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민정원은 노묘 홍조와의 일상을 꾸준히 만화에 담아 온 작가다. 유쾌하면서도 애틋한 일상툰으로 익숙한 《공작님은 고양이》에서 처음으로 판타지 장편 만화에 도전했다.
이번 책은 전작 《홍조는 묘르신》(2022)의 권말 부록으로 실었던 단편 모음 〈홍조는 공작님〉 속 세계관을 본격적인 장편 판타지 만화로 확장한 것이다. 해당 만화에서 홍조는 건장한 청년 공작의 모습으로, 작가는 집사, 정원사, 하녀 등 공작성 사용인들로 1인 다역을 맡아 등장한 바 있다. 《공작님은 고양이》는 위 단편 모음의 설정을 바탕으로 사람과 고양이가 동등한 존재로 살아가는 이세계를 구현했다.
현실 세계에서 다섯 살 때 파양되어 작가의 집에 입양된 홍조의 실제 사연을 바탕으로 ‘홍조 소공작’의 캐릭터가 확정되었고, 작가가 홍조와 함께 살며 겪은 유쾌한 에피소드들은 공작성을 무대로 변주되면서 익숙하지만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홍조의 팬들이라면 뭉클한 감동을 느낄 수 있고, 처음 홍조의 이름을 접하는 독자라면 ‘고양이 공작과 인간 집사의 특별한 연대’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할 판타지 만화다. 이 만화에서 귀족이나 왕족은 언뜻 보기엔 계급이나 신분을 뜻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입양으로 가족이 된 고양이의 귀함을 상징한다. 이 책을 통해, 어떤 고양이든 자신을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을 만나면 세상에서 가장 귀한 존재가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