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의 끝, 파랑』은 우리가 다시금 올바른 방향을 바라보게 하는 책입니다. 이야기와 삶, 꿈, 웃음, 두려움처럼 인류가 공유하는 근원적인 감정을 무대 위로 다시 끌어올립니다. 바다를 건너려는 사람들의 삶의 여정을 조명합니다. 전쟁을 피해,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리비아에서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 그들이 바다로 향한 모든 이유를 담고 있습니다. 오직 더 나은 삶을 위해서요. 아이샤와 그녀의 유니콘, 아부바카르, 델마, 그리고 다른 수많은 사람들. 이 책은 제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왜 이 일을 일상적으로 계속해야 하는지 상기시켜줍니다.
*SOS 메디테라네(SOS Méiterrané) : 리비아 북쪽 지중해 국제 해역에서 해상 인명 구조 활동을 하는 유럽의 인도주의 기구. 리비아에서 바다로 도망치는 사람들과 익사 위험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구조한다. 2015년 독일 전직 군인 Klaus Vogel과 프랑스 여성 Sophie Beau에 의해 설립되었다. (p.9-10)
오션 바이킹을 타고 처음 구조했던 소녀, 아이샤를 떠올린다. 구명보트 위의 눈물이 오션 바이킹 갑판 위에서 기쁨의 눈물로 바뀌던 장면. 품에서 품으로 옮겨지는 동안 두 팔로 꼭 안고 있던 인형도.
분홍색 유니콘 인형이었다. 어떻게 그 자리까지 함께 올 수 있었는지, 아무도 정확히 모를 일이었다. (p.18)
2020년 여름, 코로나로 모든 것이 변했다. 전염병이 전세계를 뒤덮었다. 국경이 닫히고, 자유가 제한됐다. 모든 사람에게 외출 금지가 내려졌다. 위도에 따라 자유도는 달랐다.(p.25)
이곳이 비밀스럽게 유지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2년 전, “정체성 시대”라는 극우 단체가 이전 사무실을 점거하고 팀원들을 감금한 뒤, 건물 외벽에 SOS 메디테라네가 인신매매범과 공모하고 있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소방관이 생명을 구한다는 걸 의심하는 사람은 없지만 우리는…… 계속 심해지기만 하네요. 혐오 메시지, 협박, 악플들……”(p.36)
“이번 주 초에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있었어요. 리비아에서 가축을 싣고 출항한 상선이 있었는데, 트리폴리를 지나던 중에 구조를 하게 된 거예요. 몰타의 수색·구조 구역이었어요. 몰타 당국이 그 배에 구조를 요청했고, 그러고는…… 항구를 안 열어줬어요! 정말이지, 아주 일관적으로 부조리하죠. 소를 실어나르는 배를 상상해봐요. 그 냄새…… 얼마나 지독할지. 며칠 전에, 소가 있던 철제 우리 안에서 자는 사람들의 끔찍한 사진이 올라왔어요. 음식도, 물도, 아무것도 없이…… 선장이 SNS에 상황을 알리기 시작한 거예요. 직접 촬영하고, 증언하더라고요. 화요일 밤에야 하선할 수 있었어요. 땅이 아니라, 몰타 국적 선박으로요. 선장은 ‘다시 그 상황이 온대도 똑같이 구조할 것이다. 그게 선장의 도리다’라고 했대요.”
“사람 목숨이 가축보다 못한 취급이네요…… 그런데 왜 아무도 이 이야기를 안 하죠?” (p.48)
이민자들은 여전히 바다로 나아간다. 우리 모두는 기다리고 있다. 확실한 건 단 하나. 시간이 없다. (p.55)
4미터짜리 파도는 움직이는 벽 같다. 끝도 없이 솟구친다. 완전히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파도는 어쩌면 그림자들을 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우리는 갑판을 지킨다. 지켜보고, 포착하고, 신호하기 위해.(p.120)
“오션 바이킹”은 마치 망망대해로 뻗어 나가는 손 같아. 수백만 시민들의 의지와 인간성으로 간신히 붙어 있는, 어떤 몸의 끝자락. 사랑과 희망으로 가득 찬 손.(p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