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호 수필가의 수필은 간결하고 명확하다.
감성적인 표현보다는 사실적이고 담담한 서술을 통해 오히려 독자에게 더 큰 울림을 준다.
〈멈춰진 시계의 비밀〉 이 작품은
튀르키예의 아타튀르크 기념관과 하얼빈의 안중근 의사 기념관 속 멈춰진
두 시계가 각각 9시 5분과 9시 30분을 가리키며 특정 인물의 사망 시각과 거사 시각을 영원히 붙잡아 둔다는 설정은 강력한 상징성을 부여한다
이는 단순히 시간이 멈춘 것을 넘어,
그 시간 속에 담긴 인물의 위대함과 희생정신을 영원히 기억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특히, 튀르키예 국민들이 아타튀르크의 기일에 사이렌을 울리고 묵념하는 모습은 멈춰진 시계가 단순한 전시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추모와 존경의 상징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작가는 이러한 '멈춰진 시계'의 의미를 한국 사회로 가져와 6.25 전쟁 휴전 시각인 오후 10시를 가리키는 시계를 판문점에 두자는 제안 한다.
과거의 아픔을 기억하고 미래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통일이 되는 날, 멈춰진 시계가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마지막 문장은 단순한 바람을 넘어선 깊은 여운을 남긴다.
멈춰진 시계라는 소재를 통해 개인의 경험을 보편적인 역사 의식으로 확장시키고,
과거의 의미를 되새겨 미래를 지향하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