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즉 채식만 하는 식단 선택은 취향이나 건강관리의 이유도 있지만, 최근 들어 개인적인 식생활 문제가 아닌 환경, 윤리 등의 사회적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식용육을 만들어내는 축산업의 가장 큰 환경 문제는 가축들의 가스 배출과 분뇨 처리 등에서 대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것이다. 또한 목초지와 도살장, 사료 작물 재배를 위한 토지가 대규모로 필요하기 때문에 산림 파괴가 가속화되고, 가축들이 마시는 물과 사료 작물 재배에 필요한 물도 대량으로 소비되고 있다.
가축을 키우는 공장식 사육장은 옴짝달싹하기 힘들 만큼 좁고 비위생적이고, 사육 과정도 좋은 식재료로 만들어 내기 위해 가혹하기 이를 데가 없다. 특히 도축 과정은 생명에 대한 존중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잔인하고 비윤리적으로 자행되고 있다. 이에 비건의 목소리는 먹는 것뿐만이 아닌 동물성 성분을 사용하지 않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제품까지 그 범위를 넓혀가며 윤리적인 소비 운동으로 실천해 나가고 있다.
비건 선언을 한 민서 언니. 주아는 달라진 언니가 낯설고 왠지 모르게 서운하다. 삼겹살 대신 오이를 깨무는 언니가 얄밉고 불편하기까지 하다. 달라진 언니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주아 마음속에는 이해보다 오해만 쌓여갔고, 결국 주아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사이코패스’라고 언니를 험담한다.
우리가 가장 많이 틀리게 사용하는 말 중에 ‘다르다’를 ‘틀리다’로 쓰는 경우다. 이러한 오류는 우리의 생각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는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다름을 인정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다름이 주는 낯섦, 불편함 등을 마주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다름을 이해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하고, 간혹 나와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결론지으면 상대방을 이긴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다름을 인정하는 힘든 길 보다는 틀림이라는 쉬운 길로 방향을 전환한다.
하지만 쉬운 길만 찾아간 그 끝에는 서로 미워하고 시기하는 각박한 세상에 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나와 다른 것을 품었을 때 이해와 배려를 바탕으로 다양성을 존중하는 풍요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다름을 인정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언니는 비건」 은 우리와 많이 닮아 있는 주아를 통해 비건으로 풀고 있는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고, 언니와 주아의 갈등 속에서 다름을 다뤄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름을 인정하는 세상의 가치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