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평면표지(2D 앞표지)
입체표지(3D 표지)
2D 뒤표지

엄마에게 가는 길

엄마의 마지막을 함께하며 시작된 인생 수업


  • ISBN-13
    979-11-94126-07-2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사우 / 사우
  • 정가
    16,8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07-01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한명석
  • 번역
    -
  • 메인주제어
    가정간호
  • 추가주제어
    가족과 건강 , 가족과 인간관계: 이슈 및 조언 , 세대간 관계: 이슈 및 조언
  • 키워드
    #가정간호 #가족과 건강 #가족과 인간관계: 이슈 및 조언 #세대간 관계: 이슈 및 조언 #부모돌봄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8 * 188 mm, 224 Page

책소개

살림 잘하고 순하고 헌신적이던 엄마가 85세 무렵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는다. 엄마는 1년 반을 작가인 딸의 집에서, 3년 반을 요양원에서 지내다가 구순 생신을 며칠 앞두고 세상을 떠난다. 이 책은 사위어가는 엄마의 마지막 5년을 연애하듯 함께한 딸의 애도 일기이자 노년의 삶과 죽음에 대한 고민과 지혜가 담긴 에세이다.

부모의 죽음을 애도하는 책은 많다. 이 책은 상실의 슬픔을 이야기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어떻게 노년의 삶을 지혜롭게 살다가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를 질문하고 대답을 찾아간다.

작가는 엄마를 돌보면서 말년을 선체험하는 기분이 들어 노화와 죽음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한다. 그동안 읽은 수많은 책 중에서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책을 엄선해 각 장의 말미에 상세하게 소개한다. 작가의 경험과 책 내용이 충실하게 버무려져 책에 대한 글만 읽어도 노화와 죽음에 대한 공부로 충분하다.

이제 엄마 이야기를 쓰고 난 작가는 엄마와 다른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다짐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남은 이야기를 어떻게 쓰고 싶은지 그려보고 준비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이제는 옛사람이 된 엄마를 위해 해드릴 일

1 입원하신 엄마와 연애를 시작하다
묶인 손을 뻗쳐 내 손을 잡으실 때
같이 늙어간다고 너무 잔인했나
살면서 이런 장면까지 올 줄은 몰랐어
함께 읽고 싶은 책: 《천 일의 순이-치매 엄마의 죽음 맞이》

2 요양원 옆 모텔에서 열흘 살기
“엄마, 내일 또 올게”라고 말할 때
“둘째딸 학교 어디 나왔어?” 놀이
엄마의 삶을 맘껏 인정하고 칭송하기
함께 읽고 싶은 책: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

3 요양원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사랑
늙은 어미가 피식 하고 세 번 웃을 때
엄마를 위한 색소폰 연주회
함께 읽고 싶은 책: 《엄마는 죽을 때 무슨 옷을 입고 싶어?》

4. 엄마, 죄송해요!
생애 마지막 노동을 우스워하다니
공연히 쌩까고 지랄하던 시절
“누군지 몰라도 나 좀 데려가”
함께 읽고 싶은 책: 《멀고도 가까운》, 《시즈코 상》, 《글 쓰는 딸들》, 《어머니를 돌보다》

5 엄마의 말을 들어드리다
서로의 얼굴을 오래 바라보자 일어난 일
완벽한 대화
산다는 것은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함께 읽고 싶은 책: 《엄마의 마지막 말들》

6 그때가 마지막 순간인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면
아무렇지 않은 날, 문득 전화는 온다
엄마의 꺼져가는 숨결에서 받은 선물
죽음으로 생애가 끝나는 것이지 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함께 읽고 싶은 책: 《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 《엄마와 함께한 마지막 북클럽》, 《작별 일기》

7. 엄마의 죽음이 슬프지 않다
인생의 바닥을 보고 나니
이 시대의 ‘피에타’, 급기야 엄마를 ‘울애기’라고 부르다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수업
함께 읽고 싶은 책: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어떻게 죽을 것인가》, 《숨결이 바람 될 때》

본문인용

맛있는 음식을 먹고 쇼핑도 했다. 푹 쉬었다 가려고 다음날 아침거리까지 산다. 이게 전부인 것이다. 엄마가 하나도 하지 못하게 된 일, 내가 아직은 활개 치며 누릴 수 있는 모든 것. 이렇게 단순한 일상은 더이상 단순할 수가 없었다.

이제 아무것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리라.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그저 주어지면 감사하리라. 

오직 살아 있음을 향유하리니, 미친년처럼 웃고 떠들며 뛰어다니리라._32쪽

 

요양원 근처 모텔에서 머물며 집중적으로 면회를 하는 전략은 꽤 유효해서 나는 그야말로 ‘롱 굿바이’를 할 수 있었고, 그게 슬프다기보다 안온하고 따스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엄마, 내일 또 올게”의 위력이었다. “엄마, 내일 또 올게”라고 말할 때 엄마를 버렸다는 죄책감에서 면죄 받고, 편안함이 나를 적시던 경험은 꼭 마법 같았다._52쪽 

 

그러니 이제야말로 엄마의 인생을 맘껏 인정하고 칭송할 때였다. 나이가 얼마든 상황이 어떻든 다른 사람의 진심 어린 인정은 힘이 될 터였다. 정신이 살짝 없을 때도 누군가 자신을 존중하고 칭송하는 느낌은 전달될 것이었다. 게다가 청각은 끝까지 남는다고 하니 나는 다른 건 못해도 3년 내내 엄마의 인생을 인정하고 칭송하는 건 해드렸다. 부지런히 꽃다발을 만들어 갖고 다닌 것도 그래서였다. 

꽃이 아니면 무엇으로 애틋함과 죄송함과 먹먹함이 뒤엉킨 심경을 전달하랴. 꽃이 아니면 무엇으로 이렇게 세상이 곱다고, 이 고운 세상에 좀 더 머물러 계셔달라고 기도할 수 있을까. 엄마의 인생 나쁘지 않았어요, 이렇게 말하는 심경으로 나는 장미와 영산홍, 모란과 백합, 으아리와 글라디올러스, 국화꽃을 꺾어 꽃다발을 만들곤 했다._60쪽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는 말이 이런 뜻이리라. 살고 있는데도 더 벅차게 살아 있고 싶어진다. 유스호스텔 창밖으로 인조잔디가 깔린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사람들. 간밤에 잘 때도 축구를 하더니 아침에 일어났을 때도 똑같이 하고 있어서 “꼭 컴퓨터 게임 화면 같네”라고 말하던 아침. 아들이 과일을 자르러 공용부엌으로 갔는데 오렌지를 딱 하나 들고 갔다 와서 웃는 아침. 오늘만 같아라, 더 바랄 것도 없이 지금을 가만히 껴안는다. 그 어렵다는 카르페디엠이 조금씩 되고 있다._84쪽

 

지금 무언가로 골치를 썩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이의 어깨를 흔들며 마구 소리치고 싶었다. 산다는 건 그렇게 심각한 게 아니야. 끝이 분명한 연극 같은 거라고. 결국은 이렇게 끔찍한 농담이 기다리고 있다니까. 어떤 상황에서도 웃으며 산다 해도 아까운 게 인생이란 말이야!_119쪽

 

몇 번을 제외하고는 주로 나를 알아보셨고, 속절없이 저물어가는 한 생애가 보여주는 속내에 내 가슴은 쿵쾅거렸다. 초반에는 “자고 가”라는 말씀을 잘하셨다. 면회시간 내내 별 반응이 없다가 내가 일어서자 “더 있다 가” 하실 때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기억을 못 하는 날에조차 “누군지 모르지만 나 좀 데려 가” 하실 때면 억장이 무너졌다. 한정된 공간에서 정기적인 그룹 활동을 빼고는 정지화면처럼 고여 있을 엄마의 일상에 잠시라도 틈을 만들어드리고 싶어 달려갔다. 날깃날깃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기억과 감정의 세포를 가지고 언뜻언뜻 보여주는 표현이 감사해서, 나는 남들이 치매 걸렸다고 말하는 엄마가 진심으로 보고 싶었다._171쪽

 

해드린 것도 없이 지쳐가며 짜증이 늘고 내 속의 ‘화’를 키우는 것이 두려워 손을 놓고 싶을 때, 아기 키우듯 백 일만 더 돌봐드리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누워서 울기만 해도 이쁨을 받는 아기를 키우듯 그렇게 백 일만 보살펴드리자 …. 엄마의 평생에 걸친 헌신에는 어림도 없지만 ‘백 일’이라는 날짜의 상징성도 있어서 그렇게 하루하루를 힘겹게 넘기던 무렵, 문득 성모 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안고 있는 〈피에타〉가 떠올랐다. … 

미켈란젤로라는 천재가 형상화해 놓은, 역사상 가장 성스러운 슬픔인 〈피에타〉는 인간이 인간에게 품을 수 있는 연민의 상징인 거고 나는 〈피에타〉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마음이 가라앉았다.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갑갑하다가 나를 뛰어넘는 어떤 거대한 개념에 연결되었다고 느끼면서 숨통이 트인 것 같다._195쪽

서평

-

저자소개

저자 : 한명석
쉰 살에 고 구본형 선생님의 '변화경영연구소'와 연결되며 처음으로 글쓰기를 시작하다. 지금은 글쓰기가 삶의 한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삶이 글이 되고, 글이 다시 삶을 견인하는 경이로움에 어떤 경험도 버릴 것이 없다. 그러니 엄마의 죽음을 겪으며 얼마나 큰 인생 수업을 했을 것인가. 엄마와 지낸 시간을 오롯이 책갈피에 새겨 넣으며 이제는 옛사람이 된 엄마에게 뭐라도 해 드린 것 같아 뿌듯하다.

나이 들수록 글쓰기가 필요하다. 나이 든다는 것은 상실의 연속인데 글쓰기는 어떤 상황에서도 틈새를 찾아 의미를 발굴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끝까지 자기답게 존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글쓰기를 영접하도록 돕고 싶다.

지은 책에 《늦지 않았다》, 《나는 쓰는 대로 이루어진다》, 《엄마와 딸 여행이 필요할 때》가 있으며, '글쓰기를 통한 삶의 혁명 https://cafe.naver.com/writingsutra' 카페에서 글쓰기/책 쓰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상단으로 이동
  • (54866)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덕진구 중동로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