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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경제 전쟁


  • ISBN-13
    979-11-86036-85-3 (03300)
  • 출판사 / 임프린트
    나름북스 / 나름북스
  • 정가
    22,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06-2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홍석만
  • 번역
    -
  • 메인주제어
    사회예측, 미래연구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사회예측, 미래연구 #우주과학 #천문학 #기술과학 #군사학 #자본주의 #식민주의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5 * 205 mm, 332 Page

책소개

화성 이주, 달 기지 건설, 민간 우주선 경쟁 등 화려한 우주 개발의 서사 뒤에 숨겨진 경제적·군사적 현실을 파헤치고, 문명적 선택의 시험대로서 우주 탐사 시대의 대안을 제시한다. 이 책은 우주 개발이 단순한 기술의 진보나 인류의 도약이 아니라, 초국적 자본과 국가 권력의 새로운 식민지화 무대라고 지적한다. 스페이스X, 블루 오리진, 아르테미스 계획 등 민간 기업과 강대국의 프로젝트가 모두 자원의 약탈과 군사적 지배의 야망을 담고 있다고 비판하고, 이러한 흐름을 ‘우주 식민주의’로 규정한다. 지구 궤도부터 소행성, 달, 화성까지 이어지는 상업화와 군사화의 흐름이 과거 대항해 시대의 제국주의를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는 분석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는 우주가 ‘모두의 것’이라는 이상이 사실상 소수 자본의 전유물로 전락하고 있는 데 대한 경고다.

저자는 이의 대안으로 ‘코스모스 코뮤니즘’을 제시하며, 우주가 자본과 군사력의 놀이터가 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우주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보고, 기술과 자원을 일부가 독점하는 대신 인류 전체를 위해 평등하게 사용하자는 선언이다. 동시에 우주 탐사가 자연과 생태를 해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기술 낙관주의를 경계하며 우주 개발의 정치경제학을 해부한 이 책은 ‘우리 자신이 외계 침략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우주 개발의 진정한 가치와 윤리를 되묻는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기술 혁신의 현혹에 빠지지 않고, 우주를 새로운 연대와 공존의 터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한 메시지로 이어진다. 과연 인류는 과거의 제국주의적 약탈을 반복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가치와 윤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우주 경제의 민낯을 직시하고,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이 성찰의 계기가 될 것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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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1장 우주 식민지의 서막: 지구궤도와 화성 이주
1. 화성 이주, 과학과 버블 사이
2. 지구궤도, 최초의 우주 식민지
3. 우주 식민지 후보지

2장 아르테미스라는 이름의 ‘우주 식민주의’
1. 우주 대탐사 시대와 아르테미스
2. 국제우주법, 논란과 도전

3장 우주는 돈이다: 우주의 상업화
1. 밤하늘의 별을 사는 시대
2. 지구저궤도 상업화, 어디까지 왔나
3. 우주 상업화의 그늘

4장 우주의 군사화와 우주 무장
1. 우주 경쟁과 우주 무장
2. 지구궤도의 무장과 군사화
3. 우주에 감도는 신냉전의 기류

5장 화성 이주의 정치경제학
1. 화성 이주의 도전
2. 또 하나의 메이플라워: 화성 상업 이주
3. 화성, 독립 경제의 길

6장 코스모스 코뮤니즘을 향하여
1. 우주 윤리는 왜 필요한가
2. 우주의 세입자, 인류
3. 코스모스의 미래를 다시 묻다

우주 관련 핵심 용어

본문인용

일론 머스크의 화성 이주 계획은 혁신적인 도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과학적 근거와 기술적 현실성이 결여된 환상에 불과하다. 스타십의 기술적 한계, 잇따른 일정 연기, 상업적 동기에 대한 의구심은 화성 이주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 화성 이주에 필요한 스타십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그 우주선이 실제로 유인 탐사나 이주에 활용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스타십이 1단 부스터인 슈퍼 헤비를 재사용해 발사 비용을 절감하더라도 화학연료 로켓이라는 한계는 벗어날 수 없다. 스타십과 슈퍼 헤비는 우주 로켓 사상 가장 강력한 추력과 탑재 능력(페이로드)을 갖추게 되지만, 그조차 기존의 화학연료 로켓 기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40

우주 개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구체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스페이스X의 팰컨 9 로켓은 단 3분 만에 자동차 69년 치에 해당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한 번의 발사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약 200~300톤에 달하며, 이는 장거리 항공기 승객 한 명이 배출하는 양의 100배에 해당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억만장자들은 지구를 구하겠다면서 오히려 지구를 파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모순은 우주 식민지라는 꿈이 안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를 드러낸다. 과연 베이조스의 기대처럼, 중공업을 우주로 옮겨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매우 낮다. 중공업은 건설 비용이 높고 원재료가 무거워, 이를 궤도로 운반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57

우주 개발은 단순한 과학적 연구를 넘어, 금융자본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적 탐사의 새로운 장이 되어 가고 있다. 19세기 제국주의 식민지 시대가 주식 시장과 금융 시장의 발전과 함께 진행되었듯, 금융자본주의에 기반한 우주 개발도 우주 식민주의 시대와 함께하고 있다. 지구에서 과잉 자본과 과잉 경쟁으로 인해 이윤율 저하에 직면한 금융자본이 우주 식민주의를 추동하는 핵심 동력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제 자본은 더 이상 지구에 머물지 않는다. 이윤을 찾아 우주로, 그리고 더 먼 우주로 향하는 흐름이 이미 시작되었으며, 이것이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길이 될지, 아니면 새로운 착취와 불평등의 시대를 여는 길이 될지에 대한 논쟁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다. 90

우주조약의 ‘인류의 영역’ 원칙과 달 조약의 ‘인류 공동 유산’ 개념은 외기권 천체에 대한 비전유·비소유를 최상위 의무로 명시하고 있다. 우주자원의 추출 자체는 가능하더라도, 이를 상업적·배타적으로 채굴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우주조약 제1조는 “달과 기타 천체를 포함한 외기권의 탐사와 이용은 경제적 또는 과학적 발전 수준과 관계없이 모든 국가의 이익을 위해 수행되어야 하며, 이는 모든 인류의 활동 범위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달 조약 제11조 역시 “달과 그 천연자원은 인류의 공동 유산이며... 이로부터 얻은 이익은 모든 당사국이 공평하게 공유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즉 우주자원의 이용은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해 공동의 노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국제우주법의 기본 정신이다. 130-131

액시엄 스페이스는 2022년 4월, 민간인만으로 구성된 유인 우주비행 사업 ‘Ax-1’ 프로젝트를 통해 국제우주정거장 상업 운송 임무를 처음 실현했다. 참가자는 1인당 5,500만 달러를 지불했다. 이어 2023년 5월에는 2차 임무인 ‘Ax-2’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참가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Ax-1의 시간당 비용이 17,500달러였던 반면 Ax-2에서는 13만 달러로 상승했기 때문에, 최소 7배 이상의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1시간 남짓한 짧은 우주 체험도 수억 원에 달하는 만큼, 비용이 낮아진다고 해도 우주호텔은 당분간 최고급 호텔의 스위트룸처럼 극소수 초부유층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지상에서도 부유층의 고급 주택이 호텔처럼 운영되듯, 발사 비용이 감소하고 지구저궤도에서 우주관광과 우주호텔이 안정화된다면, 우주호텔은 부자들의 우주 별장 또는 세컨하우스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 176-177

2025년 3월 기준 지구궤도에서 임무 수행 중인 인공위성은 11,833개이며, 이 중 절반 가까이는 수명을 다했거나 부서져 우주 쓰레기로 분류된다. 2030년까지 약 58,000개의 위성이 추가 발사될 예정으로, 최대 7만 개의 위성과 수십만 개의 파편이 지구저궤도를 뒤덮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문제는 ‘우주선 묘지’로 불리는 남태평양의 포인트 네모에 대한 폐기물 투기다. 수명을 다한 우주비행체 중 절반가량은 통제된 방식으로 지구에 폐기되며, 대부분 포인트 네모로 낙하시킨다. 1971년부터 2016년까지 이곳에 폐기된 우주비행체는 263개 이상이며, 국제우주정거장도 퇴역 후 이곳에 떨어질 예정이다. (…) 우주 경쟁이 치열했던 1960년대, 미국과 소련은 국제법적 규제를 덜 받는 포인트 네모를 우주폐기물 투기 장소로 정했고, 이후 여러 나라가 이를 따랐다. 194-195

우주에서의 핵폭발은 단순한 무력시위가 아니라, 전자기 펄스이하 EMP를 통해 수많은 인공위성을 무력화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다. 실제로, 누군가 우주에서 핵을 터뜨리면 전자 장비를 무력화하는 EMP 공격이 가해지는 셈이라 수많은 인공위성이 한순간에 마비된다. 냉전 시기 미국은 11차례, 소련은 7차례에 걸쳐 고도 22~540㎞에서 EMP 실험을 진행했으며, 1962년 미국의 ‘스타피시 프라임’ 실험은 지상 400㎞ 상공에서 1.4메가톤급 핵폭발을 일으켜 6개의 위성을 고장 내고, 1,400㎞ 떨어진 하와이까지 영향을 미쳤다. 우주에서 핵이 터지면 통신, 항법, 전력, 교통 등 지상의 핵심 인프라까지 마비될 수 있다. 이처럼 군사적 효과가 막강하기에, 우주 강국들은 평화적 목적을 내세우면서도 핵기술의 우주 배치를 서두르고 있다. 220

희귀 자원을 확보하려는 지구 자본의 이해에 따라, 이주민들은 채굴 산업에 투입돼 수출용 자원을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장시간의 고강도 노동이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부채 상환 압박이 이주민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점이다. 귀환 로켓 비용은 막대하고, 기업의 지원이 있더라도 새로운 빚으로 되돌아올 뿐이다. 화성은 희박한 대기, 방사선, 극심한 기온차 등 인간 거주에 적합하지 않은 조건을 갖고 있다. 이 환경에서 이주민은 기지 건설, 광물 채굴, 정비, 후속 이주 대비 시설 확장까지 모두 수행해야 한다. 먼지 폭풍이나 지진 등 예측 불가능한 자연 현상이 겹치면, 노동 강도와 위험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지구의 재산을 모두 처분해 무채무 상태로 화성에 도착하더라도, 이주민을 기다리는 것은 식민 개척민의 중노동이다. 일론 머스크조차 다음과 같이 경고한 바 있다. “(생존이) 어려울 겁니다. 죽을 확률이 높죠.” 273

화성 경제는 공유경제 체제로 운영되며, 시장경제나 교환가치 중심의 생산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사용가치가 중심에 놓인 생산 구조는 무정부적 교환 대신 계획된 생산과 분배를 전제로 하며, 이는 화성에서의 생존과 공동체 운영에 불가결한 요소다. 이 체제는 초기 정착민 단계뿐 아니라, 수백만 명 규모의 이주가 이루어진 이후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결국 화성 경제는 참여적 계획경제이자 민주적 공공경제 체제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296

우주 세입자론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지구와 우주는 인류의 소유물이 아니다. 그것이 누구의 것인지 따질 필요도 없다. 우리는 단지 일정 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허락받은 존재일 뿐이다.” 화성 이주든, 달 탐사든, 인류의 우주 진출은 결국 이 광대한 공간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조용히 물러나는 나그네의 자세를 요구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류는 우주의 생태계와 자원과의 충돌을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공 협력의 토대를 구축할 수 있다. 313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우주에 참여할 것이며, 미래 세대와 지구 및 우주 생태계를 위해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사유와 실천이 곧 코스모스 코뮤니즘의 핵심 과제다. 이 사상은 인간 중심의 자본주의와 국가 패권주의를 넘어, 우주라는 거대한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존중하고, 지구적·우주적 차원의 공동체 정신을 구현하고자 한다. 코스모스 코뮤니즘은 기존 국제법이 제시하는 ‘비영유’와 ‘인류 공동 유산’ 원칙을 넘어서, ‘우주는 우주 자신의 것’이라는 공존과 공생의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우주탐사와 개발이 특정 국가나 기업의 사유물로 전락하지 않도록 경계하며, 생명의 다양성과 생태적 조화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 319-320

서평

화성 이주, 달 기지 건설, 지구 궤도 개발…
새로운 우주 시대, 코스모스는 누구의 것인가?

우주 개발은 오랫동안 인류의 낭만과 진보의 상징이었다. 달 탐사, 화성 이주 계획, 소행성 채굴의 가능성이 새로운 문명의 전환점으로 제시됐고, 세계 각국의 과학 정책과 기술 기업들이 내놓은 성과에 따르면 우주 시대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다. 이제 이렇게 질문할 때가 됐다. 누구를 위해, 어떤 가치로 우주에 가는가? 그리고 우주는 과연 누구의 것인가? 이 질문은 수사가 아니라 오늘날의 기술·경제 질서, 그리고 미래의 인류상을 성찰하게 하는 뼈아픈 문제 제기다. 이 책은 지구를 넘어선 새로운 ‘프런티어’로 부상한 우주, 그 안에 감춰진 자본과 권력의 탐욕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따라서 이 책 앞부분에서 다룬 우주 개발의 흐름과 현황은 기술적 성취의 나열이 아니라, 그 이면에 도사린 식민지화의 구조를 폭로하는 것이다.

저자는 우주 개발의 역사를 식민지 개척의 역사와 나란히 놓는다. 달 탐사와 화성 이주라는 대담한 비전은, 사실상 ‘우주 식민지화’라는 새로운 패권 경쟁의 전초전이다. 민간기업의 위성망 사업과 화려한 우주관광도 ‘모두의 우주’가 아닌 ‘소수의 이윤’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 책은 이를 ‘자본이 점령한 궤도’라고 단언한다. 최첨단 우주산업의 상징인 스페이스X와 아르테미스 협정은 단순한 기술 혁신의 결과물이 아니다. 그것은 자본과 군사 전략이 결합한 새로운 식민지 개척의 전조로, 민간기업과 국가 권력이 공모하는 복잡한 지형을 형성한다. 이 책은 그러한 흐름을 역사적, 정치경제학적 맥락에서 풀어낸다.

우주 식민지화의 현실을 직시하라
화려한 우주 개발의 이면, 자본의 탐욕과 군사화의 그림자

먼저 1장에서는 지구 궤도를 점령하는 민간 위성망, 그리고 화성 이주의 경제적 가능성을 살피며 우주 식민주의의 현재를 드러낸다. 이를 위해 스페이스X, 스타링크, 버진 갤럭틱 등이 주도하는 민간 우주산업의 급부상을 다룬다. ‘새로운 개척자’로 포장된 이 기업들은, 실제로는 초국적 자본의 탐욕을 우주로 확장하는 주체이며, 지구에서의 식민지 패턴, 즉 ‘발견→소유→착취’의 논리가 우주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다. 기업들이 주도하는 달과 소행성의 자원 채굴, 화성 이주를 둘러싼 투자 경쟁은 새로운 자원 약탈의 공간을 연상시킨다. 우주를 ‘모두의 것’으로 보던 낭만은, 달과 궤도를 둘러싼 독점경쟁 앞에서 무너지고 있다. 지구에서의 식민지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저자는 기술적 낙관에 도취되어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아르테미스 협정의 실체를 다룬 2장은 이 협정과 국제우주법의 충돌을 비판한다. 미국과 일부 동맹국이 주도하는 아르테미스 협정은, 표면적으로 ‘국제협력’을 내세운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원 소유권을 정당화하려는 국가적 야망을 반영하여, 달·화성 자원의 ‘합법적 독점권’을 강대국에게 허용하는 장치가 된다. 이처럼 아르테미스 협정이 자국 법령을 기반으로 달과 화성의 자원 개발 권리를 주장하며 국제우주법의 공공성 원칙을 무력화한다고 이 책은 비판한다. 이에 따라 기존의 ‘비영유 원칙’은 점점 힘을 잃고, ‘안전지대’ 개념은 군사·경제적 선점 논리를 강화한다. 국제우주조약이 말하는 ‘인류 공동의 유산’ 개념이 점점 후퇴하고, 달과 화성은 군사화·상업화의 전초기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저자는 이 협정이 “우주를 누구의 것도 아닌 공간”으로 보아온 국제적 합의를 뒤흔든다고 지적하며, 우주가 국가와 기업의 전유물이 되어 가는 현실을 폭로한다.

3장에서는 우주의 상업화와 자본 집중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위성망 서비스, 소행성 채굴, 우주광고 같은 신산업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부각되고 기술 발전의 상징처럼 보인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흐름을 ‘자본 집중의 새로운 형태’라고 규정한다. 밤하늘의 별이 소수 기업의 통제 아래 놓일 때, 우주가 ‘소유 가능한 대상’으로 전락할 때 기술의 진보는 곧 불평등의 증폭으로 이어진다. 우주 개발의 민영화가 세계 질서를 바꿀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주 군사화의 위험을 다룬 4장 또한 심각성을 환기한다. 군사화는 무기 경쟁을 넘어선다. 우주 공간은 정보와 통신, 정찰·감시 체계를 통제하는 ‘제2의 땅’이다. 군사화는 곧 지구의 안보 질서를 뒤흔드는 위협으로 이어지고, 극초음속 미사일, 위성 요격무기, 전자·사이버전은 우주를 새로운 전장으로 만든다. 미·중·러의 군사위성 경쟁은 단순한 국방력 강화가 아니라 우주 평화라는 인류의 약속을 해체하는 일이다. 저자는 “우주 군사화는 지구의 군비 경쟁을 우주로 확장하는 일”이라며, 기술·군사 패권이 우주에서 어떤 위협으로 작동하는지 꼼꼼히 분석한다. 그리고 이를 “우주 평화라는 공공의 가치가 자본과 군사력의 논리에 잠식당하는 과정”으로 진단한다. 우주 군사화가 결국 지구의 국제 질서와 군비 경쟁을 더욱 고착화한다는 점에서 지구의 위험 또한 가중되고 있다.

5장에서는 화성 이주 프로젝트의 실상을 파헤친다. 일론 머스크의 화성 이주 계획은 ‘생존의 대안’처럼 보인다. 그러나 저자는 이 비전을 ‘자본의 새로운 투자지’로 읽는다. 화성은 인류의 낭만적 개척지가 아니며, 자본의 축적구조가 반복될 위험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화성 이주는 기술적 도전인 동시에 정치경제적 함의를 지닌다. 저자는 “화성 이주를 둘러싼 논리는 지구에서의 식민지적 패러다임을 그대로 복제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화성에 대한 자원 개발과 경제적 독립의 논의는, 지구에서의 자본축적 구조와 맞닿아 있다. 화성 경제가 ‘참여적 계획경제’와 ‘민주적 공공경제’라는 이상으로 구현될 수도 있지만, 자본과 국가 권력이 선점하는 순간 새로운 지구적 불평등과 착취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화성 경제는 결코 ‘민주적 계획경제’로 굴러가지 않는다. 자원의 선점과 이윤 동기가 앞설 때, 화성은 또 하나의 불평등 행성이 될 수밖에 없다는 통찰이다.

마지막장에는 ‘코스모스 코뮤니즘’이라는 핵심적인 대안이 제시된다. 코스모스 코뮤니즘은 단순히 ‘우주를 공유하자’는 이상론이 아니다. 그것은 우주를 인간의 소유물이 아닌, 생태·윤리적 공동체로 보는 시선이다. 이는 “우리는 우주의 세입자일 뿐”이라는 선언으로, 화성이나 달, 소행성 등 우주의 자원을 일방적으로 수탈하거나 군사화해서는 안 되며, 생명 다양성과 생태적 조화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비전은 한스 요나스의 ‘책임 윤리’와 맞닿아 있으며, ‘비영유’ 원칙과 ‘공공 임차’ 개념을 핵심으로 한다. 기술의 오만이 아닌 새로운 겸허를 강조한 코스모스 코뮤니즘은 생태 보존과 윤리적 탐사를 우주 개발의 중심에 놓는다. 이 비전은 지구에서의 기후위기와 불평등이 우주에서 재현되지 않도록, 자본의 지배를 넘어서는 윤리적·정치경제학적 상상을 요청한다. 이렇게 이 책은 우주 식민지화의 현실을 고발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 보인다.

인류 공동의 유산에 관한 새로운 상상,
우주와 지구를 잇는 연대의 정치경제학

이 책이 우주 개발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주를 통한 지구 문제 해결의 가능성도 긍정한다. 달과 소행성의 자원이 지구의 에너지 문제를 해소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결정적인 문제는 “누가, 어떤 가치로 개발하느냐”이다. 지금처럼 자본과 군사력이 개발을 주도한다면, 우주는 또 하나의 약탈지로 전락할 뿐이다. 이처럼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우주개발을 둘러싼 낙관과 회의의 경계를 넘어선다. 우주가 단순한 과학기술의 성취가 아니라, 인간 문명 전체의 방향을 결정짓는 윤리·정치경제학적 과제라는 통찰이다.

특히 이 책은 기술 발전을 무조건 숭배하는 통념을 뒤흔든다. 기술 낙관주의에 빠진 사회에서, 저자는 기술이 언제나 ‘중립적’이지 않다는 점을 되새긴다. ‘기술 진보=진보 사회’라는 명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기술은 때로 자본주의적 축적을 강화하거나, 군사적 패권을 공고히 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우주로 확장될 때, 인류의 미래는 또 다른 위험을 맞이할 수 있다. 저자는 우주 개발이야말로 이러한 자본-군사-기술 삼각편대의 결정체임을 증명한다. 이를 위해 국내외 최신 사례를 풍부하게 인용했고, 스페이스X의 위성 발사, 화성 이주 계획, 아르테미스 협정 등 구체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장을 전개한다. 무엇보다 과학기술, 정치경제학, 생태윤리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또한 이 책은 우주를 둘러싼 논쟁을 지구적 맥락과 연결한다. 기후위기, 불평등, 생태계 파괴, 군사 경쟁과 같은 지구 내부의 모순이 우주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다. 따라서 ‘코스모스 코뮤니즘’은 먼 미래의 공상적 제안이 아니라, “지구와 우주의 문제를 하나로 연결짓는 새로운 윤리”이며 현재의 지구를 재구성하기 위한 긴급한 요청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우주에 관심 있는 과학기술 애호가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기술 발전의 정치경제적 함의를 고민하는 이들, 기후위기·생태위기를 고민하는 사회운동가, 우주와 군사화의 교차점을 탐구하는 평화운동가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또한 ‘우주=진보’라는 도식적 사고를 의심하는 모든 이들에게도 유효하다.

결국, 이 책의 의의는 ‘우주로 가는 우리의 태도’를 묻는 데 있다. 우리는 왜, 누구를 위해, 어떻게 우주를 개발하려 하는가? 그것은 우주를 탐험하기 위한 기술적 해답이 아니라, 인류가 어떤 윤리와 책임의식을 가질 것인가를 묻는 근본적 질문이다. 이러한 질문과 마주하며 지구와 우주를 하나의 윤리·정치경제적 공간으로 다시 읽을 수 있다. 동시에, 그 답을 찾는 여정은 우주를 새로운 탐욕의 장이 아닌 공동의 미래로 만드는 상상력과 윤리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 될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홍석만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여러 진보운동 단체에서 정치·경제·노동·인권·세계화 문제와 관련해 활동했다. 1997년 ‘총파업 통신지원단’ 활동으로 민주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했고, 2009년 ‘용산 철거민 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 대변인을 지냈다. 현재 인터넷 언론 <참세상> 발행인이자 ‘참세상연구소’ 연구실장을 맡고 있다. TBS 라디오 경제 패널을 지냈고, 현재 CBS 라디오 ‘주말엔 CBS’ 경제 패널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인권 논문 대상 수상작인 『역감시의 권리로서 프라이버시권에 대한 재구성』(공저), 『부채 전쟁』(공저)이 있다.

출판사소개

기울어진 세상에서 중심 잡기. 올곧게, 재미있게 읽는 사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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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4866)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덕진구 중동로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