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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보다


  • ISBN-13
    978-89-92055-82-6 (0384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 아고라 / 도서출판 아고라
  • 정가
    16,8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07-3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셔우드 앤더슨
  • 번역
    박희원
  • 메인주제어
    소설: 일반 및 문학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소설: 일반 및 문학 #고전 #미국소설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18 * 188 mm, 304 Page

책소개

욕망과 결핍 사이, 그 간극을 채우는 그로테스크

 

미국 현대 문학의 아버지, ‘소설가들의 소설가’

셔우드 앤더슨의 문학적 정수를 담은 단편집

 

“미국 문학의 전통을 낳은 아버지”(윌리엄 포크너), “현대 소설을 만든 인물”(존 스타인벡), “영어로 글을 쓰는 가장 훌륭하고 섬세한 작가”(스콧 피츠제럴드), “극소수의 작가들만이 이루어낸, 자기만의 세계를 창조한 작가”(버지니아 울프)라고 불리는 셔우드 앤더슨의 대표 단편 12편을 담은 『나는 바보다』가 출간되었다.

셔우드 앤더슨은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사이의 미국 문학, 특히 단편문학 기법을 확립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으며,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윌리엄 포크너의 문학적 스승으로서 그들의 작품 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문체로 보면 앤더슨의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문체가 하드보일드 문체의 대가인 헤밍웨이는 물론 포크너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등에게 전해졌고, 내용면에서는 운명 앞에 언제나 굴복할 수밖에 없는 가련한 인간들의 일상의 균열을 무심한 듯한 시선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낸 작가의 계보가 안톤 체호프, 셔우드 앤더슨, 헤밍웨이, 레이먼드 카버 등에게로 이어진다고 평가받는다. 그의 작품 중 『와인즈버그, 오하이오』는 모던라이브러리에서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영문 소설 100선’에 들었으며, 지금도 『위대한 개츠비』와 함께 미국 대학들에서 수업 교재로 가장 많이 쓰이는 책이다.

이 책 『나는 바보다』는 셔우드 앤더슨이 펴낸 세 권의 단편소설집 『달걀의 승리』, 『말과 인간』, 『숲속의 죽음과 다른 이야기들』에서 가장 빼어난 작품 12편을 모은 것으로,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갑남을녀들의 욕망과 분노, 좌절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프로이트적 심리 분석과 절제된 언어로 폭로한

뒤틀린 인간, 채워지지 않는 욕망, 고독한 세계

 

이 책의 이야기들은 이제 막 산업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한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여, 전통적인 생활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형태를 갈망하게 된 현대인들의 좌절과 소외, 고독을 그리고 있다. 기계화, 도시로의 이주, 물질만능주의의 도래와 함께 사람들은 무언가를 욕망하게 되지만, 그 욕망은 비인간화와 타락, 굴욕으로 이어질 뿐이다. “그로테스크한 것들이 귀한” 것이라는 믿음 아래 다리가 다섯이거나 머리가 둘인 병아리들의 사체로 일확천금을 얻기를 꿈꾸는 아버지(「달걀」)든, 최고급 와인을 늘 개수대에 쏟아버림으로써 교양인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부부(「그런 교양」)든, “고모님의 유방”을 이용해 벼락부자가 되는 청년(「어느 현대인의 승리」)이든, 남자를 강렬히 원하지만 이성과 교감을 나누는 방법을 알지 못해 스스로 성(性)의 화신이 되어버린 처녀(「씨앗」)든 그들의 욕망은 하나같이 서글프고, 어떤 것을 원하는 마음이 강해질수록 그들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인지만 부각된다. 「어느 낯선 동네에서」의 철학 교수는 수십억 마리 파리 중 똑같은 사연을 지닌 파리 두 마리는 없을 거라고 말한다. “그 파리는 어디서 왔나? 어디로 가던 길인가?” 하지만 두꺼비나 거미에게 먹혀서 사라지는 결말은 수십억 파리가 모두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간들 또한 제각기 유별나고 제각기 기괴하지만, 운명과 세상 앞에서 언제나 좌절하게 된다는 결말은 모두 같다.

가난한 마구상의 아들로 태어나 정규 교육은 열네 살까지밖에 받지 못하고 아주 어릴 때부터 신문 배달원, 심부름꾼, 목동, 마구간지기 등으로 일해야 했던 셔우드 앤더슨은 “가진 게 별로 없는 사람들”이 “아득바득 집착”할 때 그것이 얼마나 “사람의 기를 꺾어놓는”지를 잘 알고 있었고, 프로이트적 심리 분석과 절제된 언어를 사용해 인간의 욕구불만과 고독을 밀도 높게 묘사했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삶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섬세한 관찰력을 보여준다. 욕망하고 좌절하고 또 새로운 꿈을 꿀 수밖에 없는 우리 또한 이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통해 위로와 성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숲속의 죽음

달걀

나는 바보다

슬픈 나팔수들

어느 현대인의 승리: 변호사 불러줘요

그런 교양

그 여자 저기 있네, 목욕 중이야

씨앗

어느 낯선 동네에서

형제

전쟁

우유병

해설 평범한 삶 속에 숨겨진 특별한 이야기들

본문인용

푸줏간 주인은 자기가 곡식 자루에 넣어준 간이나 살점 붙은 묵직한 뼈가 노파의 남편이나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돌아가느니 차라리 놈들이 굶어 죽는 게 낫다고 말했다.

굶어 죽으라고? 아니, 어떤 존재든 밥은 먹어야 했다. 인간은 먹어야 했다. 별 쓸모는 없지만 팔 수 있을지 모르는 말도, 석 달 동안 우유를 전혀 내놓지 않은 가엾고 여윈 소도.

말, 소, 돼지, 개, 인간 모두 다.

   ㅡ20쪽, 「숲속의 죽음」

 

닭은 달걀에서 태어나 부활절 카드 그림에서 볼 법한 솜털 보송한 미물로 몇 주를 살다가 흉물스럽게 깃털이 빠지고, 아버지가 눈썹에 땀방울 맺혀가며 일해서 사 온 옥수수와 모이를 잔뜩 먹고, 핍이니 콜레라니 각종 이름을 단 병에 걸려서는, 멍청한 눈으로 멀뚱히 태양만 바라보며 서 있다, 앓다가 죽는다. 암탉 몇 마리는, 그리고 가끔은 수탉도 한 마리쯤은 신의 수수께끼 같은 목적에 봉사하도록 만들어졌는지 고생 끝에 성체가 된다. 그리하여 암탉이 알을 낳고 거기서 다른 병아리가 나오면 이 지독한 순환이 완성된다. 이 모든 것이 믿기 어려우리만치 복잡하다. 철학자 대다수는 분명 양계장에서 성장한 사람들일 것이다. 닭에게 크나큰 기대를 걸고 살다 보면 지독한 환멸을 느끼게 될 수밖에 없다.

   ㅡ39~40쪽, 「달걀」

 

아버지는 그저 “사람들은 어딘가 갈 곳을 원하지. 갈 만한 곳을 원해”라고 반복해서 말했을 뿐이다. 그게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최대의 표현이었다. 나머지 공백은 내 상상으로 채운 것이고.

이삼 주 동안 아버지의 이런 생각이 우리집을 장악했다. 우리는 말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 무뚝뚝한 표정 대신 미소로 얼굴을 채우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어머니는 하숙하는 사람들에게 미소를 지었고 거기에 감염된 나도 우리 고양이에게 미소를 지었다.

   ㅡ49~50쪽, 「달걀」

 

아이고, 내가 처음부터 정직하게 굴었더라면, 하다못해 나를 다시 정직하게 설명할 길이 있었더라면. 내가 루시와 일행에게 말한 월터 메이더스란 인간은 세상에 없었다. 아예 있었던 적이 없는 사람이지만, 설사 있대도 다 걸고 말하는데 내가 다음 날 오하이오 매리에타로 가서 쏴버릴 작정이었다.

내 꼴이 그랬다. 그야말로 왕맹추였다.

ㅡ80쪽, 「나는 바보다」

 

케이트에게서 편지를 받은 지금 윌은 더 이상 소년이 아니었다. 소년은 자연히, 스스로 뭘 어떻게 하지 않아도 무언가와 연결되어 있는데, 그 연결은 이제 끊겼다. 윌은 둥지에서 내밀렸고 그 사실은, 둥지 밖으로 내밀렸다는 것은 성취였다. 난감한 건, 윌은 이제 소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남자가 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윌은 허공에서 대롱거리는 존재였다. 발을 둘 곳이 없었다.

ㅡ137쪽, 「슬픈 나팔수들」

 

좋다, 거기, 읽고 있는 당신 역시 내가 얼간이라 생각하는군. 비웃고 히죽대는데. 나를 좀 봐라. 당신은 여기 공원을 걷고 있어. 개를 끌고 가고 있지.

당신 아내는 어디에 있나? 뭘 하고 있나?

뭐, 집에서 목욕하고 있다고 치자. 아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목욕하며 꿈을 꾸고 있다면 누구 꿈을 꾸지?

하나 말해주겠는데, 거기 개 끌고 가는 당신, 아내를 의심할 이유가 없을지 몰라도 당신은 나와 같은 처지다.

ㅡ182쪽, 「그 여자 저기 있네, 목욕 중이야」

 

“사람들 인생은 숲속 어린 나무를 닮았어. 기어오르는 덩굴에 숨통이 조이고 있지. 덩굴이란 죽은 사람들이 심어놓은 해묵은 생각과 신념이야. 나부터도 구물구물 기면서 내 숨통을 조이는 덩굴에 뒤덮여 있어.”

그가 씁쓸하게 웃었다. “내가 뛰놀고 싶단 것도 그래서야. 나뭇잎처럼 바람을 타고 언덕 위에서 흩날리고 싶다고. 죽어서 다시 태어나고 싶어. 지금은 덩굴에 덮여 서서히 죽어가는 나무에 불과하지만. 보다시피 난 지쳤고 깨끗해지고 싶어. 난 여러 인생에 소심하게 기웃대는 어설픈 인간이야.” 

ㅡ208~209쪽, 「씨앗」

 

안개 속에서 노인의 호리호리한 몸이 왜소하고 옹이 진 나무를 닮아갔다. 이어서 허공에 매달린 무언가가 되었다. 교수대에 걸린 몸뚱이처럼 앞뒤로 덜렁거렸다. 노인의 얼굴은 그 입술이 하려는 이야기를 믿어 달라고 내게 간청했다. 내 머릿속에서는 남자들과 여자들의 관계에 대한 모든 사실이 꼬여 뒤죽박죽되었다. 아내를 죽인 남자의 영혼이 길섶에 있는 왜소한 노인의 몸으로 들어왔다.

영혼은 도시의 법정에서는, 판사 앞에서는 결코 할 수 없을 이야기를 들려주려 애썼다. 인간이 느끼는 외로움의 전모가, 닿을 수 없는 아름다움에 손을 뻗어보려던 이야기가, 외로움에 실성해 안개 낀 아침 시골길 변두리에 서서 작은 개를 품에 끼고 웅얼거리는 노인의 입술로부터 자신을 드러내려 했다.

ㅡ260쪽, 「형제」

 

이때 일어난 일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기차의 여자는 이 점을 아주 분명하게 설명했다. 여자가 말하길 다툼을 끝낸 두 영혼이 두 몸으로 돌아갔는데 노파의 영혼은 독일인의 몸에, 독일인의 영혼은 노파의 몸에 들어가고 말았다.

ㅡ272쪽, 「전쟁」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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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no image book
저자 : 셔우드 앤더슨
미국 현대 단편문학의 초석을 다진 작가. 윌리엄 포크너는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문을 통해 “셔우드 앤더슨은 미국 문학의 전통을 낳은 아버지다. 나와 헤밍웨이, 피츠제럴드를 포함한 우리 시대 작가들은 모두 그의 영향을 받았다”고 상찬했다.
셔우드 앤더슨은 1876년 9월 13일 미국 오하이오주의 작은 농촌 마을 캠던에서 태어났다. 마구(馬具) 제작자였던 그의 아버지는 한때 돈을 벌어 캠던 사람들에게 마을의 희망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앤더슨의 만 한 살 생일 직전에 빚을 진 채 마을을 떠나는 신세가 됐다. 일곱 남매 중 셋째였던 앤더슨은 어려서부터 신문 배달원, 심부름꾼, 목동, 마구간지기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했고, 정규 교육은 열네 살 때 중단되었다. 스무 살 무렵 야간 학교를 다니며 문학에 눈을 떴고, 그후 광고 회사에 취직해 광고 문안과 칼럼 쓰는 일을 했다. 부유한 사업가의 딸과 결혼한 그는 우편주문 회사를 운영하며 성공한 사업가로 사는 듯했다. 그러나 서른여섯 살이던 1912년 11월 28일 “내 발이 젖었고 점점 더 축축해지고 있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가, 나흘 후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해리성 둔주 상태로 발견되었다. 이 일은 앤더슨이 사업을 접고 전업작가의 길을 걷는 계기가 되었는데 그는 나중에 이 사건을 “물질주의적 존재로부터의 탈출”이라고 말했다.
1916년 첫 소설 『윈디 맥퍼슨의 아들Windy McPherson's Son』을 펴냈고, 1919년 연작단편집 『와인즈버그, 오하이오Winesburg, Ohio』를 출간해 명성을 얻었다. 『와인즈버그, 오하이오』는 모던라이브러리에서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영문 소설 100선'에 들었으며, 『위대한 개츠비』와 함께 미국 대학들에서 수업 교재로 가장 많이 쓰이는 작품이다. 셔우드 앤더슨은 계속하여 단편소설집 『달걀의 승리The Triumph of the Egg』(1921년), 『말과 인간Horses and Men』(1923년), 『숲속의 죽음과 다른 이야기들Death in the Woods and Other Stories』(1933년)을 펴내 미국의 대표적인 단편소설가로 자리매김했으며, 이 세 권의 소설집에서 가장 빼어난 작품들을 모은 것이 바로 이 책 『나는 바보다』다.
윌리엄 포크너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문학적 멘토였던 셔우드 앤더슨은 그들에게 글을 쓰는 방법과 작가의 임무에 대해 조언하며 “작가의 의무는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들어 인내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프로이트적 심리 분석과 절제된 언어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 속에 숨겨진 복잡한 감정과 내면의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낸 그의 작품들은 우리 인생사의 그로테스크함과 숭고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현대 소설을 만든 인물”(존 스타인벡), “영어로 글을 쓰는 가장 훌륭하고 섬세한 작가”(스콧 피츠제럴드), “극소수의 작가들만이 이루어낸, 자기만의 세계를 창조한 작가”(버지니아 울프)라는 찬사를 받아, '소설가들의 소설가'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단편소설 외에도 『가난한 백인Poor White』(1920년), 『어두운 웃음소리Dark Laughter』(1925년) 등의 여러 장편소설과 시, 에세이를 남겼다. 1941년 남미를 여행하다가 실수로 이쑤시개를 삼키는 바람에 복막염으로 사망했다. 그의 묘비에는 “죽음이 아닌 삶이 위대한 모험이다”라고 적혀 있다.
번역 : 박희원
연세대학교 생활디자인학과와 언론홍보영상학부에서 공부하고 제품 개발 MD로 근무했다. 이야기를 만지며 살고 싶어 번역 세계에 뛰어들었다. 글밥아카데미 출판번역 과정을 수료하고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바이닐』 『에이스』 『무법의 바다』 『여자만의 책장』 『사물의 표면 아래』 『아케이드 게임 타이포그래피』 가 있다.

출판사소개

도서출판 아고라입니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어제를 통해 오늘과 내일을 생각하게 하며, 인간과 세상을 둘러싼 깨달음을 전하는 책들을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고라'는 고대 그리스 폴리스의 중심에 있던 광장으로, 정치와 사상의 토론장이자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이었습니다. '아크로폴리스'가 신들과 귀족들의 무대였다면, 아고라는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 생활의 중심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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