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균형 잡힌 역할의 중요성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직장인으로서, 때로는 아들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사회는 여전히 남성에게 ‘성공’과 ‘강인함’을 요구하고, 가정에서의 역할은 부차적인 것으로 여기게 만듭니다.
하지만 진정한 아버지의 역할은 이러한 사회적 압박을 넘어, 가족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는 것입니다. 자녀들에게 영웅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실수하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아내에게 완벽한 배우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부족함을 이해하고 함께 성장해가는 동반자가 되는 것입니다.
(p.20)
딸의 대학교 1학년 때 이야기입니다. 딸은 어느 날 아빠에게 학교에서 미팅을 했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아빠가 “어땠니?”하고 물으니 딸은 의외의 대답을 하였습니다.
“오늘 만난 그 친구는 가정교육이 제대로 안 된 것 같아요.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 같았어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니, 인도, 차도가 구분되지 않은 길을 함께 걷는데, 차가 다니는 차도 쪽에 자기가 있는 데도 신경 안 쓰고 그대로 가더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아빠는 항상 가족들과 어디를 가시면 걸을 때 아빠가 차도 쪽 가족들은 인도 쪽으로 가게 하시잖아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한 번도 말로써 그런 제 행동을 표현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했었는데 그걸 딸은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빠가 가족을 배려해서 항상 그렇게 했다는 것을 말이죠.
(p.35)
생일은 단순히 아이를 축하하는 날이 아닙니다. 그날은 가족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입니다. 특히 아내에게는 새 생명을 세상에 내보낸 힘겨운 노력과 용기의 날이기도 합니다.
저의 사례는 매년 아이의 생일마다 직접 미역국을 끓이는 이야기입니다. 단순한 가족 의식처럼 생각하시겠지만, 그 의미를 알게 되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네 생일날 너는 태어나느라 수고했고, 엄마 또한 너를 낳기 위해 애쓴 날이야! 그래서 아빠가 애쓴 엄마 대신 미역국을 끓이는 거야.”
(p.39)
한 번의 의미 있는 대화가 한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자녀도 지금 이 순간, 어쩌면 인생의 갈림길에 서 있을지 모릅니다.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두려워하는 것,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공감형 대화를 통해 발견해보세요. 그리고 그들이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주세요.
아이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부모의 공감은 어떤 교육 방법보다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p.73)
학습에서 정서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정서코칭을 실천하는 것은 단순히 당장의 공부 효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아이의 평생 학습 태도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칩니다. 아이가 공부를 하도록 만들고 싶다면, 먼저 아이의 정서가 학습에 적합한 상태인지 확인하고, 긍정적인 정서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부모가 자신의 정서를 먼저 조절하고, 아이의 정서를 존중하며, 정서적으로 안전한 학습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p.97)
질문은 가르침이 아닌 성장의 씨앗
아이에게 “이렇게 해야 해.”라고 말하는 것은 한 번의 학습을 제공하지만,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묻는 것은 평생의 학습 능력을 선물합니다. 재원이의 사례에서 보듯, 적절한 질문은 단순한 숙제 해결을 넘어 자기주도적 학습자로 성장하는 발판이 됩니다.
이글을 통해 제가 부모님들께 드리고 싶은 조언은 간단합니다. 다음에 아이가 “도와주세요.”라고 할 때, 바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대신 잠시 멈추고 질문해 보세요. 그 작은 변화가 아이의 미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놀라실 것입니다. 아이의 자기결정성은 우리가 주는 답이 아닌, 우리가 던지는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p.117)
가족 관계의 핵심은 소통에 있습니다. 그리고 진정한 소통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동상이몽 성격유형은 이러한 차이를 쉽고 명확하게 시각화하여,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공통 언어를 제공합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자녀 양육과 부부 관계의 복잡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러한 도구는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의 독특한 관점과 니즈를 존중하면서도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합니다.
(p.130)
비버형 자녀는 논리적이고 신중하며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부모로부터 자신의 노력과 정확성을 인정받고, 세심하게 배려 받는 말을 듣고 싶어 합니다. 비버형 자녀는 자신의 지적 능력과 분석력을 인정받을 때 동기부여가 됩니다. 또한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클 수 있으므로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와 같은 격려의 말을 자주 해주면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p.158)
부모가 질문하는 방식에 따라 아이의 자존감이 높아질 수도,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자율성과 독립성을 키우는 질문은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줍니다. 아이가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고, 생각을 구조화하며, 새로운 해결책을 찾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는 아이가 성장하면서 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p.216)
부모가 질문을 통해 아이의 사고력을 강화하려면 몇 가지 전략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첫째, 열린 질문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왜?”, “어떻게?”, “다른 방법은 없을까?”와 같은 질문은 아이가 깊이 사고하도록 돕습니다.
둘째, 정답을 바로 주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기다리는 것입니다.
사고력은 단시간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사고 과정을 통해 형성되므로, 부모가 참을성을 가지고 아이의 답변을 기다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일상 속에서 사고력을 자극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책을 읽을 때 “이 이야기는 어떻게 끝날까?”와 같은 예측 질문을 던지면 아이는 스토리 전개를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습니다.
(p.221)
돌고래형 아이는 사교적이고 감정이 풍부하며,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들은 놀이와 대화를 즐기고, 감정을 공유하는 데 능숙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감정 기복이 크고, 다른 사람의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돌고래형 아이에게 적절한 질문을 던지면, 감성적 성장과 관계 형성을 돕고, 자기 이해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돌고래형 아이에게 효과적인 질문은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유도하는 질문입니다. “오늘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순간은 언제였어?” 같은 질문은 아이가 대화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고, 관계 속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깨닫도록 돕습니다.
(p.233)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김철수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루는 아들이 학교에서 친구랑 싸웠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훈계부터 하려 했는데, 그냥 ‘어떻게 된 건지 아빠한테 얘기해줄래?’라고 했어요. 아들은 처음엔 망설이다가 차근차근 이야기를 꺼냈고, 듣다 보니 친구와 오해가 있었던 거였죠. 아들이 ‘아빠가 내 얘기를 끝까지 들어줘서 고마워’라고 할 때, 경청의 힘을 느꼈습니다.”
이처럼 경청은 부모와 자녀 사이의 벽을 허물고 신뢰를 쌓는 열쇠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아빠에게 마음을 열고, 고민이 생길 때마다 자연스럽게 아빠를 찾게 됩니다.
(p.270)
초등 고학년(10~12세)은 논리적 사고가 본격적으로 발달하는 시기로, 다양한 문제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 방법을 찾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연령대의 아이들은 점점 자율성이 강해지며,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뒷받침하는 능력을 배웁니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가 비판적 사고와 문제해결력을 기를 수 있도록 질문을 통해 사고의 틀을 넓혀 주어야 합니다.
(p.311)
이 책에서 소개한 방법들이 여러분의 아버지 여정에 작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기억해주세요.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특별한 재능이나 지식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필요한 것은 단지 진실된 마음과 꾸준한 노력입니다.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 그들의 눈을 바라보는 순간, 작은 손을 잡아주는 따뜻함이 여러분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아이의 속도에 맞춰 기다릴 줄 아는 아버지가 되세요. 그 기다림이 자녀에게는 가장 큰 사랑으로 다가갈 것입니다.
모든 아버지들의 ‘빅파더’ 여정에 행운이 함께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여러분이 심은 사랑의 씨앗은 반드시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열매는 다시 새로운 씨앗이 되어 다음 세대에게 이어집니다. 이것이 바로 아버지의 영향력, ‘빅파더’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p.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