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 qué los árboles esconden el esplendor de sus raíces?
나무는 왜 뿌리의 찬란함을 땅속 깊이 감추고 있을까?
파블로 네루다의 《질문의 책》에 담긴 이 물음은, 우리가 너무도 당연히 여겨 지나쳤던 것들에 조용히 의문을 던진다. 질문은 또 다른 질문을 낳고, 그 질문은 다시 우리를 자연의 숨은 세계로 데려간다.
뿌리는 보이지 않지만, 그 어둡고 조용한 곳에서 나무의 생명을 지키고, 서로를 이어 주며, 말 없는 연대를 이루고 있다. 과학이 밝혀낸 자연의 지혜도 놀랍지만, 《숲의 뿌리》에서 시인이 풀어내는 이야기는 또 다르다. 숲과 나무, 뿌리와 꽃, 곤충과 버섯들이 엄마가 되고 형제가 되어 서로를 돌보는 서사는 우리가 몰랐던 자연의 깊은 마음까지 들려준다.
게다가 마구마 작가의 그림이 전하는 서사는 그 세계를 한층 더 확장시킨다. 숲의 연대는 이제 나무와 뿌리, 땅과 생명을 넘어 인간과 자연, 지구 너머 우주에까지 뻗어 간다.
‘Cuando cortas una flor, molestan las estrellas.’
꽃 한 송이를 꺾으면, 별이 괴로워한다는 말처럼, 작은 생명 하나도 온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는 이 시적인 진실이, 마구마의 그림 안에서 강렬한 빛을 발한다.
마구마 작가의 작품을 좋아해서 《숲의 뿌리》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실물 책을 만나는 건 쉽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칠레나 아르헨티나의 책을 구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마침내 책을 손에 들고 펼쳤을 때, 화면으로 보았던 이미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놀라움이 밀려왔다. 마치 땅 위에서는 볼 수 없었던 뿌리의 실체를 처음 마주한 것처럼.
멀리 칠레의 시인과 스페인의 그림 작가가 함께 만든 이 책이 우리말로 옮겨지고 독자들에게 전해지는 과정 또한, 하나의 숲으로 이어진 연대의 이야기가 되기를. 그 숲이 우리 모두에게 아름다운 서사와 기억으로 남기를 바란다.
_ 옮긴이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