한 묘사로도 내면을 고백할 수 있다는 걸. 내면 고백으로도 세계를 묘사할 수 있다는 걸. 고백하면서 동시에 묘사하는 일이 가능하다는 걸.

_본문에서

 

잇따르는 크고 작은 좌절에도 쓰기를 멈출 수 없는 독자라면 ‘재능’이 결코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창작’이란 꾸준한 노동을 수반함을 말하는 이 책에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위로와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 차례

 

작가의 말

 

1 예술과 학교

 저에게 재능이 있나요?

 예술과 학교

 너의 절망을 말해봐

 나무와 눈과 심장과 사람과 코끼리

 글쓰기의 천적들

 지우개 달린 연필을 가지고 다니는 이유

 탁구나 한 판 

 스무 살의 자화상

 너의 네 번째 이름은

 

짧은 소설—히든 라이터

 

2 예술과 인생

 다정한 무관심

 메이드 인 택시

 분노도 연민도 없이

 창의적 공기

 사전에 없는 단어만 있는 사전

 달 위를 걷는 기분

 인터내셔널 택시

 보고타의 원배 씨에게

 카프카적인, 너무나 카프카적인

 

짧은 소설—아임 유어

 

3 예술과 기술

 싸우지도 달아나지도 않고

 이야기의 열역학법칙

 작가, 화자, 주인공

 수학과 불

 플롯이란 무엇인가

 소설가의 기억력

 황소가 하는 일, 전갈이 하는 일

 발로 쓴다는 것 

 코리아, 사우스 코리아 작가입니다

 

도움받은 책들

본문인용

“플롯이 꼭 있어야 하나요?”

“이 소설이 좋았던 이유요? 좋은 데 이유가 필요한가요?”

“소설이 꼭 뭘 말해야 하나요?”

그런 질문이 날아오면 밑도 끝도 없이 울고 싶어졌다.

억울한 일을 당한 기분이었다. 수업 도중 울면서 뛰쳐나갔다는 작가들의 심정을 알 것도 같았다.

_24쪽

 

예술 학교라는 안드로메다에 불시착한 나는 그곳이 어떤 행성인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소설을 써온 십수 년 동안 한 번도 품어보지 못한 물음이었다. 예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단 한 순간도 없었으니.

_26쪽

 

처음에는 영상 세대, 라는 라벨이 싫지 않았다. 싫을 것도 좋을 것도 없이 그냥 자연스러웠다. 나는 영상 세대였으니까. 그것이 떼어내고 싶은 꼬리표처럼 느껴진 건 세상이 한 편의 영화가 아니라 읽어야 할 책이 가득한 도서관으로 다가오고부터였다.

_34쪽

 

상상은 세상에 없던 것을 발명하는 게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재배치하는 일에 가까울지 모른다. 몽상가의 꿈꾸는 눈이 아니라 탐험가의 맑은 눈으로 세상을 보는 일인지 모른다.

_38쪽

자기도취에 빠져 쓴 기막힌 에피소드(라고 생각한 불필요한 에피소드)나 멋진 문장(이라고 착각한 겉멋 든 문장)을 끝내 버리지 못해 나중에 후회한 기억이 얼마나 많았던가.

_42쪽

 

글쓰기는 말하기가 아닌 보여주기라고 배웠다. 그러나 내가 『이방인』에서 읽은 것은 말하기도 보여주기도 아니면서 둘 다이기도 한 문장이었다.

_84쪽

 

자기만의 골방에서는 자기 안의 푸른 별을 발견할 수 없다. 신비롭게 빛나는 푸른 지구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달이라는 타자로 건너가야 한다. 산책을 완성하는 존재는 산책자가 아니라 산책길 어딘가에서 맞닥뜨리는 또 다른 나이기에.

_121쪽

 

소설이 하는 일은 어딘가 존재하는 이름을 어떻게든 기억해내 불러주는 것인지도 몰라요. 소설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어떤 존재는 잃어버린 이름을 기억해내는지도 몰라요. 소설과 현실은 마주 보는 거울처럼 서로를 비추고 되비추기에 마술은 더 리얼해지고 현실은 더 마술 같아지는 것 아닐까요.

_133쪽

 

좋은 이야기들은 대개 축조의 서사가 아니라 붕괴의 서사다. 축적의 서사가 아니라 탕진의 서사다. 그러나 그 붕괴와 탕진의 끝이 죽음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_165쪽

 

한바탕 쏟아진 비를 머금어 검게 반들거리는 참나무들 사이를 걷고 또 걷는다. 눈송이가 눈사람의 주인이 아니듯 내 글의 주인은 내가 아님을, 나는 그저 온 세상을 떠도는 이야기, 그 작은 새의 발가락이 잠시 움키는 나뭇가지에 지나지 않음을 온몸으로 느끼며.

_196쪽

서평

-

저자소개

저자 : 김경욱
1993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아홉 권의 소설집과 아홉 권의 장편소설을 냈다. 소설집으로 『누가 커트 코베인을 죽였는가』 『장국영이 죽었다고?』 『위험한 독서』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 『소년은 늙지 않는다』 『내 여자친구의 아버지들』 『누군가 나에 대해 말할 때』, 장편소설로 『황금 사과』 『천년의 왕국』 『동화처럼』 『야구란 무엇인가』 『개와 늑대의 시간』 『거울 보는 남자』 『나라가 당신 것이니』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스무 해째 〈글쓰기〉 〈플롯구성워크숍〉 〈픽션창작세미나〉 등의 수업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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