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에서 건져 올린 위로와 공감의 글들,
삶을 버텨낸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기록.
《사노라면》은 “삶이란 결국, 어제보다 오늘을 조금 더 다정하게 살아내는 일”이라 고백하는 한 사람의 기록이다. 수십 년간의 직장생활, 가족과의 관계, 사회 변화의 한복판을 지나온 저자는 자신이 살아낸 시간과 감정을 산문으로 꾹꾹 눌러 담았다. 직장과 가정, 인간관계와 세대 간의 틈에서 마주한 감정과 풍경들을 정직한 시선으로 포착해낸 이 산문집은, 복잡한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의 위로를 건넨다.
총 6부로 구성된 이 책은 삶의 다양한 국면을 따라가며 저자의 내면을 차분하게 들여다본다. ‘나를 힘들게 했던 날들’에서는 “버텨야 했던 날들이 있었다. 그땐 살아남는 게 먼저였다”는 문장을 통해 과거의 고단했던 시간을 회고하고, ‘추억이란 이름과 만나는 시간들’에서는 사라져간 것들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되짚는다. 이어지는 ‘내가 살아가는 이유’와 ‘은퇴 후의 삶’에서는 자신이 지나온 길과 이제는 조금 다른 속도로 살아가는 현재의 모습을 담담히 그려낸다. 마지막 두 장인 ‘이제야 보이는 풍경들’과 ‘가슴을 아리게 하는 모습들’에서는 이전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감정과 기억들을 다시 꺼내어 바라보며, 독자와 함께 삶의 깊이를 음미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 중 하나는, 세대 간의 이해와 화해를 솔직하게 다룬다는 점이다. 저자는 자녀 세대와의 관계 속에서 겪은 갈등과 오해를 피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것은 착각이었다”는 문장은, 가까운 가족일수록 진심 어린 소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특히 며느리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에서는 “우리도 아들 키워본 사람이다. 그 마음 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고, 더 미안하다”는 고백을 통해, 시부모로서의 감정과 배려가 얼마나 조심스러운 무게였는지를 드러낸다. 이처럼 《사노라면》은 갈등이 아닌 이해와 공감을 향한 진심 어린 시도를 통해, 세대 간 대화를 이끌어내고자 한다.
《사노라면》은 은퇴를 맞이한 중장년층에게는 자신이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부모 세대와의 감정적 거리를 좁히고자 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그들의 내면을 이해할 실마리를 제공한다. 인생의 어느 시점이든, 우리 모두는 하루하루를 견디며 살아간다. 저자는 “나는 오늘도 그렇게 살아냈다”는 담담한 문장을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간다’는 일상의 힘과 의미를 조용히 되짚는다. 이 책은 누군가의 지난 시간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바라보게 만드는 거울과도 같다.