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다. 누군가 이끄는 집회도 아니었다. 그저, 그 추운 겨울밤,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뛰쳐나온 시민들, 연말 회식 자리에서 무작정 택시를 잡아탄 이들, 심지어 멀리 대전에서 달려온 시민까지, 모두가 각자의 이유와 마음을 품고 이곳에 모여 있었다.
[Chapter 1. 12.3 내란] 12p
‘윤석열 탄핵’을 외치며 3년 넘게 광장에서 시민들의 사진을 찍어왔지만, 이날만큼은 익숙한 얼굴들을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오랜 시간 광장을 지켜온 분들이 새롭게 참여한 젊은 세대에게 자연스레 자리를 내어주었다고 했다.
[Chapter 2. 시민의 불꽃] 36p
윤석열은 기적을 일으켰다. 사실 모든 연령층이 한꺼번에 광장에 모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의 비상계엄은 단 한 순간에 그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전 세계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Chapter 3. 윤석열을 탄핵하라!] 49p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무대 위에 서 있던 나도 사람들과 함께 울고 싶었지만, 이 순간을 남겨야 했다. 카메라 앵글 속, 시민들 모두가 울고 있었다. 기쁨의 눈물, 희망의 눈물이었다. 그야말로 새로운 세상을 향해 첫 번째 장애물을 넘은 역사의 순간이었다.
[Chapter 4. 다시 한 번의 시도] 72~73p
종교인과 교수, 학생, 노동자, 소수자까지 모두 광장에 모여 자신만의 목소리로 연대의 의미를 더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자발적 기부와 선결제, 실시간 토론과 투표 등은 이번 집회를 과거보다 더 유기적이고 확장된 민주주의 실험장으로 만들었다.
[Chapter 6. 저항의 태양이 떠오르다] 107p
결국 국민이 승리했다. 민주주의가 승리했다. 1980년 광주의 영령들이 2025년을 살아가는 우리를 구해냈다. 과거의 희생이 현재의 삶을 지켜준 것이다. 감동이었다. 그날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다시 살아난 날이다.
[Chapter 13. 정권 교체와 민주정부 수립] 19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