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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의 영화

손상된 예술의 장소


  • ISBN-13
    978-89-6090-935-9 (03680)
  • 출판사 / 임프린트
    마음산책 / 마음산책
  • 정가
    24,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06-1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김병규
  • 번역
    -
  • 메인주제어
    영화사, 이론, 평론
  • 추가주제어
    영화 , 예술일반 , 예술론 , 디지털, 비디오, 뉴미디어 예술 , 영화, TV, 라디오, 공연예술 장르
  • 키워드
    #영화사, 이론, 평론 #영화 #예술일반 #예술론 #디지털, 비디오, 뉴미디어 예술 #영화, TV, 라디오, 공연예술 장르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5 * 210 mm, 444 Page

책소개

21세기 ‘손상된 영화’의 풍경을 그리다

영화평론가 김병규 첫 평론집

 

등단 이후 시네필들에게 크게 주목받아온 96년생 평론가 김병규의 첫 평론집 『빈손의 영화』가 마음산책에서 출간되었다. 저자 김병규는 2018년 영화잡지 《필로》에서 신인 영화평론가로 선정되고, 같은 해 《씨네21》 영화평론상을 수상하며 평론가로서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등단 전부터 네이버 블로그 아이디 ‘판타지(Fantasy)’로 시네필들 사이에서 종종 회자되던 저자는 ‘젊은 평론가’ ‘신예 평론가’라는 따분한 수식어를 지워내며 고유한 비평적 역량을 펼쳐왔다. 『빈손의 영화』는 영화평론가 김병규가 그동안  써온 글을 선별하고 재구성해 묶은 첫 책이다.

 

 

“영화가 잃어버린 것은

손이라는 특별한 장소의 감각일지도 모른다”

 

영화사의 위기들을 점철해

새로운 성좌를 그리는 비평적 실천

 

『빈손의 영화』에서 저자는 영화사의 중요한 분기점을 되돌아보면서 동시대 영화가 놓인 자리를 감각한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가 과거와 결코 분리될 수 없듯이 21세기의 영화도 이전 세기의 영화로부터 독립적일 수 없는 간명한 전제로 하여금 저자는 현재 영화가 놓인 새로운 장소를 포착해낸다.

 

손은 주어진 사물을 붙잡아 아직 밝혀지지 않은 세계의 비밀과 접속하는 영화의 단면이다. 하지만 〈남쪽〉의 소녀가 손에 잡고 있던 그림엽서, 메모, 영화 포스터가 서서히 사라지고 불타서 없어지듯이 영화사에서 손의 의미는 흐릿해지고 있다. 그리고, 2023년에 공개된 〈클로즈 유어 아이즈〉에서 영화감독이자 소설가인 미겔(마놀로 솔로)은 두 손에 어떤 도구도 지니고 있지 않다. 빈손의 영화가 도착한다.

⎯ 「책머리에」에서

 

총을 단단히 움켜쥐던 20세기 서부극 속 주인공의 손이, 자꾸만 물건을 놓치는 21세기의 무능한 빈손으로 스크린에 돌아올 때 지금의 영화는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가. 『빈손의 영화』는 이 긴요한 질문에 응답하려는 비평적 실천을 보여준다.

 

 

“연결을 끊어라. 

그리고 다시 (작은) 연결을 모색하라”

 

서로 다른 영화의 좌표를 잇다

 

저자는 『빈손의 영화』에서 홀로코스트라는 절멸의 시간을 카메라에 담지 못한 “무능한 예술”인 영화가 그 잃어버린 역사를 어떻게 현현시키는지 살펴보고(1. 부서진 장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목할 만한 동시대 영화의 시도를 톺아 일별하며(2. 영화는 어디에 있습니까),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자신의 황금기로 자꾸만 회귀하려는 오늘날의 미국영화를 진단한다(3. 아메리칸 언더그라운드). 이어 1980년대 일본영화계에서 촬영소 시스템이 붕괴한 이후 일본영화에 잠재한 위태로움을 소마이 신지, 아오야마 신지, 구로사와 기요시, 하마구치 류스케, 미야케 쇼의 작품을 중심으로 살펴보고(4 유예된 몸짓), 위기를 지나 폐허가 된 한국영화의 현 상황을 냉철하게 직면한다(5 망각의 연대기).

 

폐허의 한가운데서 취할 수 있는 태도는 향수에 젖은 추억을 되새기거나 지나간 역사를 잊지 않겠다는 다짐에 사로잡히는 것이 아니라 아직 실현되지 않은, 그러나 언젠가 도래할 영화의 잠재성을 향해 몸을 던지는 것이다. 사라진 기억을 붙들어 역사를 다시 쓰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고정된 장소를 떠난 영화를 멀리서 응시하면서 가능한 다른 방식의 연결과 결합을 시도하는 것. 다시 말해 영화를 이루는 기존의 조건이 사라지고 난 뒤에도 영화를 지속시키는 방법에 대해 자문해보아야 한다.

⎯ 「폐허와 상속인」 중에서

 

김병규 평론가는 이 책에서 영화사의 단절과 위기를 중점에 두면서도, 이 위태롭고 부식된 예술을 마냥 우려하거나 비관하지 않는다. 그 대신 서로 다른 맥락에 놓여 있던 영화들의 좌표를 이어 이 시대의 성좌를 탄생시킨다. “어느 때보다 파편적으로 조각나” 있는 영화는 이로써 다시금 논의의 장소를 얻는다. 영화의 역사를 채우고 있는 작품과 텍스트를 풍부하게 인용해 동시대 영화와 접속하는 저자의 글을 읽다 보면, 영화를 이해하는 새로운 지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영화를 붙잡은 작은 손

 

1 부서진 장소: 1945년, 강제수용소의 죽음과 부활한 영화

무능한 영화, 두 개의 기적_클로즈 유어 아이즈

수용소와 박물관_존 오브 인터레스트

잔해 속의 우화_피닉스

얼굴의 뒷면_트랜짓

몽타주의 이면_세계의 이미지와 전쟁의 각인 | 태양 없이

감금된 세계_영화적 고정장치에 관한 노트

과거는 아직 지나가지 않았다_고다르의 죽음과 영화의 100년

 

2 영화는 어디에 있습니까: 동시대 영화의 곤경과 돌파구

극장 앞의 평범한 연인들_사랑은 낙엽을 타고

영화의 추방자들_노 베어스

형식이라는 강박관념_애프터썬

‘예술영화’라는 오명

애프터 선라이즈, 혹은 영화붕괴전야前夜_아네트

불순한 영화를 향하여

평등한 만남의 장소_토리와 로키타

기계는 벌레를 포획할 수 있는가_미래의 범죄들

관광객의 영화_그랜드 투어

재구성의 장소_리허설, 워크숍, 촬영장의 영화

 

3 아메리칸 언더그라운드: 20세기, 미국영화의 마지막 꿈

언더그라운드 U.S.A._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카메라 너머의 불온한 것들_파벨만스

출구 없는 사막_애스터로이드 시티

미치광이들의 영화_리코리쉬 피자 | 더 배트맨

이미지의 죽음_탑건: 매버릭

망상적 엘리트주의자의 초상_오펜하이머

지워진 장소(들)_아마겟돈 타임

빈손의 영화_리차드 쥬얼

줍는다는 것_배심원 #2

 

4 유예된 몸짓: 1980년, 촬영소 시대 이후 일본영화의 도주

벌거벗은 신체_소마이 신지

하늘을 바라보는 영화의 곤경_아오야마 신지

영화는 외계의 것_구로사와 기요시

감염과 면역의 몽타주_하마구치 류스케

영화를 (다시) 만든다는 것_미야케 쇼

 

5 망각의 연대기: 2020년대, 한국영화라는 잿더미

폐허와 상속인_한국영화의 100년과 도래한 2020년대

‘한국영화’의 원점_1995년 체제에 부쳐

발명된 한국인_패스트 라이브즈 | 파묘

잘려 나간 몸(들)_밀수

목소리의 변신술_헤어질 결심

편지 쓰기의 몸짓

홍상수의 영화_소설가의 영화

도망치는 영화_도망친 여자 | 탑

도착하는 영화_인트로덕션 | 여행자의 필요

본문인용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강제수용소 중심부에서 20세기 영화의 또 다른 전통적 기억을 깨운다. 그건 홈드라마의 기억이 다. 설정의 구체성을 소거하고 줄거리만 요약한다면, 이 영화는 한 가족이 아버지의 전출로 인해 흩어졌다가 재회하는 20세기적 홈드라마다. 다만 이 문장에서 아버지는 강제수용소의 기획자이고, 가족이 재회하는 장소는 아우슈비츠다.

_38쪽

 

서치라이트의 빛이 너무 강렬하다면, 온갖 기계장치들의 소음이 너무 과도하다면 리얼리티는 잠식되어버린다. 이것이 아우슈비츠에서 탈출한 두 명의 생존자가 가스실의 존재를 고발했음에도 수용소의 이미지가 우리의 인식에 포착되지 않은 이유이다. 그러므로 리얼리티를 초과하는 결합과 상상이 필요하다.

_72쪽

 

우리의 삶을 한정 짓는 조건이 우리의 현실을 연장하는 필연적 근거로 거듭난다. 아름다운 순간이다. 이 장면에 카우리스마키가 응시하는 ‘현재’의 시간이 있다. 과거에 붙잡히지 않고, 완료되지 않은 미래로 향하는 그들의 뒷모습에서 그 특별한 시제가 솟아오른다. 이것이 우리가 영화에게서 상속받은 자리, 영화의 시간이 속한 자리다.

_110쪽

 

그런데 도대체 ‘예술영화’란 무엇을 가리키는 용어일까? 이 글을 쓰는 나도, 읽고 있는 당신도 예술영화가 무슨 뜻으로 쓰이는지 안다. 우리는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예술영화의 의미와 규격을 파악하고 있다. 우리는 예술영화라는 범주에 익숙하고 예술영화의 외양을 구분하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간단히 안다고 말하는 ‘예술영화’는 어떤 영화를 지목하는가?

_131쪽

 

다르덴 형제는 소외된 자들의 운명을 주시하는 관찰자일 뿐만 아니라 강렬한 신체적 반응의 창조자다. 다르덴의 영화에서 견고한 질서에 저항하는 감정은 단 한 번의 행동이 남기는 세부적 이미지에 깊이 새겨진다. 카메라에 담기는 신체는 영화의 두 주인공을 참혹한 현실로 내모는 현실의 질서가 훼손할 수 없는 고유한 영역일 것이다.

_159쪽

 

오펜하이머의 손은 나치 독일보다 먼저 원자 폭탄을 개발해야 하는 성찰 없는 속도전에 뛰어들지만, 그의 얼굴은 폭탄의 개발과 투하가 불러오는 여파를 직시한다. 그는 세계의 원리를 통제하려 드는, 그러나 세계가 자신의 통제 바깥에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 전형적인 크리스토퍼 놀런 영화의 주인공이자 필름누아르 무대의 눈먼 탐정이다.

_246쪽

 

〈스파이의 아내〉가 구축하는 긴장은 부부가 꾸미는 비밀 스러운 공모가 발각되는지, 혹은 누가 누구를 밀고했는지 밝혀내는 극적인 서스펜스에 달린 문제가 아니다. 구로사와 기요시가 몰두하는 건 내부의 일상적인 공간 위로 외부의 자극을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다.

_327쪽

 

비유컨대 하마구치 류스케의 영화는 외부에서 침입하는 감염과 그 감염에 대항해 항체를 만들고 신체를 재구성하는 면역이라는 문제와 밀접하게 닿아 있다.

_333쪽

 

냉소적으로 되묻자면 영화학교, 영화제, 예술영화관, 영화잡지와 비평의 결속으로 채워진 1995년의 체제는 2000년대 이후의 환경에 걸맞은 작가를 발명하는 데 실패한 체제인 것은 아닐까?

_367쪽

 

지각의 오인에 노출된 박찬욱의 캐릭터들은 제대로 말하고 듣기 위해 수없이 변주되는 목소리(들)로 정체성의 표면을 치장하고 교란하는 또 다른 강박을 생산한다. 목소리는 고정되지 않고 흩어진다. 박찬욱의 인물들은 웅얼거리고 횡설수설하고 했던 말을 다시 하고 앞뒤가 다른 말을 한다. 그들은 화면 바깥에서 영화의 규칙을 조정하는 목소리의 엄격한 장력 앞에서 위태로워진다. 〈헤어질 결심〉에 중대한 과업이 있다면 이는 목소리에 달라붙은 박찬욱의 강박과 위태로움을 노골적으로 폭발시켜 영화에 최면을 거는 작업이다.

_398쪽

 

홍상수의 교육학은 이야기를 전달하고 주제와 지식을 건네는 유형의 교육이 아니다. 그는 서로 다른 요소들의 자율적인 결합으로 단 한 번만 만들어질 수 있는 영화의 픽션적 순간을 추출한다. 책방에 들러 수어를 배우고, 우연히 마주친 감독에게 망원경의 작동법을 배우는 순간처럼 반복해서 벌어질 수 없는 상황의 반응과 결과에 홍상수는 주목한다.

_409쪽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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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김병규
영화평론가. 중앙대학교 영화학과를 졸업했고 대학에 다니는 동안 두 편의 단편영화를 연출했다. 2018년 영화잡지 《필로》 신인 영화평론가에 선정되고 같은 해 《씨네21》 영화평론상을 수상하며 평론가로 영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졸업한 예술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영화에 대해 가르친다. 영화를 보러 다니고 이따금 영화를 만드는 현장에 간다. 영화평론가로 활동한 지 7년이 되는 해에 첫 평론집 『빈손의 영화』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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